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 치료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이 딸릴 정도로 수요가 많다. 비만은 21세기 최대의 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청소년들도 괴롭히는 비만. 전문가는 소아 청소년 비만 환자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소아비만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질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심리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당뇨병-고혈압 등 신체적 질병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아이들은 의지가 약한 만큼, 체중 관리에 있어 올바른 지식과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가 든든한 지원군이 돼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같은 생각에 2016년부터'아이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캔(ICAAN: Intervention for Childhood and Adolescent obesity via Activity and Nutrition) 프로젝트는 증가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 비만 관리를 위해 질병관리청에서 발주한 연구과제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박경희 교수가 연구총괄책임자로 연세대 김윤명 교수, 경희대 임현정 교수가 세부 책임자로 함께 기획한 고도비만 소아청소년 생활습관 및 행동교정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고도비만 중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청소년 체중조절의 효과를 검증한다. 참여 대상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만 10~14세) 중증도 이상의 비만이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다. 성장기인 아이들은 성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성별과 연령에 따른 성장곡선 도표를 이용해 백분위로 비만을 진단한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들은 일반군 또는 중재강화군에 무작위로 배정되며, 총 1년 6개월의 프로젝트 기간 중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주기적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또 개인별 의사 및 전문가 상담 및 앱과 SNS를 활용한 교육을 받게 된다. 중재강화군의 경우엔 비대면 화상 운동교육(그룹)과 화상 동기강화상담(개인)이 추가로 진행된다.
박 교수는 "검진을 위해 처음으로 병원에 방문한 이후 6개월마다 3번 더 방문해 검사 및 상담을 진행한다"며 "12개월은 중재 참여시기이고 6개월은 유지기"라고 설명했다.
줌-온라인 플랫폼 활용...시공간 제약 탈피
2016년 시작한 아이캔 프로젝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실시간 화상 채팅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하게 됐다. 온라인으로 심리 상담과 운동 수업을 실시하자 부모와 프로젝트 참가자의 참여도가 훨씬 높아졌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면 및 그룹 활동이 어려워져 피치 못하게 시행하게 됐는데 참가자들이 의외로 온라인 방식을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비만'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꺼려 부모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또 소아 특성상 부모와 함께 방문해야 하는데 병원 진료 시간을 함께 맞춰 방문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았지만, 줌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했을 때 참가자들의 참여도와 선호도가 높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의료진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캔 프로젝트에선 운동처방사와 영양사가 줌으로 본인의 체육관이나 집에서 운동수업과 영양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동기강화'로 올바른 습관 형성이 중요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이 올바른 생활 습관을 형성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선 '의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양상담과 운동수업 외에도 '동기강화' 상담 프로그램을 병행해 아이들이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습관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아이들에게는 강요보다는 올바르게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동기강화와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영양 교육과 함께 인지행동 치료와 교육을 하는 곳은 한림대성심병원밖에 없다"고 했다.
아이캔 프로젝트 참가자는 병원을 방문해 첫 검진을 받고 첫번째 6개월 과정엔 워밍업으로 심리상담만 진행한다. 이때 영양분야는 교육자료로 수시 제공된다. 이후 두번째 6개월 과정부터 소아 비만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강화 3회, 영양관리 및 인지행동 치료 2회를 실시한다.
박 교수는 “아이캔 프로젝트에서 동기부여 강화 상담은 물론, 체력측정과 영양상담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상품권과 같은 선물도 준비해 제공하며 참여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캔 프로젝트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엔 '영양분야'도 포함돼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이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고 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영양사가 직접 상담을 진행한다. 박 교수는 "6개월에 한 번씩 면담을 통해 영양분야 평가 후 부모와 아이에게 그 결과를 분석해 준다"며 "영양 분야 교육 자료는 온라인으로 수시 제공한다"고 했다.
아이캔 프로젝트 영양분야 신경섭 연구원은 "아이들이 매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식사일기를 기록하도록 하고 있고, 그 기록을 토대로 6개월에 한번 피드백을 주고 있다"며 "동기부여 및 인지행동강화 상담을 영양상담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병원에서 만난 소아 비만 환자들은, 대부분 부모의 권유나 강제로 끌려오다시피 해, 비자발적으로 비만 치료를 받게 된 아이들이었지만 상담을 통해 '의지'를 갖고 변화하려 하고 있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참여하게 됐다는 초등학교 6학년 A양은 "잘 시작한 것 같다"며 "프로그램에서 보내주는 자료를 보고 식습관을 짜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오늘 영양사 선생님이 탄수화물을 줄이고,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으니 음식을 먹을 때 한번씩 맛만 보자는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며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빠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중학교 1학년 B군은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 등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B군은 "오늘 상담에선 영양사 선생님이 아침식사를 꼭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식사 메뉴에 신경쓰게 돼 건강한 내가 되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전했다.
B군의 아버지도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아이캔 프로젝트를 통해 고도비만 아동-청소년에게 체중 관리 중재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제는 각 지역사회에 '소아 비만 관리 모델'이 뿌리내리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비만은 심리적-신체적 질병을 야기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만큼 개인의 건강 문제로 치부해선 안된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건소와 학교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비만 환자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을 박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 치료제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이 딸릴 정도로 수요가 많다. 비만은 21세기 최대의 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청소년들도 괴롭히는 비만. 전문가는 소아 청소년 비만 환자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소아비만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질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심리적인 문제 뿐 아니라 당뇨병-고혈압 등 신체적 질병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아이들은 의지가 약한 만큼, 체중 관리에 있어 올바른 지식과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가 든든한 지원군이 돼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같은 생각에 2016년부터'아이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캔(ICAAN: Intervention for Childhood and Adolescent obesity via Activity and Nutrition) 프로젝트는 증가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 비만 관리를 위해 질병관리청에서 발주한 연구과제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박경희 교수가 연구총괄책임자로 연세대 김윤명 교수, 경희대 임현정 교수가 세부 책임자로 함께 기획한 고도비만 소아청소년 생활습관 및 행동교정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고도비만 중재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청소년 체중조절의 효과를 검증한다. 참여 대상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만 10~14세) 중증도 이상의 비만이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다. 성장기인 아이들은 성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성별과 연령에 따른 성장곡선 도표를 이용해 백분위로 비만을 진단한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아이들은 일반군 또는 중재강화군에 무작위로 배정되며, 총 1년 6개월의 프로젝트 기간 중 6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주기적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또 개인별 의사 및 전문가 상담 및 앱과 SNS를 활용한 교육을 받게 된다. 중재강화군의 경우엔 비대면 화상 운동교육(그룹)과 화상 동기강화상담(개인)이 추가로 진행된다.
박 교수는 "검진을 위해 처음으로 병원에 방문한 이후 6개월마다 3번 더 방문해 검사 및 상담을 진행한다"며 "12개월은 중재 참여시기이고 6개월은 유지기"라고 설명했다.
줌-온라인 플랫폼 활용...시공간 제약 탈피
2016년 시작한 아이캔 프로젝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실시간 화상 채팅 프로그램인 '줌'을 활용하게 됐다. 온라인으로 심리 상담과 운동 수업을 실시하자 부모와 프로젝트 참가자의 참여도가 훨씬 높아졌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면 및 그룹 활동이 어려워져 피치 못하게 시행하게 됐는데 참가자들이 의외로 온라인 방식을 더 선호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비만'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꺼려 부모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또 소아 특성상 부모와 함께 방문해야 하는데 병원 진료 시간을 함께 맞춰 방문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았지만, 줌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했을 때 참가자들의 참여도와 선호도가 높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의료진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이캔 프로젝트에선 운동처방사와 영양사가 줌으로 본인의 체육관이나 집에서 운동수업과 영양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동기강화'로 올바른 습관 형성이 중요
박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이 올바른 생활 습관을 형성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선 '의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양상담과 운동수업 외에도 '동기강화' 상담 프로그램을 병행해 아이들이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습관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아이들에게는 강요보다는 올바르게 습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동기강화와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며 "영양 교육과 함께 인지행동 치료와 교육을 하는 곳은 한림대성심병원밖에 없다"고 했다.
아이캔 프로젝트 참가자는 병원을 방문해 첫 검진을 받고 첫번째 6개월 과정엔 워밍업으로 심리상담만 진행한다. 이때 영양분야는 교육자료로 수시 제공된다. 이후 두번째 6개월 과정부터 소아 비만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강화 3회, 영양관리 및 인지행동 치료 2회를 실시한다.
박 교수는 “아이캔 프로젝트에서 동기부여 강화 상담은 물론, 체력측정과 영양상담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상품권과 같은 선물도 준비해 제공하며 참여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캔 프로젝트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엔 '영양분야'도 포함돼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이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고 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영양사가 직접 상담을 진행한다. 박 교수는 "6개월에 한 번씩 면담을 통해 영양분야 평가 후 부모와 아이에게 그 결과를 분석해 준다"며 "영양 분야 교육 자료는 온라인으로 수시 제공한다"고 했다.
아이캔 프로젝트 영양분야 신경섭 연구원은 "아이들이 매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식사일기를 기록하도록 하고 있고, 그 기록을 토대로 6개월에 한번 피드백을 주고 있다"며 "동기부여 및 인지행동강화 상담을 영양상담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병원에서 만난 소아 비만 환자들은, 대부분 부모의 권유나 강제로 끌려오다시피 해, 비자발적으로 비만 치료를 받게 된 아이들이었지만 상담을 통해 '의지'를 갖고 변화하려 하고 있었다.
엄마 손에 이끌려 참여하게 됐다는 초등학교 6학년 A양은 "잘 시작한 것 같다"며 "프로그램에서 보내주는 자료를 보고 식습관을 짜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오늘 영양사 선생님이 탄수화물을 줄이고,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으니 음식을 먹을 때 한번씩 맛만 보자는 생각을 하라고 하셨다"며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빠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중학교 1학년 B군은 "꾸준한 운동과 식습관 조절 등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B군은 "오늘 상담에선 영양사 선생님이 아침식사를 꼭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식사 메뉴에 신경쓰게 돼 건강한 내가 되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전했다.
B군의 아버지도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아이캔 프로젝트를 통해 고도비만 아동-청소년에게 체중 관리 중재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제는 각 지역사회에 '소아 비만 관리 모델'이 뿌리내리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비만은 심리적-신체적 질병을 야기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만큼 개인의 건강 문제로 치부해선 안된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건소와 학교 등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비만 환자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을 박 교수는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