글로벌
2022년 글로벌 제약업계 10대 뉴스 리플레이
알베르 까뮈의 장편소설 ‘페스트’(La Peste)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인듯 ‘코로나19’는 다시 한번 해가 바뀌는 시점이 도래한 가운데서도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한 하위변이들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여전히 위기경보가 잦아들지 않게 하고 있다. 심지어 대표적인 ‘코로나19’ 백신과 경구 치료제를 선보인 화이자社의 CEO가 두차례에 걸쳐 ‘코로나19’에 감염됐는가 하면 FDA와 질병관리센터(CDC)의 수장들마저 앞다퉈 양성반응을 나타냈던 것은 2022년 한해 동안에도 ‘코로나19’가 얼마나 맹위를 떨쳤는지를 짐작케 해 주는 가늠자에 다름 아니었다. 변이를 거듭하면서 하위변이들이 속속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신에 맞서 새로운 개량백신과 치료들을 선보인 제약‧백신기업들의 응전은 적자생존의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했고, 글로벌 제약업계의 판도변화를 견인하던 빅딜이 실종된 가운데 1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의 준척급 인수‧합병(M&A)마저 극히 일부에서 성사되는 데 그쳤다. 반면 항체-약물 결합체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합의는 연이어 도출되면서 이목을 잡아끌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에 대한 유니레버 그룹의 인수 시도, 사노피 파스퇴르와 젠자임의 ‘사노피’ 단일 브랜드 통합, 노바티스社의 산도스社 독립기업 분할, 존슨&존슨社의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 명칭 확정, 60여년 만의 속효성 우울장애 치료제와 최초의 대변 이식요법제가 FDA의 승인관문 통과, 최초의 OTC 피임제 허가신청 등이 시선이 쏠리게 했고, FDA가 제한적인 처방권한을 약사에게 부여키로 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긴급사용 승인’ 내용을 개정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고비용‧장기간 신약개발에서 벗어나 해방일지를 쓰고자 하는 메이저 제약사들의 협약 체결이 줄을 이어 고개가 끄덕여지게 했고,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제에 앞다퉈 동승하고 나서 돋보였다. 로슈社의 CEO로 지난 15년 동안 재임해 왔던 제베린 슈반 회장이 오는 2023년 3월 퇴진을 발표해 2021년 존슨&존슨社의 알렉스 고르스키 회장의 후임자 승계발표에 이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22년 글로벌 제약업계의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無順>
1. 잇단 변이 ‘코로나9’와 백신‧치료제..적자생존의 오징어 게임
‘코로나19’가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 등 잇단 바이러스 하위변이들의 출현으로 변신을 거듭함에 따라 끝이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속되고 있는 위기상황에 맞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들이 앞다퉈 ‘긴급사용 승인’(EUA), 조건부 승인 또는 정식승인을 취득하고 접종‧투여가 개시되기에 이르면서 2022년 한해 내내 치열한 적자생존의 오징어 게임이 이어졌다.
모더나 테라퓨틱스社의 ‘코로나19’ mRNA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가 1월 FDA로부터 완전승인(full approval)을 취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긴급사용 승인’(EUA)이나 잠정승인이 아니라 18세 이상 성인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으로 정식허가를 취득한 것이다. 2월 들어서는 일라이 릴리社의 새로운 ‘코로나19’ 중화 모노클로날 항체 벱텔로비맙(bebtelovimab)이 오미크론 변이에 활성을 유지하는 ‘코로나19’ 치료제로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EUA)을 취득했다.
프랑스의 감염성 질환 예방백신 개발‧발매 전문기업 발네바社(Valneva SE)의 불활화(inactivated) 항원보강 ‘코로나19’ 백신 ‘VLA2001’은 3월 중동국가 바레인의 국가보건규제기구(NHRA)에 의해 최초로 ‘긴급사용 승인’(EUA)이 결정됐다. ‘VLA2001’은 뒤이어 4월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에서 최초로 정식허가를 취득했고, 6월말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유럽에서 표준판매승인을 취득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장기지속형 항체 복합제 ‘이브실드’(틱사게비맙+실가비맙)는 12세 이상이면서 체중이 최소한 40kg에 해당하는 청소년 및 성인들의 SARS-CoV-2 바이러스 노출 前 예방(PrEP) 용도로 EU 집행위원회로부터 3월말 허가를 취득했으며, 노바백스社의 항원보강 ‘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 COVID-19’(또는 ‘NVX-CoV2373’)가 7월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취득했다.
모더나 테라퓨틱스社의 ‘코로나19’ 오미크론 BA.4/BA.5 하위변이 표적 2價 부스터 백신 ‘mRNA-1273.222’가 18세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50μg 부스터 접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8월 31일 FDA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취득했으며, 화이자社 및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社의 ‘코로나19’ 오미크론 BA.4/BA.5 하위변이 대응 2價 백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COVID-19 백신, 바이베리언트’ 또한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30μg 부스터 용량을 접종할 수 있도록 FDA로부터 같은 날 ‘긴급사용 승인’(EUA)을 취득했다.
급기야 아스트라제네카社는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의 긴급성에 따라 조건부 승인(cMA)을 취득해 사용되어 왔던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백스제브리아’(재조합 ChAdOx1-2, ‘AZD1222’)가 EU에서 완전승인을 취득했다고 11월 1일 공표했다. 조건부 승인에서 완전승인으로 변경된다는 것은 허가지위가 격상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완전승인 결정은 기본접종 뿐 아니라 이종백신 또는 동종백신으로 3차 부스터 접종 용도로 ‘백스제브리아’를 사용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반면 FDA는 1월 일라이 릴리社의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 밤라니비맙 및 에테세비맙 병용요법과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社의 ‘코로나19’ 예방‧치료용 항체 복합제 ‘REGN-COV’(또는 ‘로나프레브’, ‘REGEN-COV’: 카시리비맙+임데비맙) 등 2개의 모노클로날 항체 치료제들의 ‘긴급사용 승인’ 내용을 변경했다. 이들 2개 모노클로날 항체 치료제들에 의해 중화될 수 있는 변이에 감염되었거나 노출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환자에 한해 사용토록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 FDA의 조치는 2개 모노클로날 항체 치료제들이 현재 미국에서 우세 변이로 확산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활성을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단행된 것이다.
FDA는 5월에도 존슨&존슨社의 ‘코로나19’ 백신 ‘얀센 COVID-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내용을 개정해 허가를 취득한 다른 ‘코로나19’ 백신들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임상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18세 이상의 성인 및 ‘얀센 COVID-19 백신’을 접종받기로 선택했고 다른 ‘코로나19’ 백신은 접종받지 않기로 한 18세 이상의 성인들에 한해 사용토록 제한했다. 혈소판 감소 증후군 동반 혈전증(TTS) 위험성으로 인해 ‘얀센 COVID-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적용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던 것.
이와 함께 FDA는 일라이 릴리社의 ‘코로나19’ 중화 모노클로날 항체 벱텔로비맙(bebtelovimab)이 ‘코로나19’ 오미크론 BQ.1 및 BQ1.1 하위변이들을 중화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1월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 치료제에서 제외했다.
2. 글락소, 컨슈머 사업부문 유니레버 인수제안 비토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통해 비 핵심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업을 재편하거나,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는 등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이 지속된 상황 속에서도 2022년 한해 동안 분주한 행보를 지속하면서 업계의 사업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 나갔다.
이와 관련,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유니레버 그룹으로부터 자사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조건부 인수제안을 3회에 걸쳐 받았음을 1월 15일 공식확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중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인수제안은 현금 417억 달러와 83억 파운드 상당의 유니레버 지분을 포함해 총액 500억 파운드(약 683.7억 달러)에 상당하는 조건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화이자社와 제휴하고 있는 합작기업으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이 68%, 화이자 측이 32%의 지분을 보유해 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은 자사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분과 미래 전망을 근본적으로(fundamentally) 저평가한 것이라는 이유로 3회의 인수제안을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2021년에 96억 파운드(약 13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의 글로벌 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곳이다.
한편 유니레버 그룹은 같은 달 19일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에 내재된 기업가치에 대한 입장을 변경하지 않을 것임을 공표했다. 총액 500억 파운드(약 687.3억 달러) 조건으로 제시했던 3번째 인수제안 금액을 상향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유니레버는 몇일 후인 25일 자사의 조직모델을 좀 더 단순하고 사업영역별로 사세를 집중하는 체제로 변경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고 공표했다. 이날 유니레버 측은 회사의 조직을 개별 사업부문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던 매트릭스(matrix) 구조에서 탈피시켜 화장품‧웰빙, 퍼스널케어, 홈케어, 뉴트리션 및 아이스크림 등 별도의 5개 부문(Business Groups)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는 분사를 앞둔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의 공식 회사명을 ‘헤일리온’(Haleon)으로 결정했다고 2월 23일 공표했다. ‘헤일리온’은 건강함과 힘을 의미하는 말로, 건강함(in Good Health)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의 ‘Hale’과 힘(Strength)과 연관되는 그리스어의 ‘Leon’을 합쳐서 탄생됐다.
‘헤일리온’은 지난 2015년 노바티스社, 2019년 화이자社의 컨슈머 헬스케어 사업부문 포트폴리오를 8년여에 걸쳐 성공적으로 통합한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이로써 ‘헤일리온’은 연간 약 100억 파운드(한화 약 16조 2천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하는 세계 최대 컨슈머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됐다.
‘헤일리온’은 ‘센소다인’, ‘센트룸’, ‘볼타렌’ 및 ‘파나돌’ 등 전 세계 100여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약 1,500억 파운드(한화 약 243조 원)로 추정되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소비자들의 관심과 니즈, 고령 인구의 증가에 따른 수요 향상으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헤일리온’은 7월 들어 분사절차가 종결되고 프리미엄 상장기업 공식 리스트에 오르면서 런던 증권거래소(LSE) 메인마켓(Main Market)에서 거래가 개시됐다.
3. 항체-약물 결합체(ADCs) 개발‧발매 제휴 성사 릴레이
항체-약물 결합체의 개발‧발매를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한 메이저 제약사들의 제휴관계 구축이 연중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가운데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높은 각종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체-약물 결합체(ADCs) 파이프라인을 발굴‧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제약기업 머사나 테라퓨틱스社(Mersana Therapeutics)가 2월 초 존슨&존슨社의 계열사인 얀센 바이오텍社와 연구 제휴 및 라이센스 합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머사나 테라퓨틱스 측은 자사의 전문적인 노하우와 플랫폼을 적용해 새로운 항체-약물 결합체 후보물질들을 발굴키로 하는 한편으로 얀센 바이오텍 측과 함께 전임상 단계의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협력키로 했으며, 얀센 바이오텍 측은 후속 임상개발 및 상용화 부분을 맡기로 했다.
미국 매사추세츠州 월덤에 소재한 차세대 항체-약물 결합체(ADCs) 항암제 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이뮤노젠社(ImmunoGen)는 같은 달 일라이 릴리社와 글로벌 다개년 라이센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일라이 릴리는 새로운 캠프토테신(camptothecin) 기술을 기반으로 선정한 표적들을 겨냥하는 항체-약물 결합체들의 연구‧개발 및 발매를 진행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갖게 됐다.
사노피社 및 시젠社(Seagen)가 3월 최대 3개의 항암 표적 항체-약물 결합체(ADCs)의 설계, 개발 및 발매를 진행하기 위한 독점적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사노피 측이 독자보유한 모노클로날 항체(mAb) 기술과 시젠 측이 독자보유한 항체-약물 결합체 기술을 결합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미국 워싱턴州 보텔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시젠社(Seagen)는 舊 시애틀 제네틱스社(Seattle Genetics)에서 지난 2020년 변경된 기업명이다.
머사나 테라퓨틱스社(Mersana Therapeutics)는 8월 ‘XMT-2056’의 독점적 공동개발‧발매 선택권을 행사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글로벌 제휴계약을 체결했다. ‘XMT-2056’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의 새로운 항원결정기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이뮤노신슨(Immunosynthen) 항체-약물 결합체(ADC)의 일종으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퍼제타’(퍼투주맙), 항 프로그램 세포사멸 단백질-1(PD-1) 또는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등 허가를 취득해 발매 중인 다양한 약물들과 병용요법제로 사용했을 때 효능이 향상되었음이 입증됐다.
4. AI 덕분에 쓰는 고비용‧장기간 신약개발 해방일지
방대한 양의 생물의학 데이터베이스 자료에서 빅 데이터를 추출해 신속하고 완전하게 산출할 수 있는 역량을 내포한 인공지능(AI)이 컴퓨터 지원 약물설계에 갈수록 폭넓게 활용되기에 이름에 따라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이는 데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큰 폭으로 감소시키면서 고비용‧장기간 신약개발 해방일지를 써내려 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게 하는 제휴가 2022년 한해 동안 줄이어 체결됐다.
미국 워싱턴州 밴쿠버에 소재한 약물‧표적 발굴 전문기업 애브사이 코퍼레이션社(Absci Corporation)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구동 통합 신약창출 플랫폼을 이용하고자 머크&컴퍼니社와 연구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1월 7일 공표하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 같은 내용은 애브사이 코퍼레이션社가 각종 단백질을 치료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딥 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 및 합성 생명공학을 이용한 약물‧표적을 발굴하는 데 특화된 기업이어서 주목할 만해 보였다.
사노피社 및 영국의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선도 파마테크(pharmatech) 기업 엑스사이언티아社(Exscientia)가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학 치료제들의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고 같은 날 공표했다. 양사는 엑스사이언티아 측이 보유한 실제 환자샘플 이용 단대단(end-to-end)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을 적용해 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최대 15개의 새로운 저분자 신약후보물질들을 개발을 진행하기 위한 연구제휴 및 라이센스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몇일 후인 13일 영국의 임상단계 인공지능(AI) 접목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베네볼런트AI社(BenevolentAI)가 아스트라제네카社와 이어오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제휴의 폭을 확대키로 했다고 공표했다. 지난 2016년 11월 독점적 라이센스 제휴계약을 체결한 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된 양사의 제휴관계가 확대됨에 따라 만성 신장병과 특발성 폐 섬유증 분야에서 새로운 표적들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 중인 양사의 협력내용에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및 심부전이 추가됐다.
이스라엘의 컴퓨터 질환모델 개발 전문 첨단 테크놀로지 기업 사이토리즌社(CytoReason)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화이자社의 신약개발 프로그램에 접목하기 위해 다개년 제휴 연장계약을 체결했다고 9월 20일 공표해 관심이 모았다. 화이자는 양사가 지난 2019년 제휴관계를 구축한 이래 연구를 진행하는 데 사이토리즌 측이 보유한 생물학적 모델을 적용해 면역 매개성 질환들을 겨냥한 혁신적인 치료제 및 면역 항암제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면역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어 왔다. 제휴 폭 확대에 힘입어 화이자 측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의 사용을 지속하면서 각종 치료제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생명공학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임상단계 인공지능(AI) 구동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잘 알려진 인실리코 메디슨社(Insilico Medicine)는 사노피社와 다개년‧다중표적 전략적 연구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11월 8일 공표했다.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양사는 인실리코 메디슨 측이 보유한 인공지능 플랫폼 ‘Pharma.AI’를 이용해 새로운 표적을 대상으로 하는 최대 6개의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도출하기로 했다.
5. 노바티스, 산도스 上場 독립기업 분할플랜 공개
노바티스社가 자사의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인 산도스社를 100% 기업분할(spin-off)을 통해 새로운 상장(上場) 독립기업으로 분리한다고 8월 25일 공개했다.
이날 노바티스 측은 기업분할의 목적이 유럽 최대의 제네릭 기업이자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글로벌 리더기업을 출범시켜 주주들의 투자가치를 극대화하고, 노바티스 주주들의 경우 미래에 산도스 및 노바티스 이노버티브 메디슨(Innovative Medicines) 부문의 긍정적인 면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산도스는 2021년에 96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가운데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글로벌 리더기업 가운데 한곳이다. 노바티스의 이노버티브 메디슨 부문과 산도스의 사업부문은 기업분할을 통해 각사의 집중도를 향상시키고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추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산도스의 경우 15개 이상의 기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분자물질들과 강력하고 노련한 경영진 및 조직을 기반으로 성장의 새로운 파고를 선보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 또한 강력한 자금력과 향상된 투자자본이익률을 보유한 가운데 혁신의약품에 사세를 집중하는 제약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빠르면 2023년 하반기경 관련절차를 종결짓고 독립기업으로 분사될 것으로 보이는 산도스는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단행해 주식이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 사노피 파스퇴르‧젠자임, ‘사노피’ 단일 브랜드 통합
사노피社가 새롭고 과감하면서 통합적인 기업 브랜드를 2월 3일 공개했다. 지난 2019년 12월 착수했던 기업 발전(modernization) 및 변화(transformation)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새로운 통합 기업 브랜드는 지난 1973년 설립된 이래 50년 동안 자사가 환자 중심의 과학적인 발견이라는 풍부한 유산을 구축하면서 다양성을 내포한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기업의 한곳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가운데 공개된 것이다.
공공보건을 위한 사노피의 헌신은 지난 수 십년 동안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을 인플루엔자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소아마비를 박멸로 이끌었고, 각종 염증성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가능케 하는 과학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새롭게 공개된 브랜드는 이 같은 유산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자 다양한 역사를 처음으로 단일한 공통의 정체성 속에 통합한 것이다. 사노피의 여정에서 미래를 위한 야심찬 전략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날 사노피 측은 자사의 백신 사업부문 사노피 파스퇴르社와 희귀질환 치료제 사업부문 사노피 젠자임社, 그리고 지금까지 인수한 기타 전체 브랜드들을 오로지 ‘사노피’라는 단일한 회사명칭 및 브랜드로 통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노피는 새로운 공통의 목표와 정체성 아래 단일한 기업으로 사고하고, 움직이고, 행동하게 됨에 따라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물적‧인적자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적용하면서 중요한 혁신을 촉진시킴으로써 한층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7. 존슨&존슨, 컨슈머 헬스 부문 분사 후 명칭 확정
존슨&존슨社가 2021년 11월 분사계획을 공개했던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의 회사명칭으로 확정된 ‘켄뷰’(Kenvue)를 9월 28일 공개했다. ‘켄뷰’는 지식(knowledge)을 의미하는 영어단어로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ken’과 전망, 조망 및 시야 등을 나타내는 ‘vue’를 조합한 합성어이다.
‘켄뷰’의 경영목표인 “일상적인 케어의 놀라운 힘의 구현”(Realize the Extraordinary Power of Everyday Care)은 경영전략에서부터 달란트 철학(talent philosophy) 등에 이르기까지 분사된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의 경영활동과 장기적인 야망을 이끌어 나갈 전망이다.
이날 존슨&존슨 측은 회사명칭 및 경영목표와 함께 회사의 영원함을 나타내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공개하면서 이것이 아이콘격 개별 브랜드들이 둥지를 트는 공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켄뷰’는 노동자 협의체 및 노조와의 협상 등을 거쳐 2023년에 독자적인 글로벌 컨슈머 헬스기업으로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켄뷰’는 ‘아비노’, ‘밴드-에이드’, ‘리스테린’, ‘뉴트로지나’, ‘타이레놀’, ‘존슨즈’ 및 ‘닥터시라보’ 등 소비자들로부터 널리 사랑받고 있는 아이콘격 브랜드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가운데 하루도 빠짐없이 세계 각국에서 10억명을 상회하는 소비자들과 변함없이 호흡을 같이할 전망이다. 존슨&존슨의 컨슈머 헬스 사업부문은 2021 회계연도에 146억 달러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으며, 분사 이후에도 ‘켄뷰’ 제품들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활발하게 발매될 전망이다.
8. 화이자‧암젠 100억弗 규모 상회 準빅딜급 M&A 단행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을 배경으로 글로벌 제약업계의 판도변화를 이끌 게임체인저라 할 수 있는 빅딜급 인수‧합병(M&A)은 2022년 한해 동안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도 화이자社가 5월 들어 미국 코네티컷州 뉴 헤이븐에 소재한 전문 제약기업 바이오해븐 파마슈티컬 홀딩社(Biohaven Pharmaceutical Holding)를 약 116억 달러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하면서 준빅딜급 M&A를 선도했다. 바이오해븐 파마슈티컬社는 성인 편두통 환자 응급 치료제 및 간헐성 편두통 예방요법제로 허가를 취득한 이중작용 편두통 치료제 ‘너텍 ODT’(Nurtec ODT: 리메게판트)를 발매한 제약사여서 낯설지 않다. 화이자는 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유럽에서 ‘바이두라’(Vydura) 제품명의 편두통 응급 치료제 및 간헐성 편두통 예방요법제로 4월 승인된 ‘너텍 ODT’ 외에도 바이오해븐 파마슈티컬 측이 보유한 자베게판트(Zavegepant)와 5개 전임상 단계 포트폴리오 등의 CGRP 프로그램 자산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암젠社 및 아일랜드 제약기업 호라이즌 테라퓨틱스社(Horizon Therapeutics)의 이사회가 12월 필라트리 리미티드社(Pillartree Limited)의 현금인수제안을 전원일치로 승인했다. 암젠社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운데 신설한 회사인 필라트리 리미티드社를 통해 호라이즌 테라퓨틱스社에 의해 발행되었거나 발행될 보통주 전체를 총 278억 달러 상당의 조건에 인수키로 하는 案을 허가한 것이다. 호라이즌 테라퓨틱스社는 통풍 치료제 ‘크라이스텍사’(Krystexxa: 페글로티카제 주사제), 갑상선 안병증 치료제 ‘테페자’(Tepezza: 테프로투뮤맙-trbw), 시신경 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업리즈나’(Uplizna: 이네빌리주맙-cdon) 등을 보유하고 있어 낯익은 제약기업이다. 암젠은 호라이즌 테라퓨틱스를 인수함에 따라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자사의 동종계열 최초 및 동종계열 최선의 혁신적인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9. 설사 최초 대변 이식요법제 FDA 승인관문 통과
새로운 작용기전의 불면증 치료제에서부터 최초의 주 1회 피하주사 성장부전 치료제, 최초 편두통 예방 정맥주사제, 첫 포도막 흑색종 치료제, 조현병‧양극성 장애 수반 격앙 치료용 설하제, 25년 만의 새로운 건선 치료용 국소도포제, 조로(早老) 증후군 치료제, 60년 만의 속효성 우울장애 치료제, 연간 2회 투여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 혈우병 최초 유전자 치료제, 최초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치료제, 1형 당뇨병 3기 지연 치료제 등에 이르기까지 2022년 한해 동안에도 시선을 잡아끄는 신약들이 각국에서 앞다퉈 허가관문을 통과했다. 이와 함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린버크’(우파다시티닙)의 아토피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및 강직성 척추염 추가, 판상형 건선 치료제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의 건선성 관절염 및 크론병 추가, 항당뇨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의 성인 만성 심부전 추가,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의 중증 원형 탈모증 추가 및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유방암, 비소세포 폐암 추가 등의 적용증 플러스 또한 줄을 이었다.
이 중 FDA가 최초의 대변 미생물총 제품 ‘레비요타’(Rebyota)의 발매를 11월 30일 승인해 관심을 모았다.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기업 페링 파마슈티컬스社(Ferring Pharmaceuticals)가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던 ‘레비요타’는 18세 이상의 성인들에게서 설사 유발균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 감염(CDI)의 재발을 예방하는 용도로 이번에 승인관문을 통과했다.
‘레비요타’는 직장(直腸) 내에 1회 투여하는 이식요법제이다. 적격자로부터 공여받은 대변을 사용해 제조된다. 이 때 공여자와 공여된 대변은 감염성 병원균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레비요타’가 사람의 대변으로 제조되는 만큼 감염이 이루어질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레비요타’는 이와 함께 식품 알러지 유발항원이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 감염증이 재발했을 때 사용하는 치료대안은 제한적인 형편이어서 ‘레비요타’의 허가취득은 커다란 관심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해 보이는 핫뉴스였다. 미국에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1만5,000~30,000명선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형편이다. 게다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리균 감염증은 회복된 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증상이 재발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약사 ‘팍스로비드’ 처방권 제한적 부여 논란
FDA가 화이자社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PF-07321332] 정제+리토나비르 정제)의 ‘긴급사용 승인’(EUA) 내용을 개정했다고 7월 6일 공표했다. 적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는 제한적인 권한을 약사(state-licensed pharmacists)에게 부여키로 한 것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의 패트리지아 카바조니 소장은 “관련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해야 하는 만큼 이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약사에게 부여하면 ‘팍스로비드’의 사용이 적합한 일부 환자들에게 시의적절한 치료를 위한 접근성이 향상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내과‧외과의사협회(AAPS)가 7월 20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약사에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를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적으로 부여한 FDA의 조치에 반대의 뜻을 천명하고 나서 논란을 촉발시켰다. 미국 내과‧외과의사협회의 제인 오리엔트 이사는 “다양한 의료인들(practitioners)의 직능범위를 정하는 것은 각 주(州) 정부에 주어진 권한”이라면서 “약사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한 교육을 받지 자격을 부여받지 않았고, 충분한 의학교육과 수련과정을 거치지도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성명서에서 미국 내과‧외과의사협회는 ‘팍스로비드’가 ‘긴급사용 승인’하에 사용되고 있을 뿐,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인(investigational) 약물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IDS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의 경우 사망, 상당수 다빈도 의약품과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을 포함해 중증 부작용 위험성을 유념토록 하는 돌출주의문(black box warning)이 삽입된 가운데 발매되고 있다는 점을 미국 내과‧외과의사협회는 강조했다.
FDA가 ‘공공대비‧비상사태대응법’(PREP)을 근거로 약사에게 처방권을 부여해 ‘긴급사용 승인’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은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공공대비‧비상사태대응법’에 의거한 법적 책임의 면책으로 인해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후 부작용 등이 수반된 환자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덕규
202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