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약제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약제의 장기간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신기능 저하 및 골밀도 감소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동반질환 모니터링’이다.
현재 만성 B형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환자는 B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이하 HBV)를 지속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평생 치료제 복용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신체 기능 약화 등을 고려해 치료 과정에서 뼈와 신장에 대한 동반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대한간학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만성 B형간염 환자 2명 중 1명은 만성 신장질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골다공증 중 하나 이상의 동반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만성 신장질환 보유 확률이 1.42배, 골다공증 및 관련 골절 보유 확률은 1.09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성 B형간염 치료에는 주로 내성 발현의 위험이 적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에는 테노포비어DF, 테노포비어AF,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이 있는데, 대한간학회는 아데포비어나 테노포비어DF를 장기간 투여할 시 신기능 저하 및 골밀도 감소가 유발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기저에 신기능 이상 또는 골대사 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의 경우, 또는 치료 중 악화를 보이는 경우 적절한 약제 선택과 신기능 및 골밀도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
약업닷컴은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창욱 교수를 직접 만나 만성 B형 간염환자의 주기적인 신기능 및 골밀도 모니터링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19일 김 교수의 진료실에서 진행됐다.
Q. 만성 B형간염의 증상과 위험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만성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간이 굳는 간경화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간경변의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복수가 차거나, 정맥류 출혈, 복막염, 간성뇌증, 간암 등이 있다. 여러 통계에 따르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1년에 3~5%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간경변증이 진행된 환자들은 1년에 1~2%가 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만성 B형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Q.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만성 B형간염의 치료는 일단 감염의 경로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B형간염 산모로부터 출산하는 아이에게 B형간염이 전염되는 수직감염이 많았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의학적 방법을 통해 이런 수직감염은 거의 예방되고 있고, 성인들 중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 항체가 없는 환자들이 B형간염 환자의 혈액에 노출되어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감염이 되어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한 환자들이라면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증식해 염증을 유발하는 활동성 B형간염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제제 복용을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는 치료를 하고 있다. 1998년도에 라미부딘이라는 항바이러스 약제의 첫 출시부터 30년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많은 항바이러스 제제의 발전이 이뤄져 왔고,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병의 진행을 막고 있다.
Q.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있어 동반질환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게 최신의 치료법인데, 그러다 보니 약을 잠깐만 먹는 것이 아니고 거의 평생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많다. 여기서 환자들이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합병증들을 잘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만성 B형간염은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골다공증, 만성 신부전 등의 질환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이런 만성 질환에 잘 노출된다. 또 장기간 약제를 복용하다 보니 약제에 의한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안전성이 확인된 약제를 통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일부 약제서는 콩팥 기능을 저하하거나 골다공증, 골감소증을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치료 옵션이 부족했을 때는 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이 간경화로 진행됐고, 간경화의 합병증으로 40~50대에 사망하거나 또 간암이 발생해 50~60대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들의 수명이 길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생명을 계속 유지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이가 듦에 따라 생기는 만성질환을 많이 앓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바이러스의 억제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중요해졌다. 따라서 이러한 동반질환의 관리를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항바이러스 제제 복용과 연관돼 생기는 콩팥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로 인한 골다공증, 골감소증과 같은 주요한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예방하고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Q. 콩팥 기능과 골밀도는 어떤 검사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간 기능과 콩팥 기능을 검사한다. 콩팥 기능 같은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체크할 수 있다. 크레아티닌(Creatinine)이라는 혈액 검사 항목이 있는데, 콩팥에 삼투된 크레아티닌 수치를 계산해 콩팥 기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보통 6개월에 한 번 혈액 검사를 해서 콩팥 기능의 저하가 없는지 체크한다.
골밀도의 경우, 진단 당시부터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골밀도 검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만성 B형간염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라면 베이스라인으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처음부터 골밀도가 감소해 있는 환자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비교적 골밀도 감소 합병증의 위험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첫 골밀도 검사에서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약을 복용하면서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시작 후 적어도 1년 차에는 골밀도 추적 검사를 해서 변화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에 추적 검사를 통해 급격한 골밀도 감소나 골다공증이 발생했다면 이러한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는 약제로 교체가 필요하다.
골밀도 모니터링은 일반적으로 특수한 엑스레이 검사를 활용하지만 혈액 검사에서도 칼슘이나 인(Phosphorus) 수치를 통해 위험인자를 인지할 수 있다. 인 수치가 떨어지면 골밀도 감소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때 약제 교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 검사 때마다 크레아티닌, 칼슘, 인 수치의 검사를 통해 주요한 합병증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들을 미리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겠다.
Q. 동반질환 모니터링을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혈액 검사는 6개월에 한 번씩 간 기능을 체크하면서 같이 모니터링하고 비용도 많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골밀도 검사의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검사 빈도가 잦지 않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아닐 것이다. 비용 면에서도 특정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급여가 인정되기도 한다.
Q.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 제제 중 콩팥 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 등의 합병증을 덜 발생시키거나 개선시키는 약제가 따로 있는 것인지?
그렇다. 약 30년에 걸쳐 항바이러스 치료 약제들이 많은 발전을 하면서 장기 복용으로 인한 문제들을 개선한 약제들이 개발됐다. 대표적인 약제로 TAF 제제가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1차 치료제로 TAF나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을 권고하고, 또 이런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에게 TAF나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의 약제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Q. 어떤 경우에 개선된 약제로 교체할 수 있는 것인지?
기존 약제를 지속해서 복용하는 환자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교체 사유에 해당하면 급여로 약제를 교체하고 있다. 교체 사유로는 골다공증이 발생하거나, 사구체 여과율이라는 콩팥 기능 수치가 60 미만이거나, 혈액 검사에서 인(Phosphorus) 수치가 2.5 미만인 경우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진료 가이드라인도 마찬가지로 환자가 콩팥 기능이 저하되거나, 골감소증이 있거나, 인 수치가 떨어질 경우 개선된 약제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한다.
실제로 국내 환자들도 포함된 국제 임상 시험에서도 기존 약제인 TDF에서 TAF로 교체하는 연구들이 시행됐고, 약제 교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입증됐다. 기존 약제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콩팥 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와 같은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가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교체 처방 조건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으로 약제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약제를 오랫동안 복용을 해야 하다 보니 약을 매일 챙겨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그런데 C형간염처럼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복용하는 이 약이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챙겨 먹는 것 같이 일종의 만성 질환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이 알약 하나가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약을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거지, 간을 무조건으로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약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일상에는 간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이 많다. 특히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이미 간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기 때문에, 다른 추가적인 손상이 올 경우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요즘은 지방간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만성 B형간염 환자분들이 열심히 항바이러스제를 챙겨 먹음에도 간의 염증 수치가 좋아지지 않고 나중에는 간경화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만성 B형간염이 아니라 지방간이나 술이 원인이 돼서 진행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B형간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과거에 간이 손상된 상태기 때문에 다른 위험인자에 더 취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약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약 먹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 외에도 간을 보호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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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약제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약제의 장기간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신기능 저하 및 골밀도 감소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동반질환 모니터링’이다.
현재 만성 B형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환자는 B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이하 HBV)를 지속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평생 치료제 복용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신체 기능 약화 등을 고려해 치료 과정에서 뼈와 신장에 대한 동반질환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대한간학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만성 B형간염 환자 2명 중 1명은 만성 신장질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골다공증 중 하나 이상의 동반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만성 신장질환 보유 확률이 1.42배, 골다공증 및 관련 골절 보유 확률은 1.09배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성 B형간염 치료에는 주로 내성 발현의 위험이 적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된다.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에는 테노포비어DF, 테노포비어AF,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이 있는데, 대한간학회는 아데포비어나 테노포비어DF를 장기간 투여할 시 신기능 저하 및 골밀도 감소가 유발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기저에 신기능 이상 또는 골대사 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의 경우, 또는 치료 중 악화를 보이는 경우 적절한 약제 선택과 신기능 및 골밀도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
약업닷컴은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창욱 교수를 직접 만나 만성 B형 간염환자의 주기적인 신기능 및 골밀도 모니터링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19일 김 교수의 진료실에서 진행됐다.
Q. 만성 B형간염의 증상과 위험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만성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바이러스가 간에 염증을 일으키고,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간이 굳는 간경화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간경변의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복수가 차거나, 정맥류 출혈, 복막염, 간성뇌증, 간암 등이 있다. 여러 통계에 따르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1년에 3~5%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고, 간경변증이 진행된 환자들은 1년에 1~2%가 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만성 B형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Q.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만성 B형간염의 치료는 일단 감염의 경로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B형간염 산모로부터 출산하는 아이에게 B형간염이 전염되는 수직감염이 많았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의학적 방법을 통해 이런 수직감염은 거의 예방되고 있고, 성인들 중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 항체가 없는 환자들이 B형간염 환자의 혈액에 노출되어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감염이 되어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한 환자들이라면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증식해 염증을 유발하는 활동성 B형간염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제제 복용을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는 치료를 하고 있다. 1998년도에 라미부딘이라는 항바이러스 약제의 첫 출시부터 30년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많은 항바이러스 제제의 발전이 이뤄져 왔고,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병의 진행을 막고 있다.
Q. 만성 B형 간염 치료에 있어 동반질환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는 게 최신의 치료법인데, 그러다 보니 약을 잠깐만 먹는 것이 아니고 거의 평생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많다. 여기서 환자들이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합병증들을 잘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만성 B형간염은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골다공증, 만성 신부전 등의 질환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이 이런 만성 질환에 잘 노출된다. 또 장기간 약제를 복용하다 보니 약제에 의한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안전성이 확인된 약제를 통해 치료를 진행하지만, 일부 약제서는 콩팥 기능을 저하하거나 골다공증, 골감소증을 유발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 치료 옵션이 부족했을 때는 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이 간경화로 진행됐고, 간경화의 합병증으로 40~50대에 사망하거나 또 간암이 발생해 50~60대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환자들의 수명이 길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이 생명을 계속 유지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나이가 듦에 따라 생기는 만성질환을 많이 앓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 바이러스의 억제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과 더불어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중요해졌다. 따라서 이러한 동반질환의 관리를 위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항바이러스 제제 복용과 연관돼 생기는 콩팥 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로 인한 골다공증, 골감소증과 같은 주요한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예방하고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Q. 콩팥 기능과 골밀도는 어떤 검사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간 기능과 콩팥 기능을 검사한다. 콩팥 기능 같은 경우 혈액 검사를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체크할 수 있다. 크레아티닌(Creatinine)이라는 혈액 검사 항목이 있는데, 콩팥에 삼투된 크레아티닌 수치를 계산해 콩팥 기능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보통 6개월에 한 번 혈액 검사를 해서 콩팥 기능의 저하가 없는지 체크한다.
골밀도의 경우, 진단 당시부터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는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골밀도 검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만성 B형간염으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라면 베이스라인으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골밀도 검사를 통해 처음부터 골밀도가 감소해 있는 환자나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비교적 골밀도 감소 합병증의 위험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첫 골밀도 검사에서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약을 복용하면서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시작 후 적어도 1년 차에는 골밀도 추적 검사를 해서 변화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에 추적 검사를 통해 급격한 골밀도 감소나 골다공증이 발생했다면 이러한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는 약제로 교체가 필요하다.
골밀도 모니터링은 일반적으로 특수한 엑스레이 검사를 활용하지만 혈액 검사에서도 칼슘이나 인(Phosphorus) 수치를 통해 위험인자를 인지할 수 있다. 인 수치가 떨어지면 골밀도 감소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때 약제 교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 검사 때마다 크레아티닌, 칼슘, 인 수치의 검사를 통해 주요한 합병증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들을 미리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겠다.
Q. 동반질환 모니터링을 진행함에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혈액 검사는 6개월에 한 번씩 간 기능을 체크하면서 같이 모니터링하고 비용도 많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골밀도 검사의 경우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검사 빈도가 잦지 않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아닐 것이다. 비용 면에서도 특정 질환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급여가 인정되기도 한다.
Q.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 제제 중 콩팥 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 등의 합병증을 덜 발생시키거나 개선시키는 약제가 따로 있는 것인지?
그렇다. 약 30년에 걸쳐 항바이러스 치료 약제들이 많은 발전을 하면서 장기 복용으로 인한 문제들을 개선한 약제들이 개발됐다. 대표적인 약제로 TAF 제제가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1차 치료제로 TAF나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을 권고하고, 또 이런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에게 TAF나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의 약제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Q. 어떤 경우에 개선된 약제로 교체할 수 있는 것인지?
기존 약제를 지속해서 복용하는 환자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교체 사유에 해당하면 급여로 약제를 교체하고 있다. 교체 사유로는 골다공증이 발생하거나, 사구체 여과율이라는 콩팥 기능 수치가 60 미만이거나, 혈액 검사에서 인(Phosphorus) 수치가 2.5 미만인 경우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진료 가이드라인도 마찬가지로 환자가 콩팥 기능이 저하되거나, 골감소증이 있거나, 인 수치가 떨어질 경우 개선된 약제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한다.
실제로 국내 환자들도 포함된 국제 임상 시험에서도 기존 약제인 TDF에서 TAF로 교체하는 연구들이 시행됐고, 약제 교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이 입증됐다. 기존 약제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콩팥 기능 저하나 골밀도 감소와 같은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가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교체 처방 조건에 해당한다면 적극적으로 약제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약제를 오랫동안 복용을 해야 하다 보니 약을 매일 챙겨 먹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다. 그런데 C형간염처럼 B형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복용하는 이 약이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챙겨 먹는 것 같이 일종의 만성 질환을 조절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이 알약 하나가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약을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만성 B형간염 항바이러스제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거지, 간을 무조건으로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약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일상에는 간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들이 많다. 특히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이미 간이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기 때문에, 다른 추가적인 손상이 올 경우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요즘은 지방간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제 만성 B형간염 환자분들이 열심히 항바이러스제를 챙겨 먹음에도 간의 염증 수치가 좋아지지 않고 나중에는 간경화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만성 B형간염이 아니라 지방간이나 술이 원인이 돼서 진행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 B형간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과거에 간이 손상된 상태기 때문에 다른 위험인자에 더 취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약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약 먹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 외에도 간을 보호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