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올게”
“다녀왔습니다”
일상의 단어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선 상당한 울림이 느껴지는 말이다.
영화는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이킬 수 없는 재해와 사고로 떠난 소중한 이들로부터 유가족이 가장 듣고 싶을 말인 “다녀올게”와 “다녀왔습니다”를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려주며 황망함을 위로한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 이호준 센터장도 모든 군인들이 성스러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1년 365일 24시간 완벽한 응급환자 지원태세를 유지한다.
약업닷컴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을 의학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완벽한 후송 작전을 지휘하는 이 센터장을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모든 군 장병들의 무한한 신뢰 속에 불철주야 그들을 지키는 이 센터장은 매일매일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소중한 가족을 경외하고 경외하오며, 삼가 돌려드리옵나이다.”
Q. 의료종합상황센터의 역사 및 역할에 대해 소개 바란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는 2007년 국군수도병원 응급환자지원센터로부터 시작해 2015년 현재의 명칭인 의료종합상황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의료종합상황센터에는 군 의료진과 의무요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며, 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 처치 및 후송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환자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 응급처치와 후송을 지원하는 ‘응급환자지원팀’과 격오지 부대 장병들의 진료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원격진료팀’, 민간병원 위탁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며 보호자와 환자를 지원하는 ‘위탁환자관리팀’ 등 총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응급환자 발생 시 신고 접수로부터 응급의학과 군의관에 의한 영상 의료지도, 최적의 후송수단 · 후송로·후송지 판단 등 One-Stop 응급환자지원으로 환자의 골든아워를 확보한다.
응급환자 발생 현장에서 군 응급환자 신고 APP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센터에 상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영상을 통한 응급처치 지도는 물론 병원 도착 시까지 전 후송 과정을 통제하고 지원한다.
또 최신예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을 기반으로 개발한 의무후송전용헬기를 전력화·운영하는 의무후송항공대를 통제해 전·후방 각지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있다. 춘천, 포천, 용인, 양구 등 각 지역을 거점으로 24시간 임무수행 대기 중인 의무후송전용헬기는 응급의학과 군의관과 응급구조사가 탑승해 헬기 내 장착된 응급의료장비(EMS Kit)를 활용, 환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동안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는 군 응급의료헬기다.
헬기 내 응급의료장비는 들것지원장치와 환자관찰장치, 정맥주입기, 심실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와 외상·골절·화상 등의 처치가 가능한 구급장비들이갖춰져 있다. 이외에도 자동비행조종장치, 디지털전자지도, 전방관측적외선장비, 위성관성항법장치 등 최첨단 장비 및 호이스트가 있어 주·야간 지형과 기상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환자를 구조 및 후송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는 민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군 환자들을 위한 위탁환자관리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위탁환자관리팀은 환자가 입원 중인 민간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보호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의학적 설명 및 향후 치료계획에 대한 조언과 치료비 지원, 보훈 신청 등 각종 행정 절차를 안내한다.
Q. 센터 특성 상 24시간 늘 바쁠 것 같은데 특별히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의료종합상황센터는 군 응급환자지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24시간 365일 완벽한 응급환자지원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응급환자 접수 시점에서부터 지원을 시작해 최선의 후송경로와 후송지, 후송수단을 결정하고, 민간병원에서 위탁진료 중인 환자 관리 및 현장 지원까지 수행하며 사각지대에 놓인 단 한 명의 환자도 없도록 완벽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외상외과 의사로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수술할 기회가 줄어든 것은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의료종합상황센터장으로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을 의학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하고, 병원 전 단계에서부터 병원까지 완벽한 후송 작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휘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도 큰 사명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의료종합상황센터로 신고 접수 후 신속한 판단과 적시적 의무항공후송으로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해 치료받고 회복 중인 환자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Q. 미국에서 의대를 다니다 군복무를 위해 귀국 후 육군에 입대해 군의관이 됐다. 다른 의사들과 남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의예과 재학 중 귀국했다. 미국에서는 외국인 신분으로 장학금 수급과 학비 감면이 어려웠고 당시 집안 사정이 어려워 휴학 후 비교적 학비가 저렴한 국내 대학 입시를 위해 다시 공부했다. 2003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 의사로의 길을 시작했다.
의대생 시절 들은 고 이태석 신부(인제의대 3기 졸업)의 특강이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당시 신부께서는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사는 경쟁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에 와보니 날개가 달린 것 같은 자유로움을 얻었다’고 말씀하셨다. 그 천사같이 해맑던 미소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또 ‘후배들이 외과 의사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남겼다. 그 뜻에 따라 의대 졸업 후 모교인 일산백병원에서 인턴 및 외과 전공의 수련을 마쳤고, 2014년 군의관으로 임관해 첫 부임지로 28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근무하게 됐다. 수백 명의 신병들이 입소하는 신병교육대대의 특성상 군의관 1명이 하루에 많게는 100명 가까이 진료를 봐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민간에서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해서 찾아오는 것과 달리, 군 내에서 내게 찾아오는 장병 환자들은 모두가 내 도움이 간절한 환자라는 것을 깨 달았다. 단순히 의무복무로 3년2개월 간 스쳐 보낼 수 있는 군 복무 경험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운 의료 환경에 놓여 있는 군 환자들이 있는 군대야말로 의사의 손길이 간절한 곳이며 저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Q. 2019년 절단 위기의 팔 봉합수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상황과 현재 그 환자의 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다.
당시 환자는 후진하던 유조차와 뒤에 있던 차량 간 충돌을 막으려다 사고를 당했다. 두 차량 사이에 팔이 끼여 뼈, 근육, 혈관이 모두 절단된 심각한 상태였다. 다행히 소속 부대 군의관 진원영용 대위가 과다 출혈을 막기 위해 겨드랑이 바로 아래 지혈대를 적용해 쇼크를 예방하고, 의무후송전용헬기를 통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했다. 사고 발생 1시간 이내 응급처치와 후송이 모범적으로 진행된 사례였다.
처음 수술을 위해 상태를 확인했을 때는 팔의 근육과 부서진 뼈, 혈관이 서로 짓이겨져 혈관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환자가 젊고 건강했으며, 완벽한 초기 처치와 신속한 후송으로 수술 중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함께 수술을 집도한 문기호 중령이 구획증후군 예방을 위해 아래팔에 넣은 절개 부위로 건강한 상태의 혈관을 찾았고, 그 혈관을 잡고 거꾸로 추적해 올라가 절개된 혈관의 끝단을 결국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절단된 원위부의 팔이 썩지 않도록 일시적인 혈관 개통이 필요했고, 고심 끝에 수액줄을 활용해 절단된 동맥 1개와 정맥 2개에 혈액을 개통시켰다. 이것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방식이었기에 화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혈관외과 정홍성 대위, 정형외과 문기호 중령과 함께 12시간의 장시간의 합동 수술을 진행했고, 그 결과 환자의 팔을 살릴 수 있었다. 이후 2차로 문기호 중령이 자가 근육 이식 수술을 통해 이두박근의 기능을 되살렸고, 환자는 현재 팔을 안으로 굽히고 글씨를 쓰는 것이 가능한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월터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단기 목표는 의료종합상황센터장으로 임무수행하며 군 의무후송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국군수도병원과 의무사령부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미국의 월터리드 군 병원과 같이 모든 군 장병과 국민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군 의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다.
“다녀올게”
“다녀왔습니다”
일상의 단어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선 상당한 울림이 느껴지는 말이다.
영화는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이킬 수 없는 재해와 사고로 떠난 소중한 이들로부터 유가족이 가장 듣고 싶을 말인 “다녀올게”와 “다녀왔습니다”를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려주며 황망함을 위로한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 이호준 센터장도 모든 군인들이 성스러운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1년 365일 24시간 완벽한 응급환자 지원태세를 유지한다.
약업닷컴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을 의학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완벽한 후송 작전을 지휘하는 이 센터장을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모든 군 장병들의 무한한 신뢰 속에 불철주야 그들을 지키는 이 센터장은 매일매일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소중한 가족을 경외하고 경외하오며, 삼가 돌려드리옵나이다.”
Q. 의료종합상황센터의 역사 및 역할에 대해 소개 바란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는 2007년 국군수도병원 응급환자지원센터로부터 시작해 2015년 현재의 명칭인 의료종합상황센터로 확대 개편됐다. 의료종합상황센터에는 군 의료진과 의무요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며, 군내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 처치 및 후송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환자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 응급처치와 후송을 지원하는 ‘응급환자지원팀’과 격오지 부대 장병들의 진료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원격진료팀’, 민간병원 위탁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며 보호자와 환자를 지원하는 ‘위탁환자관리팀’ 등 총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응급환자 발생 시 신고 접수로부터 응급의학과 군의관에 의한 영상 의료지도, 최적의 후송수단 · 후송로·후송지 판단 등 One-Stop 응급환자지원으로 환자의 골든아워를 확보한다.
응급환자 발생 현장에서 군 응급환자 신고 APP으로 신고가 접수되면 센터에 상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영상을 통한 응급처치 지도는 물론 병원 도착 시까지 전 후송 과정을 통제하고 지원한다.
또 최신예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을 기반으로 개발한 의무후송전용헬기를 전력화·운영하는 의무후송항공대를 통제해 전·후방 각지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있다. 춘천, 포천, 용인, 양구 등 각 지역을 거점으로 24시간 임무수행 대기 중인 의무후송전용헬기는 응급의학과 군의관과 응급구조사가 탑승해 헬기 내 장착된 응급의료장비(EMS Kit)를 활용, 환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동안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는 군 응급의료헬기다.
헬기 내 응급의료장비는 들것지원장치와 환자관찰장치, 정맥주입기, 심실제세동기,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와 외상·골절·화상 등의 처치가 가능한 구급장비들이갖춰져 있다. 이외에도 자동비행조종장치, 디지털전자지도, 전방관측적외선장비, 위성관성항법장치 등 최첨단 장비 및 호이스트가 있어 주·야간 지형과 기상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환자를 구조 및 후송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는 민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군 환자들을 위한 위탁환자관리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위탁환자관리팀은 환자가 입원 중인 민간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보호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의학적 설명 및 향후 치료계획에 대한 조언과 치료비 지원, 보훈 신청 등 각종 행정 절차를 안내한다.
Q. 센터 특성 상 24시간 늘 바쁠 것 같은데 특별히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의료종합상황센터는 군 응급환자지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24시간 365일 완벽한 응급환자지원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응급환자 접수 시점에서부터 지원을 시작해 최선의 후송경로와 후송지, 후송수단을 결정하고, 민간병원에서 위탁진료 중인 환자 관리 및 현장 지원까지 수행하며 사각지대에 놓인 단 한 명의 환자도 없도록 완벽한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외상외과 의사로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수술할 기회가 줄어든 것은 분명히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의료종합상황센터장으로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을 의학적으로 신속하게 판단하고, 병원 전 단계에서부터 병원까지 완벽한 후송 작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휘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도 큰 사명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의료종합상황센터로 신고 접수 후 신속한 판단과 적시적 의무항공후송으로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해 치료받고 회복 중인 환자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Q. 미국에서 의대를 다니다 군복무를 위해 귀국 후 육군에 입대해 군의관이 됐다. 다른 의사들과 남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의예과 재학 중 귀국했다. 미국에서는 외국인 신분으로 장학금 수급과 학비 감면이 어려웠고 당시 집안 사정이 어려워 휴학 후 비교적 학비가 저렴한 국내 대학 입시를 위해 다시 공부했다. 2003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 의사로의 길을 시작했다.
의대생 시절 들은 고 이태석 신부(인제의대 3기 졸업)의 특강이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당시 신부께서는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사는 경쟁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에 와보니 날개가 달린 것 같은 자유로움을 얻었다’고 말씀하셨다. 그 천사같이 해맑던 미소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또 ‘후배들이 외과 의사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남겼다. 그 뜻에 따라 의대 졸업 후 모교인 일산백병원에서 인턴 및 외과 전공의 수련을 마쳤고, 2014년 군의관으로 임관해 첫 부임지로 28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근무하게 됐다. 수백 명의 신병들이 입소하는 신병교육대대의 특성상 군의관 1명이 하루에 많게는 100명 가까이 진료를 봐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민간에서는 환자가 의사를 선택해서 찾아오는 것과 달리, 군 내에서 내게 찾아오는 장병 환자들은 모두가 내 도움이 간절한 환자라는 것을 깨 달았다. 단순히 의무복무로 3년2개월 간 스쳐 보낼 수 있는 군 복무 경험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운 의료 환경에 놓여 있는 군 환자들이 있는 군대야말로 의사의 손길이 간절한 곳이며 저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Q. 2019년 절단 위기의 팔 봉합수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상황과 현재 그 환자의 상태는 어떤지 궁금하다.
당시 환자는 후진하던 유조차와 뒤에 있던 차량 간 충돌을 막으려다 사고를 당했다. 두 차량 사이에 팔이 끼여 뼈, 근육, 혈관이 모두 절단된 심각한 상태였다. 다행히 소속 부대 군의관 진원영용 대위가 과다 출혈을 막기 위해 겨드랑이 바로 아래 지혈대를 적용해 쇼크를 예방하고, 의무후송전용헬기를 통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했다. 사고 발생 1시간 이내 응급처치와 후송이 모범적으로 진행된 사례였다.
처음 수술을 위해 상태를 확인했을 때는 팔의 근육과 부서진 뼈, 혈관이 서로 짓이겨져 혈관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환자가 젊고 건강했으며, 완벽한 초기 처치와 신속한 후송으로 수술 중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함께 수술을 집도한 문기호 중령이 구획증후군 예방을 위해 아래팔에 넣은 절개 부위로 건강한 상태의 혈관을 찾았고, 그 혈관을 잡고 거꾸로 추적해 올라가 절개된 혈관의 끝단을 결국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절단된 원위부의 팔이 썩지 않도록 일시적인 혈관 개통이 필요했고, 고심 끝에 수액줄을 활용해 절단된 동맥 1개와 정맥 2개에 혈액을 개통시켰다. 이것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방식이었기에 화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혈관외과 정홍성 대위, 정형외과 문기호 중령과 함께 12시간의 장시간의 합동 수술을 진행했고, 그 결과 환자의 팔을 살릴 수 있었다. 이후 2차로 문기호 중령이 자가 근육 이식 수술을 통해 이두박근의 기능을 되살렸고, 환자는 현재 팔을 안으로 굽히고 글씨를 쓰는 것이 가능한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있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월터리드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단기 목표는 의료종합상황센터장으로 임무수행하며 군 의무후송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국군수도병원과 의무사령부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미국의 월터리드 군 병원과 같이 모든 군 장병과 국민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군 의료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