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염증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염증반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치료전략을 고려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아토피성 동반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개입을 통한 질병조절, 그리고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 치료의 안전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듀피젠트는 광범위한 면역 기전에 작용하는 기존의 면역억제제와 달리 제2형 염증을 표적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한다.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의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IL-4,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만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장기 지속적인 증상 조절 효과와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듀피젠트 치료가 아토피성 동반질환의 발병이나 악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12건의 임상연구 메타분석 결과, 듀피젠트는 위약군 대비 신규 알레르기 발생 또는 알레르기 악화 위험을 34% 감소시켰다.
약업닷컴은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에서 토마스 비버(Thomas Bieber) 교수를 만나 아토피피부염 분야에서 질병조절이 갖는 의미와, 기저의 메커니즘에 대한 최신 지견, 그리고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의 변화 등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연자로써 발표를 위해 방한한 토마스 비버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메커니즘 연구와 치료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아토피피부염 질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속에 질병조절(disease modification)이라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잠재성이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질병조절이란 어떤 개념인가? 아토피피부염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질병 조절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질환에서 사용하는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에서 질환으로 인해 비가역적으로 손상된 조직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질환에서 질병 조절은 향후 질병 진행을 지연하거나 멈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아토피피부염에서 장기적인 손상이나 조직 파괴는 비교적 덜한 편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어린 나이에 발병해도 약 50% 정도는 자연경과적으로 질병 조절에 도달한다. 아토피피부염에서의 질병 조절이란 치료를 통해 이러한 자연현상을 모방하면 질환 진행을 멈출 것으로 보는 개념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면역 기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피부 염증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안다. 이 진행과정의 상위 단계에서부터 개입하면 질환에 더 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질병 조절을 통해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아토피 행진을 예방할 수 있다.
Q. 영유아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초기부터 세게 때려라(Hit early and hard)‘라는 모토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모든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조기에 빠르게 치료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타당한 접근이다. 따라서 부모님들에게도 이러한 접근법과 앞으로의 치료 과정에 대해 충분히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아토피 행진으로 인한 감작이 어린 나이에 모두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기에 질환에 개입하는 것은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창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면역체계의 형태가 이미 잡힌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만성 염증이 성인에서도 진행된다는 개념을 전문가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 듀피젠트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감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성인 아토피피부염에서도 질병 조절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보면 조기에 듀피젠트 치료를 시작할수록 질병 조절에 도달하는 환자 수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소아의 약 15~20%는 질병 조절에 달성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
성인에서는 안타깝게도 그 수치가 비교적 낮다. 질환의 보다 상위단계부터 효과를 보이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이러한 질병 조절 달성율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IL-4, IL-13 등의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것이 제2형 염증 조절에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IL-13만 차단하는 치료제도 피부 염증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으니 피부에 있어 IL-13이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IL-4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IL-4는 다양한 아토피성, 비아토피성 동반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우리 몸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한 세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에서 다량의 사이토카인 등이 발생, 이들이 혈류를 통해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간다. 이처럼 소위 넘쳐 흐르는(Spill over) 과정을 통해 폐, 심혈관계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아토피성∙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있어 음식 알레르기를 포함한 여러 알레르기가 침투할 여지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몸에 염증이 약간만 있어도 알레르겐이 침투하면 수지상세포들이 알레르겐을 가져다 림프절로 가서 항원으로 제시하고, T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 때 IL-4가 있어야 T세포가 활성화하기 때문에 IL-4가 IgE에 의해 감작되는 알레르기 시작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이토카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세포 내에 염증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보관하는 세포가 있다는 것이다. 피부에 있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염증 문제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건선 환자의 약 30%가 건선성 관절염을 보이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피부에 있는 염증 기억을 가진 면역세포들이 다른 세포로 이동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가설은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동물모델을 기반으로 추정하는 내용이다.
Q. 바이오마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이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기본적으로 바이오마커는 의학적인 측면에서나 규제당국 등에서도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 검증과정을 거쳐 바이오마커 적용이 가능해진다면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우선 신약 개발 측면에서 바이오마커가 존재한다면 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는 환자군을 특정할 수 있다. 실제 치료를 통해 질병 활성도가 잘 조절되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치료 후 장기적인 조절도 가능한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또한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정밀의학적 접근을 통해 각 치료제 별로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용량을 적시에 투여하여 개인 맞춤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Q. 염증을 조절함으로써 아토피성 또는 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을 예방 또는 조절할 수 있는지?
아토피피부염을 보는 관점에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는 아토피피부염이 ‘전신성 염증(Systemic inflammation)’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전신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 with systemic impact)’이라는 것이다.
피부에 있는 만성 염증이 곧 아토피성∙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의 시작점이라는 전제가 유효하다면 시작점에서부터 동반질환 조절을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아토피성 동반질환의 조절이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입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심혈관계 질환 등 비아토피성 질환에서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도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임상 연구 설계부터 심혈관계 동반질환을 보유한 적절한 환자군을 찾는 것까지 여러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하위집단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최근 국내에서는 듀피젠트와 JAK억제제 계열 간 교체투여 급여가 논의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환자에게 가능한 최상의 치료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가 잘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듀피젠트와 같은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는 다른 계열의 약물이다. 생물학적제제는 표적화된 특정 사이토카인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법인 반면, JAK억제제는 소분자물질로 조혈작용을 하는 수용체를 포함한 최소 20여 개의 수용체를 폭넓게 차단한다. 각각의 치료제가 장단점을 갖고 있기는 하나 장기적인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가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Q.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문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얻고 있는 교훈은 처음부터 최대한 집중적으로 강하게 치료하라는 것이다. 이를 앞으로 더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한국도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EASI 21점까지 달성해야 급여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EASI 21점은 상당한 중증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중증보다 증상이 덜한 중등도 환자에서도 비아토피성 동반질환 등이 발생한다는 근거가 다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제한적인 급여조건은 질병 조절 달성에 커다란 장애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환자단체나 의사분들이 모두 규제당국에 신약이나 치료제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피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질병 조절을 달성하고 나면 치료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치료를 하는 것이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도 더 타당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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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형 염증 치료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염증반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치료전략을 고려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아토피성 동반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개입을 통한 질병조절, 그리고 동반질환을 보유한 환자 치료의 안전성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듀피젠트는 광범위한 면역 기전에 작용하는 기존의 면역억제제와 달리 제2형 염증을 표적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한다.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의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IL-4,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만 6개월 이상 영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장기 지속적인 증상 조절 효과와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듀피젠트 치료가 아토피성 동반질환의 발병이나 악화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12건의 임상연구 메타분석 결과, 듀피젠트는 위약군 대비 신규 알레르기 발생 또는 알레르기 악화 위험을 34% 감소시켰다.
약업닷컴은 최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사노피 아벤티스 코리아에서 토마스 비버(Thomas Bieber) 교수를 만나 아토피피부염 분야에서 질병조절이 갖는 의미와, 기저의 메커니즘에 대한 최신 지견, 그리고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의 변화 등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연자로써 발표를 위해 방한한 토마스 비버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메커니즘 연구와 치료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아토피피부염 질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속에 질병조절(disease modification)이라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잠재성이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질병조절이란 어떤 개념인가? 아토피피부염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질병 조절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 다른 질환에서 사용하는 개념을 차용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류마티스관절염 등에서 질환으로 인해 비가역적으로 손상된 조직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질환에서 질병 조절은 향후 질병 진행을 지연하거나 멈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반면 아토피피부염에서 장기적인 손상이나 조직 파괴는 비교적 덜한 편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어린 나이에 발병해도 약 50% 정도는 자연경과적으로 질병 조절에 도달한다. 아토피피부염에서의 질병 조절이란 치료를 통해 이러한 자연현상을 모방하면 질환 진행을 멈출 것으로 보는 개념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토피피부염 기저의 면역 기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피부 염증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안다. 이 진행과정의 상위 단계에서부터 개입하면 질환에 더 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질병 조절을 통해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아토피 행진을 예방할 수 있다.
Q. 영유아나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초기부터 세게 때려라(Hit early and hard)‘라는 모토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모든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최대한 조기에 빠르게 치료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타당한 접근이다. 따라서 부모님들에게도 이러한 접근법과 앞으로의 치료 과정에 대해 충분히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아토피 행진으로 인한 감작이 어린 나이에 모두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따라서 조기에 질환에 개입하는 것은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창이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면역체계의 형태가 이미 잡힌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만성 염증이 성인에서도 진행된다는 개념을 전문가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 듀피젠트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감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성인 아토피피부염에서도 질병 조절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보면 조기에 듀피젠트 치료를 시작할수록 질병 조절에 도달하는 환자 수가 더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소아의 약 15~20%는 질병 조절에 달성할 기회가 있다고 본다.
성인에서는 안타깝게도 그 수치가 비교적 낮다. 질환의 보다 상위단계부터 효과를 보이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이러한 질병 조절 달성율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IL-4, IL-13 등의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것이 제2형 염증 조절에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IL-13만 차단하는 치료제도 피부 염증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으니 피부에 있어 IL-13이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IL-4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IL-4는 다양한 아토피성, 비아토피성 동반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피부염이 우리 몸의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한 세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에서 다량의 사이토카인 등이 발생, 이들이 혈류를 통해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간다. 이처럼 소위 넘쳐 흐르는(Spill over) 과정을 통해 폐, 심혈관계 등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아토피성∙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피부 장벽 기능이 떨어져 있어 음식 알레르기를 포함한 여러 알레르기가 침투할 여지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몸에 염증이 약간만 있어도 알레르겐이 침투하면 수지상세포들이 알레르겐을 가져다 림프절로 가서 항원으로 제시하고, T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 때 IL-4가 있어야 T세포가 활성화하기 때문에 IL-4가 IgE에 의해 감작되는 알레르기 시작에 기여하는 중요한 사이토카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세포 내에 염증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보관하는 세포가 있다는 것이다. 피부에 있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염증 문제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건선 환자의 약 30%가 건선성 관절염을 보이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피부에 있는 염증 기억을 가진 면역세포들이 다른 세포로 이동해 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가설은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동물모델을 기반으로 추정하는 내용이다.
Q. 바이오마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략이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기본적으로 바이오마커는 의학적인 측면에서나 규제당국 등에서도 충분히 검증되어야 한다. 검증과정을 거쳐 바이오마커 적용이 가능해진다면 향후 아토피피부염 치료전략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우선 신약 개발 측면에서 바이오마커가 존재한다면 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는 환자군을 특정할 수 있다. 실제 치료를 통해 질병 활성도가 잘 조절되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치료 후 장기적인 조절도 가능한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또한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정밀의학적 접근을 통해 각 치료제 별로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용량을 적시에 투여하여 개인 맞춤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Q. 염증을 조절함으로써 아토피성 또는 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을 예방 또는 조절할 수 있는지?
아토피피부염을 보는 관점에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는 아토피피부염이 ‘전신성 염증(Systemic inflammation)’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전신 영향을 미치는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 with systemic impact)’이라는 것이다.
피부에 있는 만성 염증이 곧 아토피성∙비아토피성 동반질환의 시작점이라는 전제가 유효하다면 시작점에서부터 동반질환 조절을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아토피성 동반질환의 조절이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입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심혈관계 질환 등 비아토피성 질환에서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도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임상 연구 설계부터 심혈관계 동반질환을 보유한 적절한 환자군을 찾는 것까지 여러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하위집단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최근 국내에서는 듀피젠트와 JAK억제제 계열 간 교체투여 급여가 논의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환자에게 가능한 최상의 치료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가 잘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듀피젠트와 같은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는 다른 계열의 약물이다. 생물학적제제는 표적화된 특정 사이토카인을 대상으로 하는 접근법인 반면, JAK억제제는 소분자물질로 조혈작용을 하는 수용체를 포함한 최소 20여 개의 수용체를 폭넓게 차단한다. 각각의 치료제가 장단점을 갖고 있기는 하나 장기적인 안전성을 고려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가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Q.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문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얻고 있는 교훈은 처음부터 최대한 집중적으로 강하게 치료하라는 것이다. 이를 앞으로 더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한국도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EASI 21점까지 달성해야 급여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EASI 21점은 상당한 중증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중증보다 증상이 덜한 중등도 환자에서도 비아토피성 동반질환 등이 발생한다는 근거가 다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제한적인 급여조건은 질병 조절 달성에 커다란 장애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환자단체나 의사분들이 모두 규제당국에 신약이나 치료제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피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질병 조절을 달성하고 나면 치료제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치료를 하는 것이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도 더 타당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