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괜찮은 일자리 인식조사’ 결과,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연봉과 워라밸이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장 동료와의 관계’와 ‘자기 개발’이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연봉과 워라밸을 넘어 ‘좋은 직장(Great Place to Work)’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일찌감치 워라밸을 추구해 좋은 직장으로 자리매김한 국내 외국계 제약사들의 사내기업문화를 시리즈로 만나본다. <편집자 주>
잉겔하임암라인에 위치한 소규모 화학 공장에서 시작된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의 제약회사다. 1885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가족 운영체제를 유지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의 성장과 역량 개발을 추구하는 직원중심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임직원의 성장을 통해 기업이 함께 발전한다는 신념 아래, 다양한 학습과 경력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크로스 무브(Cross Move)‘, '지역인재 이동(Regional Talent Moves Program)‘, '멘토링(Mentoring Program)'등이 있다.
크로스 무브는 직원들의 개별 니즈에 따라 직무 변경 및 해외 지사 이동을 지원, 새로운 업무 경험을 통한 커리어 확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본 제도는 전문성을 쌓은 직원들에게 조직 내에서 커리어 발전 및 성장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동시에 우수한 인력들이 기업 내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사내 리더급 직원과 1:1 매칭해 멘토와 멘티를 지정하며, 정기 미팅을 통해 부서,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커리어패스, 업무 관련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제도다. 멘티에게는 자기개발 및 업무 과정에서 마주하는 고민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멘토에게는 직원 및 팀 관리 차원의 리더십 역량 개발 기회를 제공한다.
약업닷컴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 ROPU(베링거인겔하임 싱가포르 지사) 주성철 리전 마케팅(Regional Marketing) PM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동물약품 이정길 PM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의 조직문화와 사내 제도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프로그램을 실제로 사용해 본 이들을 통해 경험자의 소감과 만족도 등에 대해 알아봤다.
◇더 큰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펼쳐라…‘크로스 무브‘
Q. 크로스 무브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주성철 PM - 임직원의 경력 및 인재 개발을 목표로 운용 중인 사내 인사 프로그램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개인의 커리어 목표에 따른 역량 개발을 위한 △직무 변경 제도, 또 하나는 커리어 확장을 위한 △해외 지사 혹은 리전 오피스로의 이동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제도로, 다양한 문화와 언어 및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개인 및 커리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본인도 크로스 무브 제도를 통해 지난 1월부로 한국 지사에서 싱가포르의 리전 오피스로 이동해 근무하고 있다.
Q. 익숙한 환경을 포기하고 해외 지사 이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주성철 PM -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며 많은 기회를 얻었고,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며 많은 성장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크로스 무브를 통해 아-태 권역의 PM 포지션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서장의 권유로 도전하게 됐다.
Q. 크로스 무브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나?
주성철 PM - 본사 인사팀에서 운영하는 사내 채널을 통해 각 국가 및 지역에서 채용 중인 포지션을 항상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에 이력서를 업로드하여 누구나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지원 자격은 어떤 특정한 자격이나 조건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역량과 커리어 개발에 관심있는 모든 임직원에게 열려 있다. 모두에게 기회는 열려 있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평소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원 후 진행 과정은 기업에 입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검증을 위한 수많은 인터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터뷰 과정 중 ‘가상 비즈니스에 대한 사업 개발 계획 수립’ 등과 같은 업무 관련 과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본인의 업무 역량을 증명하는 과정도 있다. 지원자에 대한 정성적 판단을 위해 부서장 및 인사부와의 인터뷰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인터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되면, 연봉 협상, 비자 발급, 건강 검진 등과 같은 서류 과정을 거치고, 서류 과정까지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지원한 국가 또는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Q. 크로스 무브를 통해 싱가포르 지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힘든 점이나 한국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주성철 PM - 같은 마케팅 업무라 하더라도 한국과 리전의 범위가 다르기에 매일 새로운 배움과 발전이 있다. 다른 국가들의 시장 환경과 제품 상황 등을 바라보며 그간 배우고 익혀왔던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마케팅 방향성에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접근 방식 등을 접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다양한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 나아가 향후 커리어 개발에 있어서도 보다 확장된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크로스 무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리전 조직에서의 결정은 9개 국가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론적, 논리적, 경험적, 현실적인 관점에서 통용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율 및 소통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정서적, 정신적 공허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어로 동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일하지만, 한국에서 느꼈던 만큼의 정서적 동질감, 만족감을 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Q.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직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주성철 PM - 가족도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크로스 무브에 도전하는 것이 굉장히 큰 부담이었고, 서로 조율하고 극복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특히 거주 국가를 옮겨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인데, 물리적으로 힘든 것은 당연하고, 새로운 환경, 문화, 언어, 동료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매우 큰 일이다.
새로운 경험 혹은 변화로부터 자극과 동기 부여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텐데,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임으로써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자극은 삶에 동기 부여가 되고, 커리어 확장과 더 많은 성장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부담을 느끼는 직원에게는 단기간 진행되는 ‘지역 인재 이동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다. 2~3개월 가량 다른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얻는 경험은 개인에게도 커리어 측면에서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와 내 동료, 그리고 회사가 함께 성장한다…’멘토링 프로그램’
Q. 멘토링 프로그램이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이정길 PM - 지역 내 사내 리더급 직원과 1:1 매칭을 통해 멘토와 멘티를 지정하고,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개인의 커리어패스 및 업무 관련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제도다. 멘티는 멘토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멘토는 멘티를 통해 리더십을 기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 때 서로 업무상 연관이 없는 임직원으로 매칭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멘티로 선정된 직원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멘토링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사내 포털 시스템에 올리면, 예비 멘토들이 관심 있는 멘티에게 신청을 한다. 그 다음 멘티가 자신에게 신청한 멘토 중 자신과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멘토를 선택하면 최종적으로 매칭이 이뤄진다.
미팅은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1월에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그러나 프로그램과 별개로 멘토-멘티의 관계는 지속할 수 있다.
Q.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정길 PM -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만족한 부분은 멘토와 멘티 사이에 업무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과 그로 인해 나의 생각과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만나기 어려운 사람으로 매칭되기에 업무 상에서의 어려움이나 미래 커리어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나눌 수 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프로그램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다. 보다 많은 직원들이 사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
Q.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정길 PM - 부서장의 소개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회사 경험이 없는 신입 사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으나, 프로그램의 취지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만약 팀을 이끄는 매니저가 된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산업 특성상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작고, 외부 기관 및 파트너사들과 업무를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팀의 리더로서 팀원을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팀의 리더로서 팀원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어떤 준비를 했고, 실제로 어떤 경험을 겪었는지를 듣고 싶었다.
Q. 멘토링 프로그램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정길 PM - 멘토링 중 ‘리더처럼 생각하고 리더처럼 행동하라’는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재 업무적으로 겪고 있는 3가지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권을 가지고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회의나 절차 등 프로세스가 동일해도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몰입감이 달라졌다.
Q. 회사와 함께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느끼는지?
이정길 PM - 회사는 직원의 성장을 돕고, 직원은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 삶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되는 만큼, 직원들이 경험하는 업무적 어려움과 고민에 대해 회사가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에 따라 원동력도 달라질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과 함께 성장한다는 믿음 아래, 직원의 역량 개발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 역시 업무 역량 개발을 넘어 한 개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조직 내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가 직원을 존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 이는 회사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커리어 확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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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겔하임암라인에 위치한 소규모 화학 공장에서 시작된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의 제약회사다. 1885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가족 운영체제를 유지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의 성장과 역량 개발을 추구하는 직원중심주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는 임직원의 성장을 통해 기업이 함께 발전한다는 신념 아래, 다양한 학습과 경력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크로스 무브(Cross Move)‘, '지역인재 이동(Regional Talent Moves Program)‘, '멘토링(Mentoring Program)'등이 있다.
크로스 무브는 직원들의 개별 니즈에 따라 직무 변경 및 해외 지사 이동을 지원, 새로운 업무 경험을 통한 커리어 확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본 제도는 전문성을 쌓은 직원들에게 조직 내에서 커리어 발전 및 성장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동시에 우수한 인력들이 기업 내 다양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사내 리더급 직원과 1:1 매칭해 멘토와 멘티를 지정하며, 정기 미팅을 통해 부서,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커리어패스, 업무 관련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제도다. 멘티에게는 자기개발 및 업무 과정에서 마주하는 고민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멘토에게는 직원 및 팀 관리 차원의 리더십 역량 개발 기회를 제공한다.
약업닷컴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 ROPU(베링거인겔하임 싱가포르 지사) 주성철 리전 마케팅(Regional Marketing) PM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동물약품 이정길 PM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베링거인겔하임의 조직문화와 사내 제도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프로그램을 실제로 사용해 본 이들을 통해 경험자의 소감과 만족도 등에 대해 알아봤다.
◇더 큰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펼쳐라…‘크로스 무브‘
Q. 크로스 무브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주성철 PM - 임직원의 경력 및 인재 개발을 목표로 운용 중인 사내 인사 프로그램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개인의 커리어 목표에 따른 역량 개발을 위한 △직무 변경 제도, 또 하나는 커리어 확장을 위한 △해외 지사 혹은 리전 오피스로의 이동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제도로, 다양한 문화와 언어 및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개인 및 커리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본인도 크로스 무브 제도를 통해 지난 1월부로 한국 지사에서 싱가포르의 리전 오피스로 이동해 근무하고 있다.
Q. 익숙한 환경을 포기하고 해외 지사 이동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주성철 PM -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며 많은 기회를 얻었고,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며 많은 성장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크로스 무브를 통해 아-태 권역의 PM 포지션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부서장의 권유로 도전하게 됐다.
Q. 크로스 무브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나?
주성철 PM - 본사 인사팀에서 운영하는 사내 채널을 통해 각 국가 및 지역에서 채용 중인 포지션을 항상 확인할 수 있고, 여기에 이력서를 업로드하여 누구나 쉽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지원 자격은 어떤 특정한 자격이나 조건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역량과 커리어 개발에 관심있는 모든 임직원에게 열려 있다. 모두에게 기회는 열려 있지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평소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원 후 진행 과정은 기업에 입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검증을 위한 수많은 인터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터뷰 과정 중 ‘가상 비즈니스에 대한 사업 개발 계획 수립’ 등과 같은 업무 관련 과제가 주어지고, 그에 대한 발표와 토론 등을 통해 본인의 업무 역량을 증명하는 과정도 있다. 지원자에 대한 정성적 판단을 위해 부서장 및 인사부와의 인터뷰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인터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격하게 되면, 연봉 협상, 비자 발급, 건강 검진 등과 같은 서류 과정을 거치고, 서류 과정까지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지원한 국가 또는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Q. 크로스 무브를 통해 싱가포르 지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힘든 점이나 한국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주성철 PM - 같은 마케팅 업무라 하더라도 한국과 리전의 범위가 다르기에 매일 새로운 배움과 발전이 있다. 다른 국가들의 시장 환경과 제품 상황 등을 바라보며 그간 배우고 익혀왔던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마케팅 방향성에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다양한 접근 방식 등을 접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또 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다양한 언어 및 문화적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일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 나아가 향후 커리어 개발에 있어서도 보다 확장된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크로스 무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리전 조직에서의 결정은 9개 국가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론적, 논리적, 경험적, 현실적인 관점에서 통용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율 및 소통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정서적, 정신적 공허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어로 동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일하지만, 한국에서 느꼈던 만큼의 정서적 동질감, 만족감을 얻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Q.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직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주성철 PM - 가족도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크로스 무브에 도전하는 것이 굉장히 큰 부담이었고, 서로 조율하고 극복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특히 거주 국가를 옮겨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인데, 물리적으로 힘든 것은 당연하고, 새로운 환경, 문화, 언어, 동료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매우 큰 일이다.
새로운 경험 혹은 변화로부터 자극과 동기 부여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텐데,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지향하는지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나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임으로써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 적당한 스트레스와 자극은 삶에 동기 부여가 되고, 커리어 확장과 더 많은 성장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부담을 느끼는 직원에게는 단기간 진행되는 ‘지역 인재 이동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다. 2~3개월 가량 다른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얻는 경험은 개인에게도 커리어 측면에서도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와 내 동료, 그리고 회사가 함께 성장한다…’멘토링 프로그램’
Q. 멘토링 프로그램이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이정길 PM - 지역 내 사내 리더급 직원과 1:1 매칭을 통해 멘토와 멘티를 지정하고,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개인의 커리어패스 및 업무 관련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제도다. 멘티는 멘토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멘토는 멘티를 통해 리더십을 기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 때 서로 업무상 연관이 없는 임직원으로 매칭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멘티로 선정된 직원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멘토링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사내 포털 시스템에 올리면, 예비 멘토들이 관심 있는 멘티에게 신청을 한다. 그 다음 멘티가 자신에게 신청한 멘토 중 자신과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멘토를 선택하면 최종적으로 매칭이 이뤄진다.
미팅은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1월에 프로그램이 종료된다. 그러나 프로그램과 별개로 멘토-멘티의 관계는 지속할 수 있다.
Q.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정길 PM -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가장 만족한 부분은 멘토와 멘티 사이에 업무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과 그로 인해 나의 생각과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만나기 어려운 사람으로 매칭되기에 업무 상에서의 어려움이나 미래 커리어에 대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나눌 수 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프로그램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이다. 보다 많은 직원들이 사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
Q.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정길 PM - 부서장의 소개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회사 경험이 없는 신입 사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으나, 프로그램의 취지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
프로그램 참여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만약 팀을 이끄는 매니저가 된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산업 특성상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작고, 외부 기관 및 파트너사들과 업무를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팀의 리더로서 팀원을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팀의 리더로서 팀원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어떤 준비를 했고, 실제로 어떤 경험을 겪었는지를 듣고 싶었다.
Q. 멘토링 프로그램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정길 PM - 멘토링 중 ‘리더처럼 생각하고 리더처럼 행동하라’는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재 업무적으로 겪고 있는 3가지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주도권을 가지고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회의나 절차 등 프로세스가 동일해도 마음가짐을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몰입감이 달라졌다.
Q. 회사와 함께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느끼는지?
이정길 PM - 회사는 직원의 성장을 돕고, 직원은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 삶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되는 만큼, 직원들이 경험하는 업무적 어려움과 고민에 대해 회사가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에 따라 원동력도 달라질 수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과 함께 성장한다는 믿음 아래, 직원의 역량 개발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활동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 역시 업무 역량 개발을 넘어 한 개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조직 내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가 직원을 존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한다. 이는 회사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커리어 확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