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정밀의료‧산업혁신 위한 100만명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모은다
정부가 오는 2028년까지 6065억원을 들여 77만2000명의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이를 토대로 2032년까지 100만명에 대한 임상‧공공데이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단 백롱민 단장은 8일 서울 코엑스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열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의 현황과 추진 전략’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을 소개했다.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 4개 부처‧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R&D 인프라 사업으로, 참여자의 동의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국민 100만명의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축된 바이오 빅데이터는 정밀의료 실현과 바이오 산업 혁신을 위한 연구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백롱민 단장은 최근 몇 년새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든 AI가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완전히 자리잡았으며 AI를 통해 질병을 진단할 때 사람 못지 않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백 단장은 “미국은 150조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밝히는 등 AI를 기반으로 한 의료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정밀의료와 산업 혁신을 위해 국가 차원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 패러다임은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만나면서 △예방중심 보건의료체계 △환자중심 의료전달체계 △치료결과기반 보상체계 △선 성과예측→후 정책도입 등으로 변화했다는 것. 새로운 헬스케어 패러다임은 △건강‧질병의 원인과 기전 파악 △치료에서 예방으로 △조기발견‧조기치료 △의료 질과 건강 수준 향상 △의료 안전성 확보 △의료 효율화 △의료비 절감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 △산업화와 새로운 시장, 일거리 창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회 등으로 구축됐다는 설명이다.이에 따라 미국, 영국, 핀란드 등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국가 단위의 대규모 코호트 구축을 통한 바이오 뱅킹 및 빅데이터 구축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미국 국립 보건원(NIH)은 ‘All of Us’를 통해 100만명의 유전자 데이터, 임상데이터, 생활 습관, 환경데이터, 설문데이터 등 건강정보, 의료기록, 유전정보, 인체 유래물 등을 수집,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영국의 비영리 유한회사 UK Biobank는 유전체 정보와 NHS(National Health Service)의 의료정보를 연계해 희귀질환, 유전질환, 암 등의 유전학적 원인을 규명한다는 목표로, NHS에 등록된 정보를 기준으로 85개 병원에서 시료‧의료정보‧임상 데이터 등을 확보하고 있다.핀란드는 헬싱키대학교가 주도하고 핀란드 바이오뱅크 등이 참여한 FinnGen을 통해 유전자 데이터, 임상데이터, 연구통계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핀란드 인구의 건강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활용해 효과적인 개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비전이다.백 단장은 이들 국가가 공통적으로 동의서를 기반으로 유전체 데이터를 포함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동의 시점의 의료정보뿐만 아니라 미래 의료정보까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우리나라는 오는 2028년까지 1단계 사업을 통해 60656억원(국비 6039억5000만원, 민간 26억3000만원)을 투입해 77만2000명의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우선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참여자’ 동의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제공‧활용상 법적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참여자에게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공해 예방‧진단‧치료 등을 동시 진행한다. 데이터뱅크를 통해 데이터를 기탁‧기증받고 다수의 연구자에게 제공하게 된다.2029년부터 2032년까지는 2단계 사업을 통해 100만명의 임상‧공공 데이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자 7만명, 중증질환자 22만명, 일반인 71만명의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계획이다.참여자 모집기관은 △희귀질환 3개 기관 △중증‧암질환 19개 기관 △일반국민 26개 기관 등 총 48개 기관이 38개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백 단장은 “정밀의료와 산업혁신에 필요한 데이터 획득을 위해 혈액‧소변‧조직 등 검체를 확보하고, 임상정보, 유전체 데이터의 생산과 공공데이터‧개인보유건강정보의 수집‧연계를 통해 국가 데이터뱅크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의료,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국민건강, 의료비 절감, 새로운 성장동력, 글로벌시장 선점 등 네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