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신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것'"
김동현 교수, "호흡기 질환 범람 시대, 효과와 경험 갖춘 백신 선택 중요"
입력 2024.01.17 06:00 수정 2024.01.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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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백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 약업신문

“백신 접종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백신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국내에도 아동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폐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염증성 폐질환이다.  전체 세균성 폐렴의 40% 이상이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 폐렴 및 균혈증, 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다. 90여 가지의 혈청형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의 우수성은 예방 가능한 혈청형 개수로 판단할 수 없으며, 인구 기반 어떤 혈청형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지 역학에 따라 판단해야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 세계 주요국가 5세 이하 소아에서 침습감염 폐렴구균 혈청형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22F 33F 23B, 캐나다 15B/C, 프랑스 24F, 이스라엘 12F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선 10A 혈청형이 가장 많았다. 지역역학에 따라 폐렴구균 다가백신 개발 이후에도 23개국에선 10가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이하 NIP)으로 채택하고 있다.

약업닷컴은 소아 감염 분야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 힘쓰고 있는 김동현 교수를 만나 국내 폐렴 유병 양상과 폐렴구균 백신의 평가 기준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0일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교수실에서 진행됐다.

Q. 현재 국내 폐렴구균 질환 양상은 어떠한지? 
 폐렴구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렴뿐만 아니라 혈액, 뇌수막을 침투하는 침습성 질환 등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5세 미만과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NIP가 이뤄지고 있다.

백신학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사용 경험적인 측면에서 현재 폐렴구균 질환 양상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북미, 서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선 이미 오랜 기간동안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함으로써 침습 폐렴구균 감염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이에 따라 의료비 역시 절감됐다.

영유아 접종에 따른 군집면역(Herd Immunity) 효과가 성인에서도 관찰되는 현상 역시 고무적이다. 이처럼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인한 긍정적인 현상을 미뤄 봤을 때 65세 이상의 고연령층 대상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강조돼야 할 시점이다. 중환자실 입원 환자 대다수는 침습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을 갖고 있고 실제 폐렴, 폐혈증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동 대비 성인 대상 폐렴구균 백신 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다.

Q. 프리베나13이 영유아 대상 NIP가 이뤄진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폐렴구균은 무증상 보균자의 비인두에 집락화돼 있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폐렴구균 백신은 폐렴구균의 완전한 제거가 아니라 백신포함 혈청형의 집락을 줄여  폐렴구균 침습감염으로부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프리베나13은 국소 감염 혹은 기관내 감염인 폐렴, 중이염에 대한 예방 효과로만 접종을 권하는 것에서 나아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nvasive Pneumococcal Disease, IPD)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 위험을 낮춰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접종을 권하고 있다.

과거, 폐렴구균으로 인한 수막염은 평생에 걸쳐 재활을 해야 할만큼 깊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 질병 발생 건수가 현격히 낮아졌다. 즉, 2014년부터 영유아 대상으로 NIP가 이뤄진 프리베나13 접종으로 인해 IPD의 극적인 감소가 이뤄졌다. 이것이 프리베나13 NIP 도입의 가장 큰 가치라고 본다.

Q. 국내외 혈청형 분포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폐렴구균은 지역, 시대, 백신 사용, 연령에 따라 빈번하게 발생하는 혈청형에 차이가 있고 혈청형별 특징이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진행된 전향적, 다기관, 침습성폐렴구균 질환 감시 연구에 따르면, 혈청형 중 3과 19A는 여전히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이다.

최근 22F, 23F 혈청형이 추가된 15가 폐렴구균 백신이 도입됐으나 22F, 23F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청형이다.

Q. 백신 평가 기준으로 효과, 면역원성, 효능 등 다양한 지표가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가?
면역원성(Immunogenicity)은 인체 내 항원이 들어왔을 때 면역 체계가 항원의 침입을 인지하고 이어지는 면역반응을 정량적으로 측정한 결과다. 면역원성은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적정한 범위의 면역원성이 나타나야 한다.

효능(Efficacy)은 접종군과 위약군의 유병률을 측정해 계산된 값이다. 질환의 특성이나 백신 유형별, 백신이 사용되는 지역과 시기 별로 다양한 목표 효능치가 있을 수 있다. 사용경험이 많은 백신은 이미 오래 전 우수한 효능이 발표돼 널리 인정받고 있다.

효과(Effectiveness)는 매우 중요한 백신의 유효성 평가 지표로 백신 보급 후 예방하고자 하는 질병 발생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통해 확인된다. 접종군과 비접종군에서 이환된 숫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모두 반영해 계산한다. 실제 현실에서 나타나는 지표 특성상 Real-world efficacy라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효과가 우수한 백신이라면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의 바람직한 영향(impact)을 주는지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나의 국가 혹은 전세계적으로 이 백신이 얼마나 이득이 되었는가를 보는 것이다. 백신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 의료지출 감소, 사회경제적 비용 감소, 또는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감소 등의 바람직한 현상들을 관찰하게 된다.

Q. 최근 15가 폐렴구균 백신까지 더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폐렴구균 백신을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백신학은 보수적인 학문 중 하나로 수많은 고려와 검토를 거쳐 정해진 예방접종지침의 정확한 수행이 매우 중요하다. 지침은 효능, 효과, 경험 등 여러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작성된다.

첫 번째 백신평가의 요소 중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인 사회, 의료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등의 영향(impact)을 측정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안전성(safety)이다. 안전성 측면에서 이미 접종이 오랜 시간 이뤄진 백신의 사용경험과 새롭게 등장한 백신의 경험 간에는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는 공급의 안정성이다. 백신은 생산중단이나 일시 품절 현상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다. 백신에 따라선 기초 접종 시 제조사 간 교차 접종이 허용되지 않는 백신들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침에 따른 완전접종을 완료하려면 안정된 공급이 중요하다.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전달하는 백신의 과학적 사실에 대한 설명에 신뢰를 가져 주길 부탁드린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백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학자들과 제조사 전문가 등 백신 관련 종사자의 노력을 전하고 싶다.

영유아 대상 프리베나13의 NIP 도입은 단순히 폐렴, 중이염 등을 예방하는 것에서 나아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것에 가장 큰 목적이 있었다. 이처럼 백신 접종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올 겨울철 호흡기질환으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아이들이 여러 가지 바이러스에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이환되고,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집집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학적으로 특히나 어려운 시기에 육아에 힘쓰는 모든 부모님들과 어르신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적 도움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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