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의료기기
[르포]업체가 말하는 키메스 관전 포인트 ‘AI 경쟁력’, 직접 본 느낌은 ‘체험 특화’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3)가 ‘더 나은 삶,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에서 개막했다. 전시는 26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올해 행사는 코로나 백신접종 여부 확인도 없고, 열체크도 하지 않으며, 손 소독도 필요 없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3일 막이 오른 '키메스2023'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훈 기자
그래서일까. 이른 아침부터 전시장 앞에는 정장 차림의 비즈니스맨을 비롯해 외국인, 일반 관람객은 물론 대학생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엄청난 인파가 등록을 위해 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4만여㎡ 전시장에 1200여개사, 3만여점의 제품을 전시했는데 이번엔 규모가 더욱 커졌다. 올해는 4만500㎡ 전시장에 1300여개사, 3만500여점의 의료 관련 용품 등을 전시 소개한다.
지난해에는 점점 커지는 AI 시장에 맞춰 국내 AI 진단의료기기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들로 눈길을 끌었었다. 올해 역시 관전 포인트는 AI 경쟁력이다.
셀바스AI는 ‘셀비 체크업’을 선보였다. 이는 건강검진 정보를 기반으로 주요 질환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제품이다. 딥러닝 기반 지능형 예측 모형을 활용해 건강검진 코호트 빅데이터 학습에 고차원 기계학습의 질환예측 모형을 사용, 다면적 데이터 학습으로 개인별 건강 변화를 예측하고 질환 위험의 입체적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디지털 엑스레이는 AI 기술로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특히 고정형 엑스레이 'AccE GC85A'는 환자의 체형에 맞게 엑스레이 조사 조건을 설정하고 환자가 촬영 위치를 벗어나면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는 '비전 어시스트(Vision Assist)' 기능도 탑재했다.
GE헬스케어도 AI기반 기술을 장착한 새 초음파 장비와 영상진단 의료기기,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등을 마련했다. 심장 혈관 초음파 비비드 AI 플랫폼은 AI 기술 기반으로 심장 초음파 검사 시간을 단축해주며 수가 청구 검사 항목 대부분을 자동으로 시행해줘 병원 행정 업무도 단축할 수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산부인과, 여성 진단분야 특화 초음파 볼루손 시리즈는 AI 기술 에디슨을 기반으로 개발한 중추 신경 검사 소노씨앤에스(SonoCNS) 기능으로 의료진의 효율적 업무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닥터송은 ‘닥터챗봇’을 출시했다. 닥터챗봇은 데이터분석, AI 상담 등 기능을 제공한다. 의료기관 맞춤 설계로 질환 및 치료 심층상담도 제공한다.
△ 인바디를 측정하면 각종 수치와 순위가 바로 공개된다. 기자는 어떤 숫자가 나올지 몰라 측정하지 않았다. 사진=이상훈 기자
하지만 넓고 넓은 현장을 직접 둘러본 소감은, 올해는 유독 체험 특화 전시회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나란히 누워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사이 좋게 시술 체험을 받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코로나19 고행은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험이 가능한 의료장비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그 중엔 기자 역시 ‘한 번 해볼까’ 싶은 체험도 있었다. 마치 물침대 같은 마사지베드의 질감이 계속 기자의 발목을 붙잡고 놔주질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 앞에 서 있던 교복 입은 여학생에 양보하고 돌아섰다. 그 여학생의 행복한 얼굴 표정을 봤을 때 사실 후회했지만, 되돌아 갈 용기는 없었다.
△ 물침대같은 질감이 너무 궁금했던 의료용 진동기. 사진=이상훈 기자
실제로 이 장비는 부력, 수온, 수압을 이용해 경직된 근육을 풀고 근력을 강화해주는 의료용 진동기다. 많은 칼로리 소모로 인해 체중의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관절환자, 요통환자, 마비환자, 비만인, 노약자에게 적합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사람이라면 혹할 수 있는 거북 목 교정기도 눈에 띄었다. 경추 1번부터 3층구조 지압돌기 에어피스톤들이 올려줌으로써 경추를 C자형으로 유도 및 통증을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체형, 족압, 보행을 분석하고 훈련할 수 있는 장비도 있었다. 분석을 통해 맞춤형 인솔(맞춤형 깔창)을 제작할 수도 있다.
△ (사진 왼쪽) 거북목 교정기 체험, (사진 오른쪽) 체형분석 밸런스 솔루션. 사진=이상훈 기자
팔찌를 이용한 도수치료도 체험이 가능했다. 윈백데카테라피시스템은 치료사가 착용한 팔찌를 통해 온열과 고주파가 흘러 들어가게 하면서 도수치료를 하는 것이다. 현장 안내자는 고유의 수기 치료 테크닉과 고주파 에너지가 결합해 치료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기구 및 운동기구 제조 전문기업도 체험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구현했다. 또 체중 부하를 1% 단위로 최대 80%까지 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운동기구도 선을 보였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력으로부터 오는 통증을 줄여줘 재활 훈련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사진 왼쪽) 윈백 데카테라피시스템은 체험 알바가 따로 있다고 믿고 싶었다. (사진 오른쪽) 신테시의 신개념 운동기구. 사진=이상훈 기자
전시장 가장 좋은 곳, 가장 넓은 자리에 부스를 설치한 루트로닉은 마치 미술관처럼 꾸며 관람객을 맞았다. 또 다른 의미의 체험을 선사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루트로닉의 사업 영역인 피부 미용 분야를 이미지화 한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대중들이 루트로닉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도 만들었다”고 전한 뒤 “전시 제품들 역시 미술관에 전시된 조각품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루트로닉 부스. 사진=루트로닉
광주 소재 한 대학교에서 온 참관객은 “각 회사 모델 중 유명 연예인들이 많은 것만 봐도 한국 헬스케어 인기와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며 “관련 전공을 잘 선택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 어쩐지 날씨 예보를 잘 할 것 같은 클래시스 모델. 사진=이상훈 기자
이상훈
2023.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