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혈우병 환자에 있어 신체활동은 필수"
유철주 교수, "8인자 제제 통한 예방요법으로 출혈 위험 낮춰 생활할 수 있어"
입력 2023.04.24 06:00 수정 2023.04.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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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환자에 있어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은 근력과 유연성을 개선하고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는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

유철주 연세대학교 소아과 교수

유철주 연세대학교 소아과 교수는 혈우병 환자에게 있어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혈우병 환자들은 한번 출혈이 일어나면 지혈이 어렵다는 우려 때문에 신체활동을 꺼려한다. 이로 인해 혈우병 환자들의 비만율이 높다. 비만은 관절염의 증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심질환의 원인을 제공하고 삶의 질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발표된 2020 WFH(World Fedration of Hemophilia, 세계혈우연맹) 가이드라인에선 중증 혈우병 환자에게 주기적인 응고인자 혹은 지혈 제제를 투여하는 ‘예방요법(유지요법)’을 통해 안전한 신체활동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8인자 제제를 통한 일상적 예방요법은 환자들의 개인 맞춤형 PK 검사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 개개인의 신체활동에 필요한 응고인자 레벨에 맞춰 환자가 보다 자신감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약업닷컴은 최근 유철주 교수를 만나  혈우병 환자들에게 있어 신체활동의 중요성과 개별 맞춤형 8인자 예방요법의 가치와 의의에 대해 들어봤다.

Q. 혈우병 환자에게 있어 신체활동이나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학계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혈우병 환자들은 신체 활동 수준이 낮고, 신체활동을 피하다 보니 비만 및 대사질환 등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로도 혈우병 환자들의 비만율이 높다는 보고가 있고, 특히 중증 환자의 30%는 매우 낮은 정도의 신체활동만 하고 있어 비만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은 혈우병 환자들에게 관절염 증상을 악화시키고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며, 삶의 질을 저해한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혈우병 환자들이 심혈관 및 대사 질환, 신장 질환 및 암/악성종양과 같은 동반 질환을 앓고 있다.

세계혈우연맹(WFH)에서도 혈우병 환자들의 골밀도를 발달 및 유지시키는 ‘체중 부하(weight-bearing)’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혈우병 환자에게 있어서 신체 활동과 운동은 근력과 유연성을 개선하고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적절한 예방요법과 함께 규칙적인 신체 활동에 참여하면 비만을 포함한 각종 대사질환은 물론, 환자들의 정신건강,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Q. 환자들은 출혈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일상 속에서 출혈의 우려와 운동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나?
혈우병 환자는 신체 활동이나 운동 중 출혈에 대해 걱정할 수 있으나, 예방요법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환자 개개인마다 특성, 질병의 중증도, 관절의 상태, 체중, 생활패턴, 즐겨하는 운동의 종류와 빈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마다 필요한 응고 인자 레벨이 다르다. 각자의 임상적 특성을 반영해 개인별 가장 적합한 투약 용량과 일정을 결정하는 것이 성공적인 치료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  8인자 제제를 통한 개인 맞춤형 PK 검사 기반 일상적 예방요법은 개개인의 신체활동에 필요한 응고인자 레벨에 맞춰 환자가 보다 자신감 있게 운동할 수 있게 한다.

적절한 응고인자 레벨 상태에서 운동하게 되면 운동 중 출혈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환자 본인이 응고 인자 레벨을 모니터링하고 조절하면 혈우병 환자들도 출혈 위험을 낮춰 운동할 수 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혈우연맹(WFH)은 1994년 이후부터 중증 혈우병 환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응고인자를 투여해 자연 출혈을 예방하고 중증도를 개선하는 응고인자 예방요법을 권장해왔으며, 최근 발표된 2020 WFH 가이드라인에서도 예방요법을 더욱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응고인자의 예방요법은 관절병의 예방뿐만 아니라 기존에 관절병증이 있던 환자라도 주기적인 예방요법을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추천되고 있다.

Q. 만약 혈우병 환자가 운동 중 출혈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치해야 하나?
모든 운동에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나 예방요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출혈은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예방요법을 실시하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관절의 손상 및 출혈, 통증이 줄어들고 관절가동범위와 근력 신체적 기능과 전신적인 건강 상태가 호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불가피하게 출혈이 발생한다면, 그 이후 치료도 중요하다. 같은 관절에 반복적인 출혈이 일어나면 표적관절이 생기게 되고 결국에는 만성 관절염, 연골과 골단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혈액응고인자를 예방요법으로 치료하는 대다수의 혈우병 A 환우들은 출혈 발생 시 해당 혈액응고인자로 지혈을 한다. 비교적 최근 출시된 비혈액응고 약제도 예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완전히 출혈 예방이 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응고인자 제제를 보충해야 한다.

Q. 최근 보다 강력한 예방요법과 개별 맞춤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예방요법 및 출혈 치료에서 응고인자 8인자 제제의 역할과 의의는 무엇이라 보는지?
8인자 제제를 통한 일상적 예방요법은 환자들의 개인 맞춤형 PK 검사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 개개인의 신체활동에 필요한 응고인자 레벨에 맞춰 환자가 보다 자신감 있게 활동할 수 있게 한다.

또한 8인자 제제는 혈우병 A 환자를 위한 예방 요법뿐만 아니라 출혈 치료의 필수 요소인데, 혈액에서 결핍된 8인자를 대체해 출혈을 예방하거나 중지할 수 있으며, 응급상황에서도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비 혈액응고인자제제는 항체가 발생한 혈우병 환자에서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각 환자들의 활동과 관절 상태 등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예방요법으로 사용해도 추가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해야 한다.

Q. 국내 8인자 제제로 치료하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환자, 보건당국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내 혈우병 치료는 20~30년 전과 비교해서 획기적으로 발전해왔다. 새로운 약제의 개발, 의료보험 급여의 확대, 혈우병 치료에 대한 교육과 소통, 일반인에 대한 인식 개선 등에서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다. 이러한 개선은 의료진과 제약 관계자의 노력과 더불어 환자와 보호자의 역할이 컸다.  

다만 아직까지도 외국 환자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혈우병 치료약 사용이나 의료보험 급여에도 제한되는 부분이 많아서 반복되는 관절 출혈 혹은 중증 출혈로 인한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여타 경제적으로 비슷한 나라의 실정과 비교해 창피한 수준이다.

보건당국은 혈우병 전문 치료센터 설립 및 지원과 함께 치료 약제의 충분한 처방이 원활할 수 있도록 의료보험 급여 확대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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