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트루다, 자궁경부암 치료에 '혁신적'인 옵션 제공"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장, "성장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치료제, 환자들도 포기하지 마시길"
입력 2022.12.23 06:00 수정 2022.1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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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과장

자궁경부암은 국내 전체 여성암 중 5번째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암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15세에서 34세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해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큰 질환 중 하나다.
 
자궁경부암은 재발할수록 생존율이 크게 감소해 ‘국한’ 단계의 94.6%에 비해 ‘원격 전이’ 환자의 경우 27.8%의 5년 상대생존율을 보여 조기 발견을 통한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이 높다.
 
특히 재발 또는 전이한 환자에서는 가능한 경우 외과적 수술, 방사선치료 또는 항암화학요법을 주로 사용해 왔는데, 그 외 치료 효과를 입증한 마땅한 치료법이 등장하지 않아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이었다.
 
이때 MSD의 키트루다가 지난 9월 지속성, 재발성 및 전이성 자궁경부암 1차 치료제로써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자궁경부암 치료에 변화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키트루다는 자궁경부암에서 7년 만에 입증된 치료제이자 유일한 면역항암제 치료옵션으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키트루다는 자궁경부암을 포함해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3대 부인암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면역항암제로써 그 이름을 올렸다.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 NCCN에서는 ‘2022 자궁경부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의 1차 표준치료법으로 가장 높은 권고 수준인 ‘Category 1’으로 우선 권고하기도 했다.
 
키트루다가 자궁경부암에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배경에는 ‘KEYNOTE-826’ 3상 임상이 있다. 키트루다는 3상 임상을 통해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항암화학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PFS) 및 전체 생존(OS) 개선을 입증했다. KEYNOTE-826 연구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없는 지속정,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 베바시주맙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키트루다와 백금기반 화학요법 병용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연구 결과, 키트루다는 PD-L1 발현 양성(CPS≥1)인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PFS)과 전체 생존(OS)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아울러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군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PFS) 10.4개월, 위약군은 8.2개월을 기록했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 위험을 38% 감소시켰으며(HR=0.62 [95% CI, 0.50-0.77]; p<0.0001), 24개월 전체 생존율(OS)은 키트루다군이 53.0%, 위약군이 41.7%로, 키트루다군이 위약군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켰다(HR=0.64 [95% CI, 0.50-0.81]; p<0.001).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의 객관적 치료 반응률은 각각 68%(95% CI, 62-74) vs. 50%(95% CI, 44-56)으로 나타났으며,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키트루다군에서 18.0개월(Range: 1.3+ to 24.2+), 위약군에서 10.4개월(Range: 1.5+ to 22.0+)으로 키트루다군이 더 긴 반응 지속기간을 보였다. 키트루다군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은 빈혈(30.3%), 호중구감소증(12.4%)이었다.
 
이에 약업신문은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직접만나 새롭게 허가된 1차 치료제 ‘키트루다’가 자궁경부암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자세히 이야기 나누었다.
 
Q.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지만, 실제 환자의 사망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백신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더딘 것인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이 100%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병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통해 자궁경부암의 10-15%가 HPV와 상관없는 암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백신으로 HPV에 의한 자궁경부암은 조절되고 있고, 정부에서도 2년마다 국가건강검진을 지원하므로 전반적인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다. 반면 HPV와 무관한 자궁경부암은 증가 추세이며, 실제 환자 사망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HPV와 무관한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이 불가할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젊은 환자가 많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 기존 치료가 잘 듣지 않아 예후도 더욱 좋지 않다.
 
Q. 새로 허가 받은 키트루다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재발성, 진행성, 전이성 자궁경부암은 다른 치료 옵션이 없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이때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면 환자의 무진행 생존(PFS)과 전체 생존(OS)을 의미 있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전체 생존율 향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히 재발 시점을 늦추는 것과 달리 환자들이 실제로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체 생존을 개선시킨 좋은 치료제가 1차 치료에 포함된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고, 키트루다의 이번 허가로 국내 자궁경부암 치료 환경이 많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Q. 키트루다 허가의 기반이 KEYNOTE-826 임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해당 임상에 제가 담당하는 환자들이 참여했다. 임상시험에서 예후가 좋은 환자들이 눈에 띌 정도였다. 체감을 바탕으로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기 전부터 좋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임상시험에 참여한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 중에서 아직도 좋은 효과를 보이는 환자가 있다.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은 무진행 생존(PFS) 분석에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고, 전체 생존(OS) 분석에서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켰다. 기간으로 보면 두 달 정도의 차이지만 생존률 곡선을 살펴보면 그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치료법 대비 키트루다를 병용했을 때 환자 생존율이 더 많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볼 수 있다.
 
Q. 키트루다의 장점을 짧게 소개 한다면?
7년 전에 나온 항체치료제 베바시주맙도 당시 혁신적인 약제였다. 다만 해당 치료제는 장 천공, 방광루 등 합병증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작용이 심하지 않아 치료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장점이 있다.
 
Q. 항암제에서 전체 생존율(OS) 개선이 입증된 데이터가 나오는 것은 비교적 흔치 않은 일인 같다. 전체 생존율 데이터가 있는 치료제의 경우 더욱 신뢰가 가거나, 우선 고려하는 편인가?
환자 치료를 할 때는 한 치료가 실패하면 다른 치료를 시도한다. 이를 ‘크로스오버(crossover)’라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재발 시점은 조금 늦어지지만 전체 생존기간은 같은 경우가 많다. 재발이 있건 없건 생존하는 기간은 같다는 거다.
 
그러나 키트루다의 결과는 다르다. 키트루다는 전체 생존(OS) 데이터를 통해 실제로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이것은 환자들에게 무진행 생존(PFS)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일례로 난소암은 치료제가 많아 하나의 치료가 실패하면 다른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다. 이처럼 2차 치료에 사용할 만한 좋은 치료법이 있으면 어떻게 든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은 키트루다 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첫 치료(키트루다)가 환자의 최종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이므로 해당 데이터를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다.
 
Q. 키트루다로 자궁경부암 환자 삶의 질도 높아졌다고 있나?
그렇다. 키트루다도 갑상선기능저하증, 피부발진 등 몇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조절 가능한 수준이고 항암화학치료처럼 큰 부작용은 없다. 암 환자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는 정말 좋은 약제다.
 

Q. 일반적으로 항암치료는 구속되어 고통받는다는 생각이 많은데 치료 환경 치료 편의성도 개선되었는지?
키트루다는 3주마다 30분 정도 투약한다. 다른 항암화학요법처럼 사전에 수액과 항구토제를 맞거나 알러지 예방 등을 위한 전처치 과정이 없어 치료 편의성이 뛰어나다.
 
Q. 최근 승인된 적응증이라 국내에서 키트루다 치료 사례는 많지 않을 같다. 해외에서는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어느 정도로 권고되는 치료법인지 궁금하다.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의 1차 표준치료법으로 가장 높은 권고 수준인 Category 1으로 우선 권고(Preferred regimen)하고 있다. 분명 좋은 치료법이고 높은 수준으로 권고되고 있어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나라마다 보험 체계가 달라 글로벌 수준에서 얼마나 많이 사용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약가가 높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 판단해 급여 근거가 합당하면 보험을 해줄 것이고 그런 국가에서는 많이 사용되지 않겠나? 국내에서도 더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험 급여가 적용되었으면 하고 의료진으로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Q. 키트루다는 3 부인암으로 불리는 암종 모두에 사용할 있다.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10년 이상 오래된 항암화학요법만 사용하다가 최근 5-6년 전부터 키트루다 같은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정말 많은 암환자들이 면역항암제의 치료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면역항암제의 특징은 모든 환자에서 효과를 보이진 않지만 반응이 있는 환자에서 그 효과가 매우 크고 오래 간다는 점이다. 실제로 예전 같으면 치료 대안이 없어 어려움을 겪으셨을 분들도 면역항암 치료를 통해 오래 생존하고 계신 경우가 있다. 모든 환자는 아니지만 분명 일정 부분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 혜택을 받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이처럼 키트루다는 부인암과 모든 암종을 통틀어 크게 체감할 정도로 암치료의 돌파구를 제시한 치료제라고 볼 수 있다.
 
Q. 3 부인암 환자의 발병 추세가 궁금하다. 부인암 환자는 늘어나고 있나?
총 환자 수는 1만 명에 조금 못 미치고, 세 암종의 환자 수는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 환자가 가장 많고 자궁내막암 환자 수가 가장 적었지만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환자가 감소하고 자궁내막암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 암종의 총 환자 수도 미세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Q. 부인암 치료 옵션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암종별 특징에 따라 치료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난소암은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좋은 편이다. 따라서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되어 있고, 표적치료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3대 부인암 중 키트루다의 효과가 가장 좋은 암종은 자궁내막암이다. 그 다음으로 자궁경부암, 난소암 순이다.
 
Q. 키트루다를 사용하신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사용 경험이 궁금하다.
임상시험 외에 현재 자궁경부암 허가사항인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사용한 적은 없다. 다만, 허가초과요법으로 자궁경부암 3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으로 사용한 경험은 많다.
 
키트루다는 내약성이 좋아 치료 순응도도 높고 환자 삶의 질도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치료 효과가 좋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자궁경부암 환자들은 굉장히 심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젊은 환자에서 재발했을 때 가장 안타깝다. 암이 골반쪽에서 진행되면 소변이 나오는 요관이 막혀 콩팥을 통해 외부 소변줄을 달고 조금 더 진행되면 대장에도 문제가 생겨 장루를 통해 변을 배출하곤 한다. 이런 사례를 겪다 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안타깝고 안쓰러워 한 명이라도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자궁경부암에 키트루다 같은 혁신적인 약제가 나와서 다행이다.
 
Q. 마지막으로 자궁경부암 환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희망을 놓지 말고 열심히 치료받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까지도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신약 개발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항체약물접합제(ADC)라는 신약 임상도 진행되고 있고, 향후 기대할 만한 표적치료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키트루다도 다른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는 등 여러 옵션을 염두에 두고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치료에 임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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