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성장하는 '바이오헬스', 더 많은 투자 이어질 것"
“규제는 바이오ㆍ헬스 산업에 있어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 역할로, 산업의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입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1일 전북대에서 열린 대한약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특별 초대 강연 연자로 참여해 바이오ㆍ헬스 산업 속에 있는 규제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발전전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강립 처장은 “약학은 그동안 적지 않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뤄졌다. 혁신적인 플랫폼들이 만들어지고, 그러한 기술을 통해 인류 전체의 건강을 살피며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역사를 이뤘다”며 “18세기 천연두에 대한 접점이 이뤄지면서 인류는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었고, 첫 합성의약품인 아스피린과 항생제 개발을 통해 세계는 성장했으며 20세기 이후에는 단백질 의약품의 등장으로 제조과정에 있어 혁신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에 들어서는 여러 기술들이 결합되고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제조 방법 등 또 다른 혁신이 일었다”며 “이제는 아프기 전에 질병이나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고, 현재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을 더 오래 유지하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한 김 처장은 “지금 우리가 인구 고령화를 극심하게 겪고 있는 동시에 ‘초 저출산’이라는 문제를 함께 겪고 있다”며 “새로운 인구 유입이 극도로 줄어들면서 국가의 지속 가능성, 미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헬스케어에 대한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강립 처장은 자연스러운 변화는 결국 바이오ㆍ헬스 산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의 내년도 R&D 투자액은 29.8조원이며, 바이오ㆍ헬스 분야의 투자만 1.9조원으로 2018년도 0.97조원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주요 투자내용을 살펴보면 ▲K-글로벌 백신 허브 ▲신약, 의료기기 R&D ▲바이오 신기술 및 인재양성 등이 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5년(2018~2021)간 25% 증가된 R&D 투자를 보여줬으며 오는 2022년에는 올해 1,186억원 대비 13% 증가한 1,34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이번 정부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몇 대에 걸친 정부가 바뀌는 동안에도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은 항상 우선순위에 있었다”며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보건산업정책국을 만들고, 그 이후에도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바이오ㆍ헬스에 대한 관심은 한결같았으며 바이오ㆍ헬스에 대한 투자는 게을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부에서도 대한민국이 성장하기 위한 BIG3에서도 바이오를 채택한 만큼 정부는 바이오ㆍ헬스에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바이오ㆍ헬스에 대한 성장과 투자는 1순위로 관심을 가지며 강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처장은 바이오ㆍ헬스의 성장에 있어 성장의 뒷받침할 수 있는 규제과학의 발전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규제과학이란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현재 통상 ‘바이오헬스 제품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 성능을 평가하는 도구, 기준, 전근법을 개발하는 과학으로 규제의사 결정에 활용’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규제과학은 데이터 생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고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평가하며 사회적 요구 등 다양한 요소를 균형감 있게 고려하도록 함으로써 과학 발달에 맞추어 새롭게 개발되는 다양한 첨단 제품을 환자와 사회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공중보건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올해 ‘규제과학 발전전략, 규제과학 핵심분야’를 수립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혁신을 통한 선택권 확대, 경쟁력 강화 ▲RWD 등 데이터 활용 극대화 ▲환자와 소비자와의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으며 4대 핵심분야로 선정했다.
유럽 EMA는 작년에 ‘2025년까지의 규제과학 발전전략’을 수립, ▲과학기술의 융합 촉진 ▲융합연구로 과학적 평가 품질 개선 ▲보건의료시스템과 협력을 통한 환자중심의 접근 ▲건강위협과 치료과제 해결 ▲규제연구 혁신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으며 5대 핵심분야로 선정할 만큼 전세계적으로 규제과학에 대한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식약처 또한 지난 6월 ‘바이오헬스 규제과학 발전전략’을 수립해 앞으로 규제과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기술-규제 진단 및 규제 서비스 강화 ▲신기술 혁신제품 개발에 선제적 대응 ▲규제과학 생태계 조성 ▲민ㆍ관, 부처간 협력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처장은 “규제과학의 발전에 있어 인재양성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에 ‘규제과학 인재양성 사업’을 도입해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과학 인재양성 사업은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토대로 바이오헬스 산업을 견인할 국내ㆍ외 규제과학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로 현재 4개 분야(5개 대학)에서 규제과학 관련 석ㆍ박사 학위를 운영 중에 있다. 오는 2025년까지 600명의 인재 배출이 목표다.
내년에는 4개 분야에서 7개 분야로 확대 계획 중에 있으며, 규제과학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제도적ㆍ정책적 기반을 마련 중에 있다. 또한 중ㆍ저소득국 규제기관 종사자 대상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규제과학 아카데미를 2023년까지 구축해 운영계획이다.
김 처장은 “1년 정도 진행된 사업의 성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더 많은 부분에서 투자를 더 늘려갈 계획”이라며 “식약처 혼자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과기부, 산업문화부, 복지부 등 각 부처들과의 협엽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며 또한 기업들과의 정기적인 혁신포럼을 통해 논의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과학이 성장함에 따라 ▲세계 최초 인공지능기반 의료기기 가이드라인 마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의료기기 품목 신설 ▲인공지능 기반 영상진단기기 등 혁신의료기기 우선 심사 등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김 처장은 “세계 최초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약 80개 업체의 문의가 들어왔으며, 그 중 관련 제품 2개가 허가를 받은 바 있다”며 “이는 규제과학 성장에 따른 성과”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처장은 “규제과학은 바이오헬스 산업이 성장함에 있어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닌 디딤돌의 역할로, 수문장(Gate Keeper)이 아닌 조력자(Enabler)의 역할로서 바이오헬스 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과학에 근거한 판단 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수준의 규제 수준을 갖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소통을 통해 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수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