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강점과 혁신을 활용해 국제보건을 위협하는 소외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국제보건 연구 지원 플랫폼 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 ‘라이트펀드’(RIGHT Fund)가 올해 새롭게 17개 연구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라이트펀드는 보건복지부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한국 생명과학기업 8개사(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공동 출자로 형성된 기금을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 연구에 투입하는 독특한 성격 국제보건연구기금이다.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려는 민관협력 국제보건연구기금의 성공 전략에 따라 라이트펀드는 저개발국의 감염병 문제 해결에 한국의 강점과 혁신이 활용된 우수한 기술 개발 연구를 발굴해 지원한다.

올해 라이트펀드가 지원을 시작한 17개 감염병 기술 개발 연구 중에는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코로나19 DNA 백신 투여 기술 개발 연구’가 있다. 쿼드메디슨과 가천대가 공동 연구하는 이 프로젝트에 어떤 혁신 기술이 담겼고, 이 기술이 개발돼 국제보건 문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쿼드메디슨 백승기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 라이트펀드 지원으로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해 코로나19 DNA 백신 투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인가.

- 코로나19 DNA 백신을 세포 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DNA 백신은 병원체 DNA를 세포 내 전달해 병원체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체내에서 만들게 한다. 기존 백신에 비해 안전하고 낮은 가격으로 빠르게 대량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백신 플랫폼으로 평가되나, DNA를 세포 내 전달하는 것이 어려워 기존 백신에 비해 면역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현재 임상 단계에서 효능이 입증된 방법은 전기천공법(electroporation)뿐이다.

전기천공법은 세포에 순간적으로 강한 전기장을 가해 세포벽에 일시적인 구멍을 만들어 DNA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것인데, 현재 전기천공법에 이용되는 바늘 전극 크기가 커서 전기천공 과정 중 통증 및 경련이 일어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조직 괴사도 생길 수 있어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당사는 마이크로니들을 전극으로 이용해 낮은 전압으로 전기천공법을 실시함으로써 기존 바늘 전극 사용 시 발생하는 통증 및 조직 괴사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다. 또, 마이크로니들 전기천공법에 나노 입자 제형 기술을 결합해 코로나19 D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쿼드메디슨은 마이크로니들 전극을 설계, 제작하고 마이크로니들 전극에 순간적으로 높은 전기장을 가해줄 수 있는 초소형 펄스 발생기(pulse generator)를 제작해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또, DNA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나노 입자 제형을 개발하고 세포 실험을 통해 그 효능을 검증할 것이다. 가천대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해 이 시스템과 나노 입자 제형을 결합해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DNA 백신 효능을 검증하며,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비임상 및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DNA 백신 투여 기술을 개발하는데 난제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는데 쿼드메디슨에 어떤 강점들이 있는가.

- 가장 난제는 D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전극 설계 및 제작과, 전기천공 조건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D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 효율 및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이크로니들 전극 사이에 발생하는 전기장이 가능한 균일해야 한다. 전기장 세기와 가해지는 시간 조합도 중요하고, 환자 순응성을 높이려면 피부 삽입과 전기천공 시 통증도 최소화해야 한다.

당사는 현재까지 축적된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적극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또, 1mm 이하 수백 마이크로미터의 뿔들을 배열한 마이크로니들과 같은 미세한 삼차원 구조에 전극을 구성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전기 전도성이 있는 물질로 마이크로니들 전극을 구성하고, 전기천공 시 마이크로니들 사이의 전기장 형성을 위해 마이크로니들의 전극들도 양극과 음극으로 나눠지게 구성해야 한다. 쿼드메디슨은 마이크로니들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고, 삼차원 미세전극 설계 및 시뮬레이션 경험이 풍부한 연구원들이 포진해 있다.

또  메르스, 지카  DNA 백신을 탑재한 마이크로니들을 제작해 비임상 평가를 진행하면서 DNA 백신 제형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아울러 전기근육자극기(Electrical Muscle Stimulator)와 같은 펄스 발생기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천공에 필요한 펄스 발생기 소형화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코로나19 DNA 백신 투여 기술 개발 성공 시, 어떤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보나.

- 무엇보다 그동안 낮은 면역원성 및 통증 등 부작용과, 고가 접종 비용 등 이유로 상업화되지 못했던 DNA 백신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DNA 백신 접종에 필수인 전기천공기(바늘 전극과 펄스 발생기)는 접종 시 고통을 유발한다. 또 수천만원 대에 이르는 전기천공기 가격으로 DNA 백신 접종 비용이 높아 공평한 백신 공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백신 접종 비용 증가는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중저소득국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전 세계 공중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쿼드메디슨은 마이크로니들을 전극으로 이용해 낮은 전압에서도 전기천공이 가능한 DNA 백신 전달 플랫폼을 개발함으로써, 전극의 피부 삽입 및 전기천공 시 발생하는 고통을 획기적으로 줄여 DNA 백신의 환자 순응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중저소득국가 및 의료 취약 지역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형 펄스 발생기를 개발해 낮은 가격으로 DNA 백신을 널리 보급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국제보건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DNA 백신은 기존 백신에 비해 낮은 가격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을 극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 새로운 DNA 백신 전달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면 국내 기업 및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DNA 백신 상업화를 촉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