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PIK3CA 유방암 맞춤 치료 시대 연 '피크레이'…유방암①
김지형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피크레이, PFS 개선·TTC 연장 통해 환자 삶의 질 개선한 약제"
입력 2022.10.31 06:00 수정 2022.10.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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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

HR+/HER2-는 유방암 환자의 74%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흔한 유형이다. 여기서 특히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PIK3CA 유전자 변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PIK3CA 유전자 변이에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가 없어 이에 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지만, 노바티스의 ‘피크레이(Piqray, 성분명 알펠리십)’가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PIK3CA 유전자 변이 양성, HR+/HER2-인 폐경 후 진행성ㆍ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에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경우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으며 국내에서도 PIK3CA 유전자 변이 유방암에 대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피크레이에 대한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유방암을 앓고 있는 환자는 물론, 이러한 환자와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가족들 사이에서는 PIK3CA 유전자 변이가 유방암 환자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 유방암 환자 치료 결과 개선을 위해 피크레이의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이에 약업신문은 김지형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직접 만나 PIK3CA 유전자 변이란 무엇이고, 피크레이가 PIK3CA 유전자 변이 유방암 맞춤형 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인터뷰는 보다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PIK3CA 유전자 변이와 피크레이에 대해 알아보는 1편과, 현장에서는 어떻게 PIK3CA 유전자 변이에 대한 치료가 이뤄지는지, 또 피크레이가 치료에 있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룬 2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Q. PIK3CA 유전자 변이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종양을 증식시키는 과정에 하나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다른 시그널들이 없어도 이 유전자 변이는 계속 활성화되므로, 종양은 계속 자라나게 된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약 40%가 보유한 유전자 변이로, 체세포 돌연변이인 PIK3CA 돌연변이는 환자의 일생 동안 후천적으로 발생한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PI3K(Phosphatidyliositol-3-Kinase) 신호전달경로의 과도한 활성을 유발하며, 이는 유방암 표준치료의 중심축을 이루는 내분비 요법에 대한 후천적인 내성을 일으키고 종양의 성장을 촉진한다.
 
PI3K 경로는 인체 종양에서 가장 빈번하게 변이되는 경로로, 유방암 환자에서 PI3K 신호전달경로는 중요한 치료 표적이라는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유방암 환자는 질병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PIK3CA 유전자 변이 여부는 유방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즉, PIK3CA란 이처럼 종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많은 유전자 변이 중 하나로, 특히 유방암 영역에서 약제 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조금 더 주목을 받는 유전자 변이다.
 
Q. PIK3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유방암의 특징은 무엇인가?
PIK3CA 유전자 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특정 증상이 있다거나, 더 두드러지는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발생하는 특징이라기보다는 예후가 조금 더 안 좋다.
 
4기 유방암에 준해서 생각해 본다면, 4기 유방암 치료는 1차 치료를 하고, 약제에 내성이 생길 때까지 유지하다가 내성이 생기면 2차로 넘어가는 연속적 치료를 하게 된다.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의 의미는 중간중간 이러한 연속적인 치료의 기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즉 1차 치료에 대한 내성이 빨리 생기고, 2차 치료에 대한 내성도 빨라져 이로 인해 환자의 생존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HR+ 유방암에서 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외에 HER2+ 유방암에서도 PIK3CA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경우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아직 관련 임상 데이터 등이 없어 HER2+ 유방암에서는 피크레이와 같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치료 옵션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유방암에서 PIK3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생존 기간이 짧고 치료 반응이 좋지 않다.
 
Q. PIK3CA 유전자 변이 여부는 언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유방암 환자에서 PIK3CA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필수로 진행하는 지?
PIK3CA 유전자 변이 검사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를 통해 진행된다. 이전에는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PIK3CA 유전자 변이만 타겟해서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한 적은 없었다. 임상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PIK3CA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임상(현장)까지 적용된 약은 없었기 때문에 검사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조기 유방암이나 4기 유방암이라고 해서 NGS 검사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PIK3CA 유전자 변이 검사도 무조건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치료 옵션에 대한 후보라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주로 HR+ 유방암 환자들은 피크레이라는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검사를 하게 되는 것이고, 검사는 대부분 4기로 진단받고 1차 약제, 즉 첫 번째 치료를 하는 도중에 진행하고 있다.
 
Q. 전 세계적으로 피크레이가 허가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피크레이가 허가 되면서 유전자 변이 검사의 빈도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을지?
그렇다. 국내에서 허가된 순간부터 우리나라 환자들이 치료약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검사 빈도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전에는 PIK3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들이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치료약이 있는 것도 아니니 유전자 변이 검사를 굳이 권할 필요도 없었고,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피크레이 허가 시점부터 검사를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다.
 
Q. 그렇다면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하는 국내 환경은 어떠한지? 환경은 잘 조성되어 있는지?
복잡한 이슈이긴 하나, 모든 병원에서 검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NGS 검사도 대부분 기관에서 가능하지만 모든 병원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PIK3CA 유전자 변이는 피크레이라는 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 검사를 하는 툴이 정해져 있는데, 그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들도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의료진이 본인 기관에 세팅은 되어 있지 않지만 PIK3CA 유전자 변이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다른 기관으로 검체를 보내 검사할 수 있는 루트는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관의 센트럴 랩(Central Lab)을 통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돼 있다. 
 
Q. 피크레이에 대한 소개와 함께 구체적인 치료 대상 환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린다.
피크레이는 PIK3CA 유전자 변이의 일부를 억제하는 약제다. PI3K라는 효소 유전자, 즉 단백질에는 아이소폼(isoform)이라는 알파, 베타, 감마 등 여러 가지 폼들이 있다. 기존에 다른 PIK3CA를 타겟하는 물질에 대한 많은 임상 연구들이 이뤄졌는데, 어떠한 약제는 PI3K의 모든 폼을 억제하거나, 감마 폼만 억제하는 등 약제마다 억제하는 폼이 각각 달랐다. 피크레이는 알파 폼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Q. SOLAR-1 임상 연구에서 피크레이는 무진행 생존기간 및 전체반응률을 대조군 대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약제를 시작한 순간부터 (약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해 병이 진행한 순간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즉 병이 진행되지 않은 기간으로, 이 기간이 최대한 길면 길수록 환자의 전체생존기간이 길어진다는 의미다.
 
전체반응률(ORR)을 개선했다는 것의 의미는 환자의 병의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환자들의 증상이 없어지고 호전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에 있는 암세포로 인해 통증이 있었다가, 이후 암 크기가 줄어들어 통증이 사라질 수 있고, 또 폐에 있는 암이 커져 있는데 이 사이즈가 줄어들면서 호흡 곤란이 사라지는 것과 같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약제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피크레이의 이러한 임상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Q. SOLAR-1 임상 연구에서 첫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간 중앙값을 피크레이가 대조군 대비 약 9개월 가량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첫 화학요법 시작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HR+ 유방암의 1차, 2차, 3차 치료는 최대한 항호르몬제를 쓴다. HR+ 유방암 환자는 호르몬이라는 전신 치료 옵션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이 호르몬 치료를 한다는 것 자체로 환자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언젠가는 항암화학요법을 받아야 하지만, 첫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간(TTC)을 연장했다는 것은 최대한 오랫동안 항호르몬치료를 유지하다 항암화학요법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세포독성 항암치료의 독성을 받는 기간을 줄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자들이 보다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Q. 피크레이 관련 BYLieve 연구에 대한 설명도 부탁 드린다.
앞서 말씀드린 SOLAR-1 연구는 현재의 표준 치료인 CDK4/6 억제제가 등장하기 이전에 디자인된 연구로, 아로마타제 억제제(AI)가 1차 표준 치료였으므로 이에 실패한 사람들이 임상 연구에 참여했다.
 
따라서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단독으로 쓰지 않고 CDK4/6 억제제를 쓰고 있는 현재 치료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는 표준 치료로 CDK4/6 억제제를 사용한 후 2차 치료에 어떤 약제를 써야할 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BYLieve 연구는 이러한 세팅으로 디자인된 연구다. CDK4/6 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포함된 임상 2상 연구로, 피크레이와 호르몬제를 병용하여 3개의 코호트로 나눈 비-비교(non-comparative) 임상 시험이다.
 
BYLieve 임상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6개월까지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었고, 연구 결과 약 50% 정도는 피크레이를 복용하며 6개월까지 질환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BYLieve 임상 연구는 이처럼 1차 평가 변수가 질병의 진행 없이 6개월간 생존한 환자의 비율이었기 때문에 mPFS가 아니었다는 점이 SOLAR-1 연구와의 차이점이고, 2차 평가변수로 PFS 등 대리 척도(surrogate record)를 살펴보았을 때 그 결과가 약 7.3개월 정도로 나왔다는 것이 이 연구의 전반적인 결과다.
 
따라서 이 데이터가 현실적으로 CDK4/6 억제제를 1차 약제로 쓰고 2차 약제로 피크레이를 썼을 때 PFS를 예상할 수 있는 데이터다. SOLAR-1 임상 연구보다 다소 기간이 짧고, 임상 연구마다 평가 변수가 다르니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약 7개월 정도는 50%의 환자들에게 피크레이를 사용할 수 있음을 BYLieve 임상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추적 관찰 기간 18개월까지의 데이터가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약 22%의 환자들이 피크레이를 복용하며 질병 진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피크레이(알펠리십)는 PIK3CA 유전자 변이 유방암 최초이자 유일한 표적치료제로, 권장 용량은 300mg(150mg 필름코팅정 2정)을 1일 1회 경구로 투여하면 된다. 복용 시 기억해야 할 사항으로는, 음식물을 섭취 한 직후 복용해야 하며, 질환이 진행되거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의사항으로는, 알약을 삼키기 전 씹거나 부수거나 쪼개지 말고 통째로 삼켜 먹어야 한다. 부서졌거나, 금이 갔거나, 기타 온전하지 않은 상태의 알약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울러 복용을 잊고 지나갔을 경우, 음식 섭취 직후 및 평소 복용하던 시간에서 9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된다. 9시간이 지났다면, 해당일 복용은 건너뛰고, 다음 날 평상시의 시간대에 복용을 하면 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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