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확실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우울증은 우울증상이 2주 이상 오래가며, 입맛이 없고 잠을 못 잘 정도로 식욕과 수면 문제가 심각하다. 스스로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매우 견디기 힘들어 하며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환각과 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자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와 반면 치료율은 낮은 이유, 치료법 및 예방법 등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와 이야기 나눴다.
우울증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진단방법과 진단기준은 어떻게 되는지요.
단순히 스트레스 하나 만으로 주요 우울증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대처방식이나 적응력, 심리적 대처능력, 개인의 취약한 소인, 인지적 수용의 정도, 생물학적, 신경 해부학적, 심리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끼쳐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생물학적인 요인으로는 널리 알려진 대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등이 관여하며 면역계, 내분비계의 변화들도 우울증과 관련 있습니다. 유전적 성향도 있으나 유전적 소인으로 전달돼 발현되기까지는 또 다양한 요인들이 필요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릅니다. 우울 증상의 경우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 기분, 흥미 상실, 불면이나 과수면 등 수면의 장애, 식욕변화, 다양한 신체증상, 정신운동지체 또는 초조, 집중력 저하, 무가치감, 죄책감, 자살 사고 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교, 직장, 사회 생활에서 심각한 기능 장해를 보인다면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모든 증상들이 항상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사람에 따라서 증상의 종류도 다르고 심한 정도 역시 다 다릅니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의심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진료 시 전문의와 면밀한 면담을 통해 우울증상을 확인하고 진단을 하며 각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 우울증 유병률 1위이지만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 최저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통계를 보면 2021년 한국의 자살률은 26.0명입니다. 인구 10만 명당 한 해 26명이 자살했다는 의미인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근 20년째 1위입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은 11.3명이에요.
한국이 OECD에서 1등 하는 게 또 있어요. 우울증 유병률입니다. 2021년 OECD 평균은 30%인데 한국은 36.8%이거든요.
반면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저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어요. 이는 결국 우울증에 대한 인식 부족,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편견, 내 마음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걸 인정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오해하는 데에서 비롯하는 것 같아요.
우리 나라는 각 개인에게 요구하는 바가 많고,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은 사회입니다.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성취를 중요시하고 능력주의 위주로 형성된 사회 문화가 잦은 실패와 좌절을 겪게 하는 거죠. 여기에 아직까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이나,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코로나 블루 등으로 정신의학적 문제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불안, 우울 증세로 진료를 보는 환자가 최근 늘고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이 많이 낮아진 건강한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항우울제 처방제한이 우울증 치료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으로 진단하고 환자 증상에 맞는 약물치료를 해야 하며 정신치료도 병행돼야 합니다.
단순히 항우울제 처방하는 것만으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서도 선진국에서는 항우울제 처방이 남용되거나, 우울증이 아닌데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 방법을 알려주세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약물치료는 세로토닌 수용체의 변화를 가져와 세로토닌 수치를 회복하는 항우울제를,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에서는 항정신병 약물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꾸준한 복약과 상담이 필수입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너무 빨리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로 우울증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6개월 정도는 약물 치료를 계속해야 재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약물을 장기간 사용해도 신체에 특별한 위험성은 없습니다. 중독성도 거의 없습니다.
정신치료는 면담 형식으로 이뤄지며 지지적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이 현 건강보험체계에서 일반상담기록으로 변경돼 적용 중입니다.
비약물적 치료로 TMS, deep brain stimulation 등 자기장을 이용한 활성화, 광치료 등이 있으며 심한 우울증에서는 뇌전기자극치료(ECT)도 사용합니다.
원칙적으로 면담을 통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데 자살사고가 심하거나 정신증상이 동반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의 경우 입원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국내에도 우울증 디지털치료제가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울증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나요? 또 우울증 위험이 더 높은 직종이나 근무환경이 있나요?
우울증 치료에서 인지행동치료처럼 프로토콜이 적용될 수 있는 경우 디지털치료제의 근거가 될 수는 있겠으나 아직은 임상적으로 통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향후 여러 치료법 중 한 가지로 소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울증 위험이 더 높은 특별한 직업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처럼 책임이 높고 대체로 어려운 전문직종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의 죽음, 직장을 잃거나 건강이 쇠약해 지는 등 어떤 경우 등 상실을 경험한 경우, 고립된 환경에서 지낼 경우 등도 우울증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우울증 예방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입증된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건전한 취미활동을 즐기고, 주위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행위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울증이 악화하기 전, 초기 증상 때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재발을 막는 데에도 전문가의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 우울감과 우울증 달라...전문의 면밀한 진단 및 치료계획 필요 항우울제 치료 일반적...심하면 ECT 치료 및 입원치료도 고려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입력 2023.04.03 06:00
수정 2023.04.03 06:00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확실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우울증은 우울증상이 2주 이상 오래가며, 입맛이 없고 잠을 못 잘 정도로 식욕과 수면 문제가 심각하다. 스스로 우울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매우 견디기 힘들어 하며 사회적, 직업적 역할 수행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환각과 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자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와 반면 치료율은 낮은 이유, 치료법 및 예방법 등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와 이야기 나눴다.
우울증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진단방법과 진단기준은 어떻게 되는지요.
단순히 스트레스 하나 만으로 주요 우울증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대처방식이나 적응력, 심리적 대처능력, 개인의 취약한 소인, 인지적 수용의 정도, 생물학적, 신경 해부학적, 심리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끼쳐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생물학적인 요인으로는 널리 알려진 대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등이 관여하며 면역계, 내분비계의 변화들도 우울증과 관련 있습니다. 유전적 성향도 있으나 유전적 소인으로 전달돼 발현되기까지는 또 다양한 요인들이 필요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우울감과 우울증은 다릅니다. 우울 증상의 경우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 기분, 흥미 상실, 불면이나 과수면 등 수면의 장애, 식욕변화, 다양한 신체증상, 정신운동지체 또는 초조, 집중력 저하, 무가치감, 죄책감, 자살 사고 등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학교, 직장, 사회 생활에서 심각한 기능 장해를 보인다면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있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모든 증상들이 항상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사람에 따라서 증상의 종류도 다르고 심한 정도 역시 다 다릅니다.
따라서 우울증상이 의심될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진료 시 전문의와 면밀한 면담을 통해 우울증상을 확인하고 진단을 하며 각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자살률 1위, 우울증 유병률 1위이지만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 최저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 통계를 보면 2021년 한국의 자살률은 26.0명입니다. 인구 10만 명당 한 해 26명이 자살했다는 의미인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근 20년째 1위입니다. 같은 기간 OECD 국가 평균 자살률은 11.3명이에요.
한국이 OECD에서 1등 하는 게 또 있어요. 우울증 유병률입니다. 2021년 OECD 평균은 30%인데 한국은 36.8%이거든요.
반면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저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어요. 이는 결국 우울증에 대한 인식 부족,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편견, 내 마음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걸 인정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오해하는 데에서 비롯하는 것 같아요.
우리 나라는 각 개인에게 요구하는 바가 많고,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은 사회입니다.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성취를 중요시하고 능력주의 위주로 형성된 사회 문화가 잦은 실패와 좌절을 겪게 하는 거죠. 여기에 아직까지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이나, 사회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것도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코로나 블루 등으로 정신의학적 문제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불안, 우울 증세로 진료를 보는 환자가 최근 늘고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이 많이 낮아진 건강한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항우울제 처방제한이 우울증 치료율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울증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으로 진단하고 환자 증상에 맞는 약물치료를 해야 하며 정신치료도 병행돼야 합니다.
단순히 항우울제 처방하는 것만으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서도 선진국에서는 항우울제 처방이 남용되거나, 우울증이 아닌데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울증 치료 방법을 알려주세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약물치료는 세로토닌 수용체의 변화를 가져와 세로토닌 수치를 회복하는 항우울제를,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에서는 항정신병 약물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지만 꾸준한 복약과 상담이 필수입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너무 빨리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입니다. 약물 치료로 우울증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6개월 정도는 약물 치료를 계속해야 재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약물을 장기간 사용해도 신체에 특별한 위험성은 없습니다. 중독성도 거의 없습니다.
정신치료는 면담 형식으로 이뤄지며 지지적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이 현 건강보험체계에서 일반상담기록으로 변경돼 적용 중입니다.
비약물적 치료로 TMS, deep brain stimulation 등 자기장을 이용한 활성화, 광치료 등이 있으며 심한 우울증에서는 뇌전기자극치료(ECT)도 사용합니다.
원칙적으로 면담을 통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데 자살사고가 심하거나 정신증상이 동반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의 경우 입원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국내에도 우울증 디지털치료제가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울증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나요? 또 우울증 위험이 더 높은 직종이나 근무환경이 있나요?
우울증 치료에서 인지행동치료처럼 프로토콜이 적용될 수 있는 경우 디지털치료제의 근거가 될 수는 있겠으나 아직은 임상적으로 통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향후 여러 치료법 중 한 가지로 소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울증 위험이 더 높은 특별한 직업군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처럼 책임이 높고 대체로 어려운 전문직종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의 죽음, 직장을 잃거나 건강이 쇠약해 지는 등 어떤 경우 등 상실을 경험한 경우, 고립된 환경에서 지낼 경우 등도 우울증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우울증 예방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입증된 예방법은 없지만 평소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건전한 취미활동을 즐기고, 주위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행위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울증이 악화하기 전, 초기 증상 때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재발을 막는 데에도 전문가의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