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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시간제한 식사법, 노화 방지 넘어 항암에도 효과
하루 동안 일정 시간에만 식사를 하는 일명 ‘시간제한 식사법’이 노화 방지를 넘어 항암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제한 식사법’이란 간헐적 단식의 한 종류로, 하루 24시간 동안 특정 시간대에 모든 식사와 간식을 먹는 식사법을 의미한다. 개인의 선호도와 선택한 계획에 따라 시간대는 달라질 수 있지만, 하루에 6~9시간 사이의 기간을 정해 하루 식사를 끝마치는 것이다. 정해 둔 6~9시간이라는 식사 시간이 지나면 물 외에 그 어떤 음식물도 섭취하지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 위치한 소크 생물학 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in La Jolla, CA)에서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간제한 사료(Time Restricted Feeding, TRF)를 통해 음식 섭취 시간을 제한한 쥐 그룹에서 심장, 폐, 간, 내장을 포함한 몸 전체 22개의 조직에서 유전자 활동에 변화가 일었다.
연구팀은 쥐를 크게 △제한 없이 사료를 먹을 수 있는 그룹과 △하루에 9시간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그룹(Time Restricted Feeding, TRF) 등 2개의 그룹을 나누어 관찰을 진행했다. 쥐 두 그룹에 제공되는 사료는 같은 서양식 식단에 맞춘 식단으로 동등한 양의 칼로리를 제공했다.
연구원들은 7주간 쥐들에게 사료를 먹였고, 이후 24시간 동안 매 2시간마다 22개의 장기와 뇌 부위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채취된 샘플에는 위, 장, 간, 폐, 심장, 신장, 뇌 조직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이 두 그룹의 샘플을 비교 연구한 결과, 음식 섭취 시간을 제한한 그룹의 쥐에서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발현 속도에 변화가 일었고 유전자의 약 80%에서 활동 리듬이 변경된 것을 찾아냈다.
즉 식사 시간이 제한됨으로써 쥐들 속 신체 조직에 매일 유전자 발현에 변동이 생긴 것.
연구를 주도한 팬더 박사(Prof. Panda)는 “시간이 제한된 식사를 통해 쥐들의 조직에 휴식과 활동이라는 자연스러운 ‘일주기 리듬’을 활성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하며 “제한된 식사가 일주기 리듬을 동기화 시킴으로써 쥐들이 음식물을 섭취할 때와 섭취가 끝난 후 조직 내 다른 형태의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신체의 기타 다른 프로세스를 조정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식사 시간이 제한된 쥐에서는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활동이 감소됐고, 오래되고 손상된 세포를 부분 재활용하는 ‘자가포식’에 관련된 유전자의 활동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단식 중에 활성화되는 자가포식은 사람의 노화 관련 질병을 예방 및 관리하고 건강수명을 늘려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증가된 염증 유전자와 줄어든 자가포식은 노화를 촉진한다.
이에 연구팀은 시간제한 식사법이 △체중 △제2형 당뇨병의 혈당 △고혈압 △콜레스테롤 △심장 질환 △암 등을 관리하는데 영향을 준다고 판단했다.
팬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시간제한 식사법이 만성 대사 장애, 신경퇴행성 질환 및 암의 전임상 동물 모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낸 중요한 연구”라며 “향후 다른 임상 시험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팬더 박사는 모든 연구에는 제한 점이 존재하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린 수컷 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큼, 모든 연령과 성별에 적용할 수는 없다. 또한, 쥐는 야행성 동물로 주로 밤에 먹이를 먹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연구 결과에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팬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 진행되고 예정된 만큼 더 많은 데이터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수
2023.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