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척박한 탈모케어시장서 ‘모톡스’로 성장…이제 글로벌 뷰티 플랫폼이 목표”
케이앤제이 김기태 대표, 친환경‧기능성 제품 ‘모톡스’로 업계 1위 자리매김 다짐
입력 2022.10.24 06:00
수정 2022.10.24 13:21
탈모케어시장에서 입소문을 통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모톡스. 그 제품을 연구‧개발한 케이앤제이가 업계 1위를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앤제이를 설립한 지 올해로 만 13년차를 맞이한 김기태 대표는 친환경 제조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람과 지구환경에 유익한 친환경 제품을 직접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 탈모케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하던 시절, 가능성을 알아보고 시장을 선점한 그의 사업 노하우와 가치관을 듣기 위해 성수동의 한 한적한 카페에서 김 대표를 직접 만났다.

부산 출생, 일본 메이지학원대학 사회학과 졸업, 두산그룹중앙연구소 근무에 이르기까지, 그의 삶은 언뜻 보기엔 전혀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일본태생 어머니를 따라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고, 입사 지원한 두산그룹에서도 원어민 수준의 일본어를 구사한 덕분에 연구소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은 속사정을 들어야만 비로소 삶의 궤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반전 묘미가 있는 그의 이력은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수업의 과정으로 여겨질 정도로 그를 한걸음 한걸음 이끌어 온 듯하다.
“재직하던 그룹연구소가 해체되면서 그룹 내 인사팀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맞는 자리가 아닌 것 같았어요. 아내는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며 극구 말렸지만, 그동안 품고 있던 제 꿈을 위해 단호하게 사직서를 냈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아내의 의견을 듣지 않은 유일한 사건이었죠.”
김기태 대표는 그렇게 2010년 뷰티제품 연구개발과 제조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케이앤제이를 설립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연구개발을 이어가던 중에 국내 탈모케어 시장에 대한 수요를 발견한 결단이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탈모’ 하면 샴푸가 전부였고, 이마저도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이다. 하지만 그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뷰티제품 수요 격차가 10년이 난다는 점을 감안해,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탈모케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윤만을 좇는 기업을 운영하고 싶지 않았던 김 대표는 세계적으로 효능을 인정받은 공신력있는 탈모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일본의 저명한 한 교수를 직접 찾아갔다. 일본 최고의 탈모 연구 권위자인 구와나 류이치로 의학박사다.
구와나 박사는 수많은 남녀 탈모증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높은 발모작용과 모주기 변환효능이 뛰어난 β-토코페롤활성인자를 가진 ‘상백피엑기스’를 개발해 국제피부과학회에서도 인정받은 탈모치료 권위자다. 김 대표는 그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완성도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수차례 설득했지만, 구와나 교수는 연구자로서의 소신과 자신의 기술이 상업화되는 걸 우려해 처음엔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제안을 받아들인 후 지금까지 든든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와나 교수를 처음 만나러 갔을 때는 어림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계속 설득한 결과 결국엔 제 뜻을 이해해 주셨어요. 결국 그의 협조로 일본에서 800만개 이상 판매돼 효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탈모케어 제품을 ‘모톡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출시하게 됐죠. 오랜시간 일본의 미용관련 대기업 연구소들과 공동연구한 친환경 제조 원천기술력과 노하우로, 높은 수준의 친환경 미용제품을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렇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입소문 난 탈모케어제품 ‘모톡스’는 탄생했다. 모톡스는 일본에서 의약부외품으로 승인됐으며, 국내에서는 의약부외품이 기능성화장품으로 법이 바뀌면서 현재는 기능성화장품으로 등록돼 있다. 김 대표는 “모톡스가 국내 여러 탈모제품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제조기술력과 효과”라며 “국내 OEM 제조업체 중 단 한 곳도 당사의 기술이전 없이는 모톡스를 제조할 수 없을 정도로 기술력이 높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백피엑기스’에 식물보습성분, 영양성분, 두피열쿨링성분을 배합한 ‘모톡스 냉감두피에센스’와 유기농 성분의 ‘모톡스 탈모샴푸’를 연이어 출시한 후 코로나19에도 꾸준한 성장과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앤제이 주력제품인 모톡스 3종은 198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모모세포’ 배양에 성공해 국제피부과학회로부터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은 탈모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상백피엑기스의 효능을 활성화시키는 특수 제조방법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 기술을 활용해 만든 100% 천연성분의 친환경 화장품이 ‘나지르스타일’ 헤어클리닉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친환경 천연원료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수년 전부터 주목받으며 수요가 늘고 있다. 또 초정밀기계분야, 석유정밀화학분야에서도 케이앤제이의 친환경 원료로 만든 특수세정제(계면활성제프리, 알코올프리)가 공급되고 있고, 수산 양식업과 축산업에도 면역력, 번신력 향상을 위해 케이앤제이의 친환경 원료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케이앤제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성장해 현재는 피부질환, 구강관리, 내복, 항바이러스, 감염예방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는 ‘고기능환원성이온수’로 인체 세포 내 반응을 활성화시켜 외부로부터 세라마이드를 공급하지 않아도 자기세포유래의 세라마이드 합성을 촉진해 피부장벽 기능과 보습기능을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김 대표는 해당 이온수가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살균시험에서 99.99% 이상의 살균력이 확인됐으며, 일본에서 진행한 살균시험에서도 SARS-CoV-2를 20초만에 99.99% 이상 불활성화시키는 것이 확인됐다”며 “피부에 자극을 주는 알코올과 달리 해당 이온수는 피부장벽기능을 향상시키는 만큼 ‘사람에게 유익한 차세대 소독약’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케이앤제이는 사람과 지구환경을 위해 친환경적이고 기능성 있는 제품으로 시장에서 승부하고 있다. 단순 OEM이나 ODM이 아닌, 김 대표의 두산연구소 시절과 창업 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일본 대기업 연구소들과의 끈끈한 협업정신에 기인한 결과다. 친환경 샴푸 하나를 만들더라도 기획단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충분한 상호검증을 거듭해 가장 좋은 품질로 제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래서인지 케이앤제이 제품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김기태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바로 사람과 지구환경에 유익한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을 직접 연구개발하고 생산‧판매하는 ‘글로벌 친환경 뷰티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제가 창업을 고민하다가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평소 알던 일본인 엔지니어가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저에게 해준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 ‘풍랑을 만날까 두려워 바다에 나가길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었어요. 해변에 머물러 있으면 편안하고 안락하지만, 바다에 나가면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지 않겠어요? 두려워서 포기한다면 먼 훗날 분명 후회할거라는 말을 듣고 사직서를 내고 창업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제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생각입니다. 사람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