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치료제 시장 중심된 ‘RNAi’, 개발 적합한 이유는
적은 핵산으로 전달력·경제성 우수…CRISPR/Cas9 대비 유전적 안전성도 ↑
입력 2020.12.11 06:00 수정 2020.12.1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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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지향적 기술 플랫폼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인 RNAi(RNA interference)가 타깃 치료제 개발에 적용됨에 있어 여러 가지 적합한 점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CRISPR/Cas9 시스템에 비해 유전적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부각됐다.

최근 발간된 ICGM 뉴스레터 11호에서는 경희대학교 약학대학 이바다 박사과정 연구원·최진우 교수가 ‘RNAi-based Gene Therapy’를 주제로 한 기고를 게재했다.

RNAi는 특정 유전자를 침묵(silencing)해 mRNA의 안정성 및 단백질 번역(translation)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이다. 단순하고 짧은 RNA 서열만으로 특정한 타겟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약 개발 적용 가능성 및 잠재력이 높은 매력적인 소재로 알려지며 2003년까지 RNAi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회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설립됐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siRNA를 사용한 임상시험에서 독성이 보고되면서 RNAi 치료제로의 사용 가능성이 재고됐다. 2010년 siRNA 나노입자(nanoparticle)를 인간에게 투여한 임상시험에서 RNAi 치료 효과를 최초로 증명했으나, 용량 제한적인 독성이 관찰됐고 치료적 효과가 불충분했던 것. 이에 주요 제약사들은 2010년대 초반 RNAi 치료제 개발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반면 소규모의 RNAi 회사들과 연구자들은 이전의 실패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판 삼아 서열 디자인, 제제 최적화 및 전달 메커니즘을 개선하기 위해 힘썼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8년 10월, 미국 FDA가 처음으로 RNAi 기반 약물인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를 승인하면서 RNAi 치료제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

그렇다면 치료제로서의 RNAi의 장점은 무엇일까. 다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를 이용한 대부분의 시스템과는 달리, RNAi는 보다 적은 양의 핵산으로도 세포에 전달될 수 있다. 실제로 siRNA는 일반적으로 피코몰라(picomolar) 농도에서도 강력한 활성을 보이며, 세포 당 2,000개 이하의 siRNA 분자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녹다운(knockdown)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게놈(genome) 지도가 완벽히 밝혀지고 in silico 기법을 이용한 siRNA 디자인 도구가 개발되면서 목표로 하는 유전자에 대한 siRNA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화합물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과정으로 개발할 수 있다.

특히 mRNA에 작용해 목표한 유전자를 억제하기 때문에, 단백질 수준에서 억제하는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개발이 불가능한 유전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활성 결합 부위(active binding site)가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의 경우 기존의 약리학적 접근 방식으로는 억제제를 개발하기 어렵지만, mRNA를 타깃으로 하는 RNAi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RNAi는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와 같이 단백질 수준의 억제제가 구분할 수 없는 돌연변이를 반영해 디자인할 수 있어 보다 타깃 특이적인 치료제로 개발하기에 용이하다.

RNAi 기술은 단백질을 코딩(coding)하고 있는 유전체(genome) 이외에 비번역 유전체(non-coding genome)를 대상으로 해 이를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인간 유전체의 70~90%가 단백질을 코딩하고 있지 않음에도 길거나 짧은 서열의 RNA로 전사되고 있으며, 이러한 ncRNA가 인간의 생리학 및 질병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것이 잘 입증되어 있다.

단점도 존재한다. RNAi는 지속적이 아닌 일시적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며, 세포가 분열하면서 RNAi 분자가 희석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능이 점차 감소하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siRNA의 경우 세포 내 환경에서 매우 안정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세포 내에서의 불안정성에 대한 이슈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운송가닥에 화학적 변형(chemical modification)을 도입해 siRNA의 반감기 등을 정밀하게 조절해 안정성을 더욱 향상시키는 연구도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siRNA를 정맥으로 전신투여 경우 핵산분해효소(nuclease)에 의한 분해로 혈액 내에서의 반감기가 수 분 정도로 매우 짧고, 음전하를 띠며 분자량이 너무 커서 세포벽을 통과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존재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RNAi로 인한 비특이적 독성에 관한 문제가 가장 큰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에도 RNAi는 CRISPR/Cas9 시스템이 가지는 유전적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RISPR/Cas9 시스템은 안내 RNA(guide RNA, gRNA) 서열을 조작함으로써 손쉽게 타깃 특이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바이러스 감염, 유전 질환, 암 등의 질환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RNAi와 마찬가지로 타깃 특이성이 RNA의 서열에 의존하기 때문에 CRISPR/Cas9 또한 부정확한 효과(off-target effect)를 배제할 수 없다. 여기서 가장 큰 쟁점은 CRISPR/Cas9 시스템은 mRNA가 아닌 대상 세포 내의 유전체 수준에서 영구적인 변형을 일으켜 RNAi보다 훨씬 심각하고 비가역적인 부정확한 효과(off-target effect)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점에 따라 일부 학계는 RNAi의 효능에 대한 한계점은 명백히 존재하나 유전자 치료제로 사용될 때 CRISPR/Cas9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욱 정밀하고 안전하게 유전자 침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 실질적으로 RNAi가 발견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siRNA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아 이와 관련한 연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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