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면은 단순한 휴식 아닌,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과정”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장, “수면, 우리 몸을 재정비하는 중요한 시간”
입력 2022.03.23 06:00 수정 2022.03.23 10:34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수면의학 박사)

전문가들은 하루평균 7~8시간의 수면을 권장하지만, 우리나라 평균 수면시간은 6~7시간으로 전 세계 평균 수면시간보다 1시간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수는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잠(Sleep)은 일생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 삶에 있어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람은 잠을 통해 낮에 활동으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하고 몸의 신진대사와 주요 장기의 기능 유지한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면증을 방치하면 우울증, 불안증, 성격변화, 학습능력 저하 등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잠’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에 대해 코슬립수면의원의 신홍범 수면의학박사를 만나 불면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불면증이란 정확하게 어떤 질환인가요? 그리고 불면증에도 종류가 있을까요?

불면증은 잠들기가 어려운 입면 장애와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나는 조기각성, 잠에서 깬 후 다시 잠들기 어려운 상태의 수면유지장애 등이 있습니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수면 부족 상태가 되어 낮 동안 졸음, 피로감, 의욕 상실 등을 초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불변증이 생기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정신적 스트레스, 잘못된 수면습관 및 환경 등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불면증 환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와 불면증(insomnia)이 합쳐진 일명 ‘코로나섬니아’ 로 불리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로 들어서면서 재택근무, 비대면수업이 확대되어 업무 및 공부와 일상생활과의 경계가 불명확 해져 생체리듬이 흐트러졌을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화된 불안함과 공포심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긴장감이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자주 깨거나 잠이 들었다 해도 깨어 있는 듯한 얕은 수면 상태가 지속되게 됩니다. 불면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으면 잠을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불면증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낮 동안 피로감, 집중력저하, 과민함. 인지기능 저하 등이 있습니다. 불면증증상이 지속될 경우 잠을 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 만성피로증후군, 집중력저하, 불안장애, 우울증 등 수면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불면증 발병률은 얼마나 될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6년 54만 2,939명에서 2020년 65만 8,675명으로 21.3% 증가했습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이러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 못 자는 생활병 정도가 아니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울증 등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거나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불면증은 수면질환이나 생리적, 유전적, 환경적 원인일 수 있기에, 원인을 잘 살펴야 치료받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수면다원검사로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불면증의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불면증은 어떻게 치료가 진행되고 있나요?

수면질환 설문지를 참고해 의사는 본격적으로 환자의 불면증 특성을 파악합니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원인이나 지속기간, 수면제 복용 여부 등이 다르므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검사 방법이나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의사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불면증의 원인이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적 어려움에 기인한 것인지, 단순히 잠에 대한 집착 때문인지를 미리 추론하고 구체적인 검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신체적인 통증 등으로 생기는 불면증은 해당 질환을 잘 치료하고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면증의 원인이 심리적, 인지적인 것이라면 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인지치료와 잠에 방해되는 행동을 바로잡는 행동치료로 불면증을 치료하게 됩니다. 인지치료는 상담을 통해 수면과 관련된 비합리적인 생각들, 예를 들어 반드시 몇 시에 잠을 자야 한다 거나, 밤에 잠을 못 잤으니 낮잠으로 보충해야 한다는 식의 강박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행동치료는 침대에서 TV를 보거나 책 읽는 행위를 금할 것, 침대에 누웠는데 2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다른 곳에 가서 활동하다 다시 침대로 돌아올 것, 매일 아침마다 같은 시각에 일어날 것, 낮잠은 피할 것, 따뜻한 물에서 몸을 이완시킬 것 등 잠을 유도하는 행동을 습관화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두 가지 치료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수면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치료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며, 재발도 잘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면증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얼마 정도일까요? 또한 수면의 질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적정수면시간은 차이가 있지만 성인의 일반적인 적정수면시간은 보통 7~8시간정도입니다. 어릴수록 더 많이 자는 것이 바람직하며 어린이는 보통 9~10시간정도가 적당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40~50분으로 다른 나라의 평균 수면시간보다 약 1시간가량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수면장애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수면다원검사 시행합니다. 수면다원검사는 몸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하룻밤을 잔 후 수면의 양과 질 등을 검사하며 자는 동안 일어나는 각종 문제를 측정해 수면장애의 원인을 진단합니다. 진단 결과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등 질환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해 정상적인 수면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어떠한 약물이 가장 흔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어떠한 환자에게 약물 치료를 권하나요? 또한 약물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무엇이 있을까요?

불면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고 지속적이라면 빠른 증상 조절을 위해서 벤조디아제핀 등의 수면제와 함께 진정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약물은 신속한 효과를 보이긴 하지만 내성과 의존성, 금단증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수면제는 뇌 기능을 억제하여 기억력, 판단력, 집중력 등 중요한 기능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수면제는 병의원에서 의사 처방약이며 대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이 많습니다. 이 계열의 물질은 우리 뇌에 직접적으로 작용을 하고 뇌신경세포에 기능을 떨어뜨려 뇌신경을 억제해 억지로 잠이 오게 만듭니다.

한편 수면유도제는 의사처방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수면유도제는 항히스타민제로 사실 감기 처방약의 한 부분입니다. 감기약을 먹고 졸린 경험이 있으실 텐데, 실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잠을 어느정도 잘 수 있습니다. 약을 복용했을 때 당장은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주 복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고, 결국은 약에 의존하게 돼 수면제를 끊을 경우 불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불면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평소 습관은 어떠한 것이 있으며, 불면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 및 성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너무 피곤해도 자기 힘듭니다. 불면증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이며, 피곤한 것도 스트레스에 해당합니다. 또 과격한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흥분해서 오히려 숙면이 되지 않습니다. 수면장애가 있거나 잘 못 자는 사람이라면 오전에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고, 저녁에 한다면 적어도 잠들기 4시간 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잘 때 제일 좋은 자세는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것입니다. 옆으로 누울 경우 의학적으론 왼쪽으로 몸을 트는 게 위장을 편하게 해서 좀 더 낫다고 하지만, 자는 사람이 만족해야 합니다. 최악은 엎드린 자세입니다. 숨 쉬면서 갈비뼈가 오르내리기 힘든 건 당연하고 목이 꺾여 디스크 위험도 있습니다. 베개는 기본적으로 목 뒤쪽을 6~8CM 높이로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으로 콩으로 만든 음식, 유제품, 견과류 등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불면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중요 과정입니다. 우리는 수면을 통해 체내 오염물질을 없애고 면역세포강화,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과정을 가집니다. 수면은 우리 몸을 재정비하는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숙면이 꼭 필요합니다. 단순히 오래 자거나 몰아서 자는 잠이 아닌 7~8시간 정도의 질 좋은 깊은 잠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일로 바쁘겠지만 잠도 대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잠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잠을 위해서 잠자리와 잠옷을 준비하고, 카페인과 음주를 자제하는 노력을 해 주신다면 좋은 잠으로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전체댓글 1
인기기사 더보기 +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학술·임상][인터뷰]“수면은 단순한 휴식 아닌,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과정”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학술·임상][인터뷰]“수면은 단순한 휴식 아닌,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과정”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