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일리아 특허 만료…"황반변성 시장, 큰 변화 없을 것"
김재휘 전문의, "입증된 치료 꾸준히 받아야 발전된 의료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입력 2024.01.22 06:00 수정 2024.01.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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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가 황반변성 치료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김안과병원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et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wAMD)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 중 하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물을 인식하거나 글자를 읽고 운전할 때 필요한 중심 시력이 서서히 상실된다. 질환 초기에는 자각할 만한 뚜렷한 증상이 없으나, 점차 질환이 진행되면 물체 중심 부분이 안 보이거나 선이 휘어 보이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저하 혹은 실명으로 인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어 시력 유지 및 개선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로 삼는다. 또한 환자마다 치료 경과의 차이가 크고 손상된 시력은 회복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어, 현재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항-VEGF) 주사는 시력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 투여 주기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치료 전략 측면에서 항-VEGF 주사는 과거 고정주기 요법으로 주로 진행됐다. 문제점은 모니터링과 주사 치료를 위한 잦은 병원 방문으로 환자 부담이 크고 고정적인 투여 간격으로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가 어려워 의료진의 부담 또한 가중된다는 것이다.

환자 상태에 맞는 유연한 투여 주기 조절로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은 줄이고 고정주기 요법의 시력 개선 효과는 유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치료 전략인 Treat-and-Extend(T&E) 요법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T&E 요법을 이끌고 있는 것이 바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다. 최소 4주부터 최장 16주까지 유연한 투여 간격을 제공하면서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2013년, 고정주기 요법으로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그 만큼 부종 감소, 시력 개선 효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아일리아의 국내 특허가 2024년 1월 9일 만료됨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삼천당제약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일리아는 2022년 글로벌 매출 약 12조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엘은 기존 아일리아보다 용량을 4배 높인 고용량 제품인 ‘아일리아 HD’를 선보여 향후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약업닷컴은 지난 18일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를 만나 황반변성의 향후 치료 환경에 어떠한 변화가 일것인지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울 영등포구 김안과병원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김재휘 전문의와의 일문일답.

Q. 황반변성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과거에는 다양한 레이저를 활용한 치료가 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이었고 레이저 특성상 강하게 사용하면 주변의 신경도 같이 소멸시키면서 기능이 회복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어떤 경우는 오히려 기능이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2000년도 중반을 기점으로 눈에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A)를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이는 혁신적인 치료 방법이었고, 현재 황반변성 환자의 99%는 이 치료를 받고 있다.

VEGF-A가 눈 속에 들어가면 빠르면 1개월, 늦어도 2~3개월 후에 효과가 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주사를 지속해서 맞아야 한다.

Q. 황반변성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치료의 최종 목적은 기능 유지다. 즉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습성 황반변성에서 시력이 나빠지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신경이 부어오르고 출혈이 생기면서 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약재를 잘 활용해서 이를 막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Q. 현재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되는 치료제에는 무엇이 있나?
2010년도에 아일리아가 도입됐다. 아일리아는 과거 널리 사용되던 루센티스에 비해 약효가 더 오래 유지되는 콘셉트로 개발된 치료제다. 지속 시간이 길어지려면 그 만큼 효과가 더 강하고 오래 유지되야 한다. 아일리아가 처음 도입됐을 때, 약효가 오래가는 것은 차치하고 당장 부종을 빼주는 효과가 루센티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부작용 면에서도 루센티스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두 약재 모두 안전하고 좋은 약제이지만 효과가 더 좋고 안전성면에서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아일리아를 사용하지 않겠나? 결국 2010년도 중반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아일리아는 표준 약재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아일리아보다 효과가 더 좋은 비오뷰라는 제품이 개발됐다. 당시 효과는 아일리아보다 좋았지만 안전성 부분에서 염증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나면서 치료제를 사용하는 의료진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미국에서 비오뷰는 아일리아를 넘어서지 못했고, 현재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 약재가 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허가를 받은 것이 바비스모다. 바비스모는 이론적으로 아일리아 대비 혈관을 더 안정화시킴으로써 약효 지속시간이 긴 편이다. 실제로 임상시험을 통해 주사 횟수를 적게 했음에도 바비스모보다 주사 횟수가 높았던 아일리아와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다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불과 몇 달 안돼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아일리아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1/4에서 바비스모를 통해 효과를 봤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Q. 기존 아일리아보다 용량을 4배 높인 ‘아일리아 HD’가 등장했는데, 고용량 제품의 특징이 무엇인지?
고농도 역시 결국 약효 지속 시간을 길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고농도인 만큼 약효가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는 콘셉다.

기본적으로 4배 높아진 용량에는 장단점이 있다. 용량이 4배나 높은 만큼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기존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의료진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눈이라는 조직이 과연 4배 농도를 버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다행히 임상시험을 통해 2 와 8㎖, 두 약재의 부작용에서 의미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일리아가 농도를 기존에서 4배를 높인 이유는, 약효가 장기간 유지되기 때문이다. 아일리아는 아예 새로운 약이 아니다. 오랜 기간 사용해 온 만큼, 안전성과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그러한 치료제를 단순히 농도를 높인 것이다. 오랜 기간 입증된 만큼, 말도 안 되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현재 많은 의료진들이 아일리아 HD를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기존 아일리아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어떤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하는지?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치료제에 있어 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같은 가격이라면 굳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VEGF-A는 황반변성뿐 아니라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혈관폐쇄증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황반변성의 경우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암에 준하는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약값의 상당 부분을 국가에서 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도 아주 힘든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바이오시밀러로 바꿔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황반변성 치료에 있어선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환자들에게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치료제를 꾸준히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기존 아일리아와 루센티스의 특허는 풀리지만 바비스모와 아일리아 HD의 특허 기간은 한참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황반변성 시장에서의 바이오시밀러는 엄청난 게임 체인저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혈관폐쇄증과 같은 경우에는 이미 경제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있었던 만큼,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여러 환자분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6번 투여 받아야 하는 것을 2 밖에 투여 받지 못하는 등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에게도 더 좋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Q. 평생 4~16주 간격으로 꾸준히 주사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당연히 환자들은 주사를 덜 자주 맞는 것을 선호한다.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데 누가 좋아하겠나? 굉장히 무섭고 걱정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달 주사를 맞으면 효과가 100이 나오는데, 2달마다 맞으면 효과가 90이 나온다, 이런 경우에는 2달에 한 번만 주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유는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를 넘어 환자의 부담과 치료의 균형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간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효과와 효율을 적절하게 잘 조절하는 것이 좋은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유지 치료에서 환자 개별 상태에 따라 치료 간격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하면, 환자분들의 기대가 더 크고 더 좋아할 것으로 본다.

Q.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자가진단으로는 어렵다. 결국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황반변성의 경우 보통 50대 이상이며 1년에 한 번 정도는 망막 검진을 받으시는 것이 좋고, 60대 이상의 경우 최소 1번은 무조건 받는 것을 권장한다. 여력이 된다면 1년에 2번 받는 것도 좋다.

그리고 초기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면,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매년 꾸준히 검사 받는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금연은 필수다.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는 여러 가지 존재하지만, 그 중 최악은 단연 흡연이다.

Q.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반변성의 치료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병원도 자주 방문해야 하고, 주사도 맞아야 한다. 특히 고령의 환자분들은 혼자 병원 방문이 어렵다 보니 항상 보호자가 같이 와야 하는 등 가족 전체에 부담이 커지는 질환이다.

또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된다면, 부담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손상은 비가역적 손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시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력을 보존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힘든 치료라고 하더라도 열심히 따라와 주시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의학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당장은 몇 달에 한 번 주사 맞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게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의학의 발전이 언제, 어느 시점에 어떻게 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획기적인 약재가 등장하면 1달이 2달이 되고, 2달이 4달이 될 수도 있다. 또  주사를 1번만 맞으면 치료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나중에 시력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면 의학 발전의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된다. 현재 황반변성으로 인해 잃어버린 시력을 재생시키는 방법이 연구되고는 있지만, 10~20년 안에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쉽게 말해 조만간 도입될 재생 치료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에 입증된 치료를 열심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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