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암환자 200만 시대…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16.2%p 증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 원장직무대행 박상재)는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통해 수집된 우리나라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8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암등록통계는 암관리법 제14조에 근거해 매년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암환자 자료를 수집·분석해 전전년도의 암발생률, 생존율, 유병률을 산출하고 있다. 이는 국가 암관리정책 수립 및 국제비교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신규 발생한 암환자는 24만 3,837명으로 남성 12만8,757명, 여성 11만5,080명이다. 이는 전년대비 남성은 4,728명(3.8%), 여성은 3,562명(3.2%) 증가한 수준이다. 신규 암 발생자는 2015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인구 10만명 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90.1명으로 전년 대비 3.2명(1.1%)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암 발생률은 유의미한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남성의 암 발생률은 전년대비 0.2명 증가했고, 여성의 경우 5.8명 증가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군별 암 발생률에서는 고령층에서 암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전체 암 발생률의 추세를 고려할 때 인구 고령화가 최근 암 발생자 수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였으며, 남성(80세)은 5명 중 2명(39.8%), 여성(86세)은 3명 중 1명(34.2%)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이었으며, 이어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갑상선암이 1,958명(7.3%), 폐암이 1,236명(4.5%) 증가한 반면, 위암은 760명(-2.5%), 대장암은 580명(-2.0%) 감소했다.
해외와 비교해보면,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70.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301.1명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또 미국(352.2), 프랑스(344.1), 캐나다(334.0), 이탈리아(290.6)보다는 낮으며, 일본(248.0)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다.
2014~2018년의 5년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3%로,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0년 전(2001~2005년)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54.1%)과 비교할 때 1.3배(16.2%p 증가) 높은 수준이다.
남녀별 5년 생존율은 여자(77.1%)가 남자(63.8%)보다 높았는데,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 유방암이 여자에서 남자보다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암종별로는,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4.4%), 유방암(93.3%)이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간암(37.0%), 폐암(32.4%), 담낭 및 기타담도암(28.8%), 췌장암(12.6%)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약 10년 전(‘01-’05) 대비 생존율이 10%p 이상 상승한 암종은 위암(19.0%p 증가), 간암(16.5%p 증가), 폐암(15.8%p 증가), 전립선암(13.4%p 증가)이었다.
2018년 암 유병자(1999년 이후 암 확진받아 2018년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는 약 201만 명으로, 전년(약 187만 명) 대비 증가했다.
올해 발표한 암등록통계를 볼 때,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암관리정책 방향은 지속 유지하면서 효과를 더욱 높여야 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암 예방 및 조기검진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필수접종 중이며, 지난해부터 폐암검진을 국가암검진으로 도입·운영하고 있다.
또한 암 치료가 완료된 환자 및 가족에 대해 건강관리 및 심리상담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암 생존자 통합지지사업도 2017년부터 시범사업을 거쳐 운영해 오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기존 암관리 정책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암 예방·치료·사후관리 등 전 주기적 암관리정책을 담은 제4차 암관리 종합계획을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암 조기검진, 예방접종 확대 정책과 암 치료기술 발달에 따라 5년 넘게 생존한 암유병자가 증가하는 상황은 긍정적”이라며 “그럼에도 암은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병인 만큼, 정부는 국민들이 암 걱정 없이 지내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현재 수립 중인 ‘제4차 암관리 종합계획’에 포함하고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주영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