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황반변성 환자에 '아일리아' 재발율 낮춰 장기 치료 가능”
아시아인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PCV…항-VEGF 주사제 아일리아 투여 받은 3천 여명 대규모 전향적 임상 연구로 유효성 입증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플러스 아이콘
입력 2022.01.03 06:00 수정 2022.01.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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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 환자에서는 황반변성의 여러가지 타입 중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olypoidal choroidal vasculopathy, PCV)이 흔하게 발견된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아일리아 대규모 시판후 조사(PMS)를 이끈 영남대학교병원 안센터 사공민 교수는 이 질환은 치료 패턴이나 예후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서구 데이터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알아보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분석을 거듭하면서 그는 이번 연구가 우리나라 보험 규정에 따라 치료를 진행했던 현실적인 리얼월드 연구로서의 의미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리얼월드 임상에는 허가 임상보다 훨씬 다양한 환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병변도 크고 상태가 아주 나쁜 환자들까지 다 포함한다. 즉, 허가 임상과 같이 엄격한 프로토콜이 아닌 국내 현행 보험 가이드를 따르면서 치료를 했을 때 우리 보험 기준이 부족하지는 않은 지,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 등 앞으로의 보건 의료 계획을 세우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임상을 주도한 사공민 교수를 줌(zoom)으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황반변성은 고령에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 40대 미만 젊은 연령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제 황반변성 환자는 어느 연령층에서 많이 나타나는지?

우선 황반변성이란, 시력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의 한 부위인 황반에 변성이 일어나는 질환을 통칭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중요성이 커지는 질환이 바로 나이관련(노인성) 황반변성이다. 이 외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젊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원인을 알기 어려운 특발성 맥락막 신생혈관도 황반변성의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다. 다시 말해, 황반변성은 특발성 황반변성, 근시성 황반변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이관련 노인성 황반변성 등으로 구성된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노인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임상이었다.

Q. 황반변성 치료 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무엇이며,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황반변성은 나이, 유전, 그리고 자외선, 흡연 등의 환경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나이와 유전이 대표적인 요인이다. 황반변성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황반변성의 치료는 시력 유지와 관리를 목표로 한다. 약 20년 전 만해도 아예 치료법이 없었다. 이후에 광역학 치료와 같은 레이저 치료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항-VEGF(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나이관련 황반변성에서 후기에 해당하는 습성 황반변성이 되면 약 70-80% 정도의 환자가 실명하는 질환이었다. 항-VEGF 주사제가 도입되면서 10~15년 전부터는 점차 환자들의 시력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8년 전 아일리아가 출시되면서 황반변성 환자들의 시력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력의 유지 및 관리가 중요한데, 항-VEGF 주사 치료를 받는 환자의 90% 이상이 최소한 시력 유지 내지는 (ETDRS 기준)1줄 이상의 시력 개선을 달성을 하게 된다.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목표는 우선적으로 환자가 처음 병원에 왔을 당시의 시력에서 개선되는 것이다. 3줄 이상 시력이 개선되는 환자들도 25-30% 정도 되기 때문에 항-VEGF 주사를 표준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황반변성은 항-VEGF 주사 치료가 등장하기 전에는 거의 100% 실명하는 질환이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시력이 0.1 미만이 되었는데, 지금은 치료를 하면 80~90% 이상이 시력 유지 효과를 보기 때문에 굉장히 치료 효과가 좋다.

Q.  현재 황반변성 표준 치료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황반변성의 표준 치료법으로는 아일리아와 같은 항-VEGF 주사가 가장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레이저로 신생 혈관이 생긴 부위를 파괴하는 치료를 했는데 이 경우 정상적인 세포까지도 손상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 지금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그 다음 등장한 치료가 ‘광역학치료’다. 광역학치료는 선택적으로 이상 혈관만 파괴시키는 치료인데, 시력 개선이 아닌 시력 악화를 줄이는 정도에 그쳐서 확실한 효과는 없었다. 그 이후 등장한 치료가 바로 항-VEGF 주사이고, 항-VEGF 주사의 등장으로 인해 앞서 말씀드린 정도의 시력 개선 효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로서는 항-VEGF 주사가 황반변성 치료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아일리아 출시 이후에 황반변성 치료 결과가 시력 개선된 편인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아일리아 출시 전에도 타 항-VEGF 주사제가 존재했다. 하지만 다른 약제와 비교했을 때 아일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약제 지속 기간(durability)이 길다는 점이다. 아일리아는 이전 약제들보다 병원 방문 횟수는 적으면서도 기존 약제만큼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항-VEGF 주사제들의 치료 효과 간에 아주 큰 차이는 없다. 모두 어느 정도의 시력 개선 효과가 있지만 아일리아의 등장을 계기로 환자의 치료 부담을 훨씬 줄여주면서도 치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Q. 한국인을 대상으로 아일리아 대규모 시판후 조사(PMS)가 진행되었는데, 연구의 총 진행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8개월 정도였다. 주 목적이 안전성 조사였기 때문에 기간이 길지는 않다. 하지만 대학병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 망막센터가 포함되었고, 아일리아를 첫 투여 받는 3,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실 이전에는 이런 연구가 없었고 아시아 전체로 봐도 대규모로, 전향적으로 진행한 경우가 없었다. 아시아인 대상 연구는 지금까지 대부분 소규모로,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였는데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 이뤄진 첫 대규모, 전향적 연구여서 큰 의미가 있다.

Q. 이전에 서구에서 진행된 연구와 비교했을 때 이번 한국인 대상 연구 결과가 더 좋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떠했고,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서양인과 동양인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질환 타입의 구성이 다르다. 황반변성 안에서도 서브 타입이 세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타입의 비율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서양인 대상으로 나온 리얼월드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시아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한국인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한국인을 포함한 유사 인종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연구는 8개월이라는 중·단기간동안 치료 효과나 유효성(efficacy)에서 꽤 괜찮은 결과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결과가 좋았던 이유로는 국내 보험 기준에 따라서 치료를 진행을 했기 때문에 약 80% 정도의 의사들이 로딩 도즈(Loading dose)라고 하는 첫 3개월 간 매달 1회 투여하는 주사 요법을 굉장히 잘 지킨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서구 기준에 비해서 한국인은 망막센터로 전원 되기까지의 기간이 매우 짧았다. 국내 전원 시스템이나 환자 교육, 의료진의 지식 수준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연구 대상 환자의 97% 정도가 치료를 한 번도 받지 않은(naïve) 환자였고, 약 96% 정도가 증상이 발현된 지 한 달 미만인 환자였다. 즉, 증상이 생겼을 때 환자들이 상당히 빨리 병원에 와서 치료받았고, 로딩 도즈와 같은 치료 프로토콜을 잘 지켰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Q.  항-VEGF 주사 치료에서 로딩 도즈의 역할은 무엇인가?

약제마다 다르지만, 초기에 고용량을 투여하고 이후에 유지 용량을 투여하는 약제도 있다. 반면 유리체강 내 주사는 대부분 용량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치료 초기에 어느 정도 수준의 약물이 안구 내 도달하려면 초반에 연달아 주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그리고 실제로 주사를 했을 때 한 번의 주사로 병적인 신생혈관이 완전히 퇴행해서 안정화되는 경우는 약 30-40% 정도밖에 되지 않고 여러 번 맞으면서 안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 3번 정도의 로딩도즈를 시작했을 때 훨씬 병변이 안정화될 수 있고, 90% 정도의 환자에서 로딩도즈 기간 동안 급격한 시력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황반변성 치료의 3회 로딩도즈 프로토콜은 급여로 인정하고 있다. 

Q. 아일리아가 한국인에게 아일리아가 효과적인 치료 약제라고 볼 수 있는지?

앞서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CV)이라는 습성 황반변성 타입이 아시아 환자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질환이 기존 약제에서 치료 효과가 비교적 떨어졌다. 그런데 아일리아가 등장하면서 상당히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아시아 황반변성 환자들이 좋은 치료 효과를 얻는 데에 아일리아가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Q.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도 유전적인 요인으로 나타나는 질환인지?

인종에 따른 유전적 차이를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아시아인 황반변성 환자의 타입 중에 많게는 60%까지 적어도 20~3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서구는 10% 미만이다. 그래서 확실하게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Q.  이번 임상에서 아일리아의 안전성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간략히 설명해달라.

이전에 장기간, 다양한 인종의 많은 환자 대상으로 시행한 아일리아 허가 임상이 있었는데 그 결과와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훨씬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고 좀 더 넓은 범위의 환자 군을 대상으로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망막혈관염이나 망막혈관폐쇄와 같은 심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합병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Q.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가이드라인이나 치료 패러다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보통 임상의들은 허가 임상에 기반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허가 임상은 상당히 제한된 환자 대상으로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리얼월드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실제로는 허가 임상처럼 치료하고 싶어도 못하는 환자가 많고 또 급여 문제도 있다. 그래서 이번 대규모 연구에서는 국내 현행 보험 기준에 해당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아일리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서 현행 보험 기준이 부족한지, 충분한지 등 앞으로의 보건 정책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Q. 황반변성은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데 평균 치료 주기는 어떻게 되는가?

일반적으로 치료 첫 해는 처음 3개월 간 매달 1회씩 연속으로 주사를 투여하고, 이후 안정화시키기 위해 (로딩도즈 후)3-4번의 주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평균적으로도 로딩주사를 포함해서 첫 해에는 적게는 5-6번, 많게는 7-8번 정도의 주사가 필요하다. 2년 차로 넘어가서 확실히 상태가 안정되면 보통 1년에 3-5회 정도 주사를 맞는다. 그 이후로 3년차, 4년 차 넘어가면 환자에 따라 재발 비율이 유지가 되기 때문에 보통 1년에 2-3번 정도 주사를 맞으면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첫 해를 넘기면 재발 비율이 어느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주사 횟수가 많이 줄어 들지만 일정 횟수의 주사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질환이라고 보면 되겠다.

Q. 유리체강 내 주사는 어떻게 진행 되는가?

보통 점안 마취를 하는데 마취를 하고 나면 주사 맞을 때는 그렇게 아프지 않다. 하지만 눈에도 여러가지 상구균이 많기 때문에 검안기로 눈을 벌리고 소독을 한다. 오히려 이 소독 과정을 불편해하시고 통증 느끼시는 분들이 계신다. 주사를 맞는 순간은 마취가 되어있어서 크게 불편해하시지는 않는다. 주사는 1분 안에 투여가 다 끝난다. 요즘 망막센터에서는 상당히 흔하게 진행되는 치료다. 특히 눈에는 혈액 망막장벽이 있기 때문에 경구제로는 전달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전달이 된다고 하더라도 고용량이 필요하다. 유리체강 내 주사는 적은 용량으로 효과적으로 약제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Q.  아일리아는 T&E 요법 사용도 허가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항-VEGF 주사제의 치료 전략이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전에는 로딩도즈 후에 경과를 보다가 재발하면 주사를 투여하는 패턴이었다. 그런데 황반변성이 재발을 할 때마다 환자의 망막 세포에 상당한 손상을 남긴다. 그래서 T&E 요법은 미리 재발 패턴을 파악해서 선제적으로 치료하자는 개념이다. 장기간 투여하더라도 재발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재발에 의해 누적된 망막의 세포손상을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과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아일리아 T&E요법 허가 임상인 ALTAIR 연구에서 나타난 아일리아의 효과와 안전성은 임상 현장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일리아는 기존 약제보다 효과 지속 시간이 길기 때문에 짧게는 4주 길게는 16주까지 환자의 상태에 맞게 탄력적으로 투여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Q.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황반변성은 장기간 치료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도 의사도 지치기 쉽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장기간 치료가 지속되는 환자 수가 늘어나는 데서 오는 부담이 있겠고 환자는 평생 재발을 확인하고 주사를 반복하는데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치료 부담도 줄여주면서 효과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 T&E 요법이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도 과거에는 10-20%정도 사용 했었다면 지금은 70-80%가 T&E 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환자분들께서도 황반변성 치료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힘이 들고 부담이 되시겠지만, 치료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치료를 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용도 많이 들고 잦은 방문으로 힘들어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결국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를 받으시길 당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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