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0년만에 정복 눈앞에 두고 있는 질환 ‘간염’
[인터뷰]임형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수, “빠른 치료 통해 간손상이나 합병증 줄이는 것이 중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22.01.05 06:00 수정 2022.01.0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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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준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염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2위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중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요즘 누구나 알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RNA 계열의 바이러스에 속한다. C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의 70~80% 정도는 그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만성간염으로 이어지는데, 이중 30~40%의 환자는 만성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한다. 

특히 C형 간염의 경우 치료제는 개발되어 이제 정복 가능한 질병이 되었지만 다른 간염과는 다르게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조기진단의 여부와 치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2020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C형 간염 환자는 전년 대비 20.8% 증가했으며, 주로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질병관리청은 공중보건에 위협이 되는 간염의 퇴치를 위한 바이러스 간염의 예방과 진단, 치료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오는 2030년까지 간염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는 우리는 간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에 약업신문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임형준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간염에 대한 배움을 얻었다.

Q. 간염이란 무엇이고 어떠한 증상으로 구분이 가능한가요?

간염은 바이러스간염, 지방간염, 알코올간염, 독성간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간손상이 발생하고 염증이 유발되는 상태입니다. 그 중에서 바이러스간염은 간세포에서 증식하며 간손상을 유발하는 간염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여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로 통상 발견된 시점을 기준으로 A, B, C, D, E형간염 등으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간염은 A, B, C형간염이며 최근에는 간혹 E형간염도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간염의 전염 경로는 A형 및 E형 간염은 오염된 음식물, 분변 등을 통한 경구 감염이며, B형과 C형간염은 바늘, 침 등을 통한 혈액이나 성교 등을 통한 체액에 의해서 비경구 경로를 통한 감염이 주를 이룹니다. 

바이러스 구조를 기준으로 한 차이점은 A, C, D, E 형 간염은 RNA 바이러스이나 B형 간염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입니다. 급성 및 만성을 기준으로 할 때의 차이점은 어느 간염 바이러스나 급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으나 B형 및 C형간염은 만성화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바이러스 간염의 증상은 급성기에는 어느 간염의 경우나 비슷하게 울렁거림, 구토, 발열,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이어서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세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간염이 만성화된 경우에는 무증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증상으로 바이러스 간염의 유형을 구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Q. 간염이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경우도 있나요?

급성 바이러스간염은 언급한 바와 같이 초기에 발열 및 울렁거림, 구토, 설사, 복통 및 황달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자연 치유됩니다. 

급성 A형 및 E형간염은 만성화 되지 않으며 성인에서 B형간염의 약 1~5% 및 C형간염의 50~80%는 만성화 될 수 있습니다. B형간염 또는 C형간염에 감염되었으나 증상이 없었던 경우는 만성화율이 좀 더 높다고 판단되며 특히 면역 기능이 불완전한 어린 시절에 B형 간염에 감염된 경우는 90%이상에서 만성화 됩니다.

Q. 간염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한 후에 다른 종류의 간염에 감염될 수 있나요?

A, B, C, E형의 바이러스 간염은 서로 다른 바이러스이며 한가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치유된 후에도 다른 종류의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또 간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라 하더라도 다른 유전자형에 의해 추가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즉, 유전자형 1형의 C형간염에 걸린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 후 나중에 다시 유전자형2형의 C형간염에 이환 되기도 합니다. 

D형 간염 바이러스는 단독으로 간염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B형 간염 환자에서 중복 감염을 일으켜서 임상 경과를 더 안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Q. 어떠한 사람들이 C형 간염에 더 취약한가요?

C형 간염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감염 경로를 고려하였을 때는 1990년 이전에 수혈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 과거에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 약물 중독으로 정맥내 약물 투여를 위해 주사침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여 쓰는 사람, 성생활이 문란한 사람, 충분한 소독이 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한 미용 시술을 받은 사람(피어싱 등), 공공 장소에 있는 손톱깍기나 면도기 등의 위생용품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 등등이 좀 더 위험성이 높은 경우라고 판단되어집니다. 

그러나 실제 많은 경우에서 어떠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었는지 추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Q. C형 간염에 감염된 환자 중 만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C형 간염의 만성화 가능성은 50~80% 정도로 말씀드렸습니다. 만성화율이 높은 것은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간의 차이가 크지만 통상 급성 간염 시기에 임상 증상도 경한 경우 만성화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하게 되면 이 중 약 30-40%에서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Q.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쉽게 발전 시킬 수 있는 습고나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만성 C형 간염 자체가 증상이 없거나 미미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이미 C형 간염을 진단받은 분들 조차도 간염 치료를 받지 않고 관리 또한 소홀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빈번한 음주로 인한 알코올 간질환, 또는 당뇨병이나 체중 과다로 인한 비알코올 지방간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C형 간염으로 인한 간질환이 더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금주는 필수로 하고 기저에 있는 당뇨병이나 비만 등 지방간질환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는 서둘러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Q. C형 간염은 어떻게 치료되고 있나요?

과거에는 주로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리바비린이라고 하는 경구 약제를 병용하여 C형 간염 치료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성공율이 50~70%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만의 효과를 보인 반면에 근육통, 탈모, 빈혈 등의 부작용이 상당하여 치료받기를 꺼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5~6년전부터는 효과가 매우 우수한 경구 항바이러스제(Direct antiviral agents, DAA제제)가 사용가능하게 되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구 항바이러스제도 초기에는 내성 발생 등의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 사용되는 약제는 내성도 매우 드물며 치료 성공율(Sustained virological response, SVR)은 2~3개월 치료에 95% 이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제는 소포스부비르와 레디파스비르 복합제인 하보니정, 글레카프레비르와 피브렌타스비르의 복합제인 마비렛정 등이 있습니다. 

또한 조만간 하보니정 보다 좀 더 넓은 범위의 유전자형을 치료할 수 있고 심한 간경변 환자에서 마비렛정 보다 좀 더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제도 조만간 국내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Q. C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는 달리 백신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의 다양성이 매우 심한 편입니다. 

통상 유전자 염기서열이 30% 이상 차이 나는 경우 다른 유전자형으로 분류하고 20% 이상 차이 나면 다른 아형으로 분류합니다. 현재까지 적어도 6~7가지의 유전자형과 50가지 이상의 아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같은 유전자형 및 아형 내에서도 바이러스간에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이를 quasispecies라고 표현합니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유전자형과 아형이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켜 동일한 환자에서도 다양한 quasispecies가 존재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중화항체가 형성된다고 해도 항원의 변화로 중화능력이 오래가지 못하고 재감염이 쉽게 일어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로 인해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의 한 메타분석에 의하면 지금까지 약 27개의 C형간염 백신 개발 관련 시도된 문헌이 있었고 대부분 아직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가장 근래에 발표된 2021년 초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C형간염 백신 임상시험도 약 548명의 대상자에게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재조합 백신(recombinant chimpanzee adenovirus 3 vector priming vaccination)과 추가적인 vaccinia Ankara 재조합 백신 부스터(recombinant modified vaccinia Ankara boost)를 하였을 때 위약군과 비교하여 예방율에 차이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향후 좀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Q. 간암은 다른 암들과는 달리 뚜렷한 발병원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초기 증상이 미미해 발견이 늦어 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건강한 간을 위해서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국내의 경우 간암의 원인으로 만성 B형 간염이 70% 이상의 원인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C형 간염과 알코올 간질환이 뒤를 잇습니다. 

최근에는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한 간암도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들은 대부분 한가지 위험 인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중복되어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따라서 건강한 간 관리를 위해 B형 및 C형 간염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고 A형 및 B형 간염 백신은 미리 접종하도록 하며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체중과 혈당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간질환은 평소의 증상으로 체감하기는 매우 어려우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AST, ALT 등의 간효소 수치를 모니터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기한 간암 고위험군의 경우 간암 종양 표지자인 알파태아단백(AFP) 수치와 간 초음파 검사를 연간 2회 실시하여야 합니다. 

Q. C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C형 간염은 불과 5-6년전까지도 인터페론 계열의 주사제를 6-12개월간 매주 투여해야 하는, 매우 치료가 힘든 질환이었습니다. 그러나 근래 C형간염 연구의 성과에 힘입어 효과가 매우 우수한 항바이러스제가 다수 개발되었습니다. 

특히, 단 2-3개월 치료만으로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완치에 이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주지하시고 치료 시작을 절대 늦추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C형 간염이 잘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간손상이 심화되어 있어 진행된 간섬유화나 간경변이 동반된 경우에는 나중에라도 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반드시 간암 감시 검사를 연 2회 실시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간염 치료를 담당하였던 주치의와 간상태에 대해 사전에 잘 상의하여야 하겠습니다. 

Q. 그 밖에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한때 비A비B형 간염 (non-A non-B hepatitis)으로 불리던 C형 간염은 1989년도에 처음 그 존재가 확인된 이래 간염 바이러스의 분자생물학적인 구조와 바이러스 증식에 관여하는 병태 생리(그림 참고)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어 불과 30년만에 그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질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 C형간염을 진단받게 된다면 한시라도 빨리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 간손상이나 간섬유화의 누적으로 인한 간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 후에도 불필요한 민간 요법을 피하고 음주 및 과식 등 간에 부담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간으로 인해 건강을 잃게 되는 경우는 피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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