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0 국내 당뇨병 환자 605만 명…'제3차 당뇨병 대란'"
권혁상 교수, "605만 명, 예상보다 30년 앞당겨진 수치…위험한 수준"
입력 2022.12.26 06:00 수정 2022.12.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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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상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이사(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매년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규모 및 관리실태를 조사한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를 발간하고 있다. 학회는 2012년부터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10년간 매년 발표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6일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2 당뇨병 팩트 시트’를 공개했다.
 
공개된 팩트 시트에는 보건 당국에서 발표하는 국민건강영상조사 결과 및 국민 건강보험공단 당뇨병 빅데이터를 당뇨병 전문가들이 종합 분석한 결과가 담겨 져 있다. 학회는 이번 당뇨병 팩트 시트를 통해 당뇨병이 암, 심혈관질환(심근경색증, 허혈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이지만, 여전히 국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팩트 시트에 담긴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 목표치인 6.5% 이하로 조절되고 있는 비율은 24.5%에 불과했으며, 당화혈색소가 8.0% 이상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는 전체 당뇨병 환자의 19.5%에 달했다.
 
또한 2019년을 기준으로 치료제별 치료율을 갈펴보면, 강력한 혈당강하를 위한 치료 방법인 GLP-1 수용체 작용제 또는 인슐린과 같은 주사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은 9.4%에 불과했다.
 
이에 약업신문은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이사인 권혁상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직접 만나, 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를 통해 확인된 현재 국내 당뇨병 치료 환경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주사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 등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Q.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팩트 시트(Fact sheet)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발표하게 계기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팩트 시트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하는 국민 또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당뇨병의 현황에 관한 자료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당뇨병 유병률,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되는 인구비율, 치료율, 조절률, 약제 비율, 당뇨병 유병률에 따른 심뇌혈관 질환 및 암의 발생률, 사망률 등을 담고 있다.
 
2012년도 당시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로 재직하면서 학회의 공식적인 당뇨병 관련 통계자료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를 바탕으로 한 ‘한국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를 2012년 10월에 국내 의학회 최초로 발표했다.

Q. 이번 2022 팩트 시트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지?
2012년 팩트 시트 발표에서는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였는데 당시 당뇨병 인구 추계는 약 320만 명이었고, 2050년 당뇨병 유병 인구는 약 59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한 2022년 팩트 시트에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분석 결과, 당뇨병 인구가 605만 명으로 나왔다. 과거 2050년에야 59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해당 수치를 30년이나 일찍 도달해 버린 것이다. 이는 매우 놀라운 결과다.
 
당뇨병의 고위험군인 당뇨병 전단계의 기준은 공복 혈당이 100 이상에서 126미만, 당화혈색소는 5.8%에서 6.4%까지다. 이번 분석에서 공복 혈당 기준만 포함했을 때 당뇨병 전 단계는 900만 명이며, 당화혈색소까지 포함하면 1500만 명이 된다. 그렇게 되면 당뇨병(600만 명) 혹은 고위험군(1500만 명)을 다 합쳐서 총 2100만 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번 분석결과가 더 위협적으로 다가왔고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이를 제2차 당뇨병 대란으로 부르게 됐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목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의 관리를 권고하고 있는데, 이 세 가지 조절률을 만족하는 인구가 10%가 안 된다. 이 또한 매우 놀라운 부분이다.
 
이 수치가 더 큰 문제인 이유는 젊은 세대 당뇨병이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5-60대 당뇨병 환자들은 20년 뒤에 심각한 합병증을 겪는데, 이때는 7-80대이기 때문에 당뇨병이 아니더라도 뇌졸중, 뇌경색, 암 때문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 2-30대에 당뇨병이 생기면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 4-50대에 심각한 합병증을 겪게 되어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
 
Q. 당뇨병으로 인해서 암, 심혈관질환 등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혈당 관리를 하지 않았을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
이번에 발표된 당뇨병 팩트 시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 허혈뇌졸중, 간암 등 주요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평균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합병증의 경우, 허혈뇌졸중 위험은 70%, 심근경색 위험은 59% 높았고 심근경색증과 허혈뇌졸중이 함께 나타날 위험도 64%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환자들도 혈당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식생활습관을 변경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아서 실천이 어려운 것 같다.
 
특히 당뇨병 진단 후 오래 지나면 지날수록 췌장기능도 나빠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경구약제 하나로 시작해서 두 개, 세 개로 점차로 늘려 나가다가 결국 인슐린 주사까지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인슐린 1일 1회를 시작하더라도 곧 식후혈당이 안 좋아지면서 추가로 식사 인슐린을 1-2회 추가해야 할 사항이 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환자들은 많이 실망하고 또 심리적인 거부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당뇨병이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먹는 즐거움’을 거스르는 질환이라는 것은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이다. 식후혈당을 개선시키려면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되는데, 그러려면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여기서 콩팥 합병증이 생기면 단백질 또한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2012년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혈당조절 목표인 당화혈색소 6.5%에 도달한 환자는 29.5%였다. 10년이 지난 현재 좋은 약제가 많이 출시됐는데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경우는 24.5% 밖에 안된다. 이는 혈당조절에 필수적인 식사조절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2012년 이후 노인, 긴 유병기간 등에서는 혈당조절목표를 다소 느슨하게 하여 개별화하자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평균혈당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Q. 주사 치료제의 합병증 예방 또는 위험 감소에 대한 임상적 근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2015년에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여한 임상연구인 EMPA-REG OUTCOME 결과가 발표됐다. 이전에는 당뇨병 약제가 심혈관질환의 안전성만 입증하면 됐지만, 이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이 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증으로 정의되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전체 발생 위험을 14.0%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심혈관계 관련 사망은 38%,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32%, 심부전에 따른 입원 위험은 35% 감소시켰다.
 
그 이후, 2016년에 GLP-1 RA인 리라글루타이드을 투여한 LEADER 연구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 1.8mg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상대로 위약 대비 심혈관계 사망·비치명적 심근경색·뇌졸중 발생 위험을 13% 낮추고 심혈관계 원인에 따른 사망률은 22%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를 통해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심뇌혈관질환, 심부전 및 만성콩팥병 등 합병증 예방 효과를 보유하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투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2019년에 둘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가 REWIND 연구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REWIND에서 둘라글루타이드는 심혈관계 관련 사망, 치명적이지 않은 심근경색, 치명적이지 않은 뇌졸중을 포함한 복합 평가 변수인 MACE가 최초 발생하기까지 기간의 위험을 12% 감소시켰다.
 
아울러 REWIND 하위 분석에서는 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포함된 복합평가변수 28%, 심혈관 또는 신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구성된 복합평가변수 18%,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이 포함된 복합평가변수를 17% 감소시키면서 심혈관계질환 동반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Q. 올해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특정 조건을 가진 당뇨병 환자에서 GLP-1 RA 1 치료제로 권고했다. 당뇨병 치료의 세계적 흐름은 어떠한 ?
미국당뇨병학회(ADA)는 2022년 진료지침을 통해 메트포르민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거나 고위험군인 경우, 또한 심부전과 만성신질환이 있는 경우 심혈관계 이익이 입증된 GLP-1 RA 혹은 SGLT-2 억제제를 1차 약제로 권고했다.
 
이는 기존에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하거나 혹은 고위험 인자로 인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동반 가능성이 있으면, 당화혈색소 목표치 도달에 상관없이 심혈관이익이 확인된 GLP-1 RA나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제 추가를 권고한 이전의 가이드라인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간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와 유럽심장학회(ESC),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 등에서 심혈관 이익이 입증된 GLP-1 RA 및 SGLT-2 억제제를 병용 또는 단독으로 권고했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미국당뇨병학회와 유럽당뇨병학회의 공동진료지침을 통해서 드디어 1차 약제로서의 메트포르민 사용을 더 이상 고집하지 않고 GLP-1 RA와 SGLT-2 억제제를 동반질환 여부에 따라 1차약제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Q. 주사제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사제를 기피하는 환자의 경우, 어떻게 설득 하시는 지?
실제 아직까지 주사제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주사제 바늘이 굉장히 짧아졌기 때문에 거의 통증이 없다. 현재 주사 치료제는 점점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트루리시티와 같은 치료제는 주사 바늘이 보이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좋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가 12.0%인 환자에게 인슐린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부분의 당뇨병 경구약제가 최대한 혈당을 떨군다 해도 당화혈색소 1.0% 이상을 감소시키기는 어렵다. 약제조합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보험에서 커버할 수 있는 약제의 최대 병용투여약물은 3가지 종류이므로 경구약제 최대 3개를 투약할 때 기대되는 당화혈색소 강하효과는 약 3.0%가 된다.
 
따라서 당화혈색소가 12.0%인 환자가 3.0%가 감소한다 해도 9.0%이므로 목표 수치인 7.0%(대한당뇨병학회 목표 수치는 6.5%)까지는 여전히 2.0%를 추가로 떨어뜨려야 한다. 원칙에도 어긋나지만 경구약제를 5가지를 동시에 투여한다고 해서 목표 혈당까지 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투약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이 경우는 인슐린을 맞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게 객관적인 수치로 설명 드리면 대부분 이해하고 치료를 받아들이시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당뇨병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환자에 국한된다. 만약 환자가 이미 당뇨병으로 진단된 지 오래된 상태에서 역시 경구약제 세 가지를 복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가 9.0%면 이미 췌장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경구약제를 무리해서 추가하기 보다는 인슐린을 포함한 주사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눈이나 콩팥 합병증과 같은 미세혈관합병증이 있는 사람은 혈당조절 정도가 합병증 발생에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주사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
 
Q. 향후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전망하신다면?
현재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정상 혈당에 가깝도록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다. 한편 당뇨병 유병기간이 짧고 비만한 당뇨병환자에서 체중을 15kg 감량할 경우 86%의 환자에서 당뇨병 관해가 이루어지면서 당뇨병도 완치될 수 있다는 개념이 도입되기도 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나 심부전 그리고 당뇨병 신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 혈당 강하 효과와 상관없이 심혈관계 및 신장 이익이 입증된 SGLT-2 억제제나 GLP-1 RA를 우선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만성신장질환을 10년가량 지연시키고, 여명을 3-5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앞으로 더 강화가 될 부분은 처음 진단된 경우, 당뇨병 유병 기간이 10-20년 된 경우 등 기간에 따라 치료 방법을 나눌 것 같다.
 
이미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1형 당뇨병도 유병 기간이 20년을 초과가면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해서 LDL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70mg/dL 가 아닌 55mg/dL로 감소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향후에는 혈당보다는 다른 심혈관질환 또는 LDL-C 수치 등에 집중해 치료할 것이며, 또한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 GLP-1 RA 치료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비만인구도 많아졌다. 소아비만과 관련해서 특히나 흥미로웠던 것은 2018년과 2019년, 특히 코로나19 이후 2020년도에 각종 통계수치가 악화되었다.
 
그래서 당뇨병 대란이라고 하면서 경적만 울릴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러한 전세계적인 팬데믹 때 전 국민이 만성질환이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 고혈압을 슬기롭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나 피해야 되는 음식 등 예방 수칙이 필요하겠고, 이를 위해서 우리 전문가 집단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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