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통증 전문가 동료들과 해외진출 그 날까지”
대한미세침습통증연구회 김재민 초대회장
입력 2022.10.25 06:00 수정 2022.10.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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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적시대,

 
세계 제일의 대검호가 되는 것이 목표인 삼도류 검사이자
 
해적 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던 롤로노아 조로.
 
피에 굶주린 들개처럼 현상수배범을 찾아 바다를 떠도는,
 
인간의 탈을 쓴 야수라고 악명이 자자했지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면모를 꿰뚫어 본 루피는 조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내 동료가 돼라.”
 
 
손목터널증후군 시작으로 비절개 치료법 연구
시작은 우연에 가까웠다. 코로나19가 만든 아주 작은 여유로움. 하지만 작은 ‘여유’마저 ‘바쁨’으로 치환하고 싶은 욕구에 일본만화 원피스 속 주인공 루피처럼 뜻을 함께한 동료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대한미세침습통증연구회를 만들었다.
 
대한미세침습통증연구회 김재민 초대회장(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은 “연구회는 무엇보다 카데바 활용이 필수인데, 코로나19로 인해 모교의 해부학교실에서 쉽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운이 따랐죠.”
 
대한미세침습통증연구회는 지난 9월 가톨릭대 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회는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통증 분야의 다양한 전문의들이 모여 신경근골격계 통증 분야에서 비절개 방식의 치료를 연구한다.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인 손목터널증후군을 시작으로 추후 방아쇠수지, 신경포획증후군 등으로 관련 질환을 확대할 예정이다.
 
초대 회장은 연구회 창설을 주도한 김재민 교수가 맡았다. 임기는 2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한 만큼, 연구회가 활성활 될 때까지는 조금 더 일을 할 생각이다. 임원은 총 5명을 두고 있는데 향후 규모가 커지면 더 늘릴 생각도 있다.
 
“최근 초음파 장비와 수술 기구의 발전으로 예전에는 절개가 필요했던 수술이나 시술도 절개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절개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미세침습통증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 간단하지만 효과 빨라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했을 때 발생한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면 수근관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 또는 인대가 붓는데, 이때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것. 증상으로는 손바닥이나 손가락, 손목 등 통증, 저림, 감각이상 등이 있다.
 
초기라면 주사로 치료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각하면 수술을 시행한다. 횡수근 인대를 잘라 수근관을 넓히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피부절개가 있어 일상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구회는 대안으로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을 제안했다. 국소마취 후 특수 실을 손목에 삽입, 고해상도 초음파를 이용해 절개없이 횡수근인대만 절제하는 치료법이다. 치료키트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김 회장은 주사치료와 수술의 중간 단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합병증이 심하거나 유착이 심한 경우, 종양이 있거나 실로 제거할 수 없는 덩어리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은 준비과정 포함해도 30~40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시술이지만 바로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효과는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요.”
 
현재 연구회 소속 회원이 몇 명인지 물어봤다. 지난 워크숍을 통해 회원이 된 사람들은 모두 24명이었다. 생각보다 적은 것 아니냐고 질문했는데 김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권고안을 보면 이 시술은 초음파시술에 숙련된 의사가 25건을 해야 술기를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의사라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닌, 충분한 숙련도가 필요한 시술이거든요. 때문에 다른 큰 학회처럼 회원 수 늘리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 시술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강한 동료들을 모으고 있어요.”
 
이 시술이 갖는 의미에 동의하고 정확히 시술할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로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김 회장이 이 연구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비전이다.
 
 

“활발한 교류로 연구회와 시술법 알릴 것”

사실 지난 워크숍에서 24명의 신규 회원만 받은 건 물리적인 이유도 있었다. 워크숍을 위해 카데바 6구를 준비했는데 카데바 1구에 최대 4명만 실습이 가능하다. 지난 워크숍에서 준비한 카데바는 모두 6구였다.
 
“지난 워크숍에 참석 못한 분들을 위해 11월 말에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1년에 2번 정기적인 워크숍을 갖고, 그 외에도 필요하다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또 특정 과에 국한된 게 아닌, 신경근골격 통증치료를 하는 모든 의사들이 참여한 연구회인 만큼 타 학회나 단체들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타 학회 등에서 초청 강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초청에 응할 생각이고요, 이런 질환을 많이 보는 학회에는 저희가 먼저 적극적으로 공지 메일을 보내 저희 연구회의 시술법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교류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소통에 좀 더 주력하려고 합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시술 숙련도가 높은 인사들을 회원으로 초빙하고, 연구회 사무실 마련과 홈페이지 구축 등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배출 통해 시범수가 개발하고 해외진출까지
연구회는 시술의 보편화를 위해 수가 개발도 준비 중이다.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미팅을 했고 내년쯤에는 시범수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해 신의료기술을 평가하는 동시에 의료인, 관련 업체의 전략적인 지원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수가 개발을 위해선 서로 다른 기관에서 2~300건의 케이스가 모여야 하는데, 저희는 2년 내에 200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가 개발 이후에는 해외진출도 생각하고 있다. 우선 가까운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고 이후 유럽으로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먼저 국내에서 전문가들을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먼저 전문가 그룹을 2~30명 배출한 뒤, 이들을 통해 동남아를 거쳐 유럽까지 공략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죠. 태국, 베트남, 대만 등에는 친하게 교류하는 교수들이 많아 우선 이 곳에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 및 연구회가 개발한 치료키트를 소개할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초미세침습인대절제술을 전쟁 상황에서 미사일과 저격용 총으로 비유해 설명했다.
 
“통증 부위가 어딘지 몰라 미사일을 퍼부으면 통증은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지역은 황폐해지겠죠. 하지만 정확한 통증 부위를 알아 그 곳만 원샷 원킬로 저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러면 피해는 실을 삽입했던 바늘구멍 두 개가 전부입니다. 그것도 몇 개월 지나면 티가 나질 않죠.”
 
김 회장은 오늘도 실력이 뛰어난 저격수들을 동료로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말한다.
 
“너, 내 동료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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