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O에 흡입제, 질병 악화 감소 입증…치료 근거 만들어”
이진국 교수 “혈중 호산구 수치 300 이상 시 효과…올바른 진단 필요”
입력 2020.07.16 06:00 수정 2020.07.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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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 세계천식기구(GINA) 및 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OLD)는 천식과 COPD의 특징을 모두 가진 환자를 ‘ACO(asthma COPD overlap)’라고 명명했다. ACO 환자는 두 가지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만큼, 단일 질환 환자에 비해 증상이 더욱 심하고, 악화율 또한 더욱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ACO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ACO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가 유럽호흡기학회 연례학술대회 최신임상연구(late breaking abstract)로 채택돼 포스터 토론 세션에서 발표된 것. 해당 연구는 이후 미국알레르기학회에서 채택돼 현재 출판된 상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ACO 치료는 상당히 논란이 있고 또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천식과 COPD가 같이 있기 때문에 천식에서 가장 중요한 약인 흡입스테로이드제와 COPD 치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지 확장제 그 두 가지를 같이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저희가 진행했던 연구를 보면, ACO 진단 기준을 가지고 환자 예후를 비교해 보니 Spain 기준이나 GINA, Gold 기준을 적용하면 ACO 환자가 일반 환자에 비해 예후가 안 좋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흡입스테로이드를 썼을 때 효과가 좋았던 케이스의 경우 전문가가 진단 후 Spain 그룹이 제시한 기준일 경우, 악화가 반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CO는 진단 기준 자체가 어렵고 치료를 위한 바이오마커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요소를 가지고 흡입스테로이드의 악화가 감소되는 반응을 전체 환자에서 찾았다. 그랬을 때 혈중 호산구 수치가 300개 이상이었을 때 흡입스테로이드가 악화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ACO 환자한테 흡입스테로이드가 악화를 줄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단 “ACO 환자에게 흡입스테로이드가 도움이 되는 것이 확실한 만큼 그 기준/진단을 정확하게 해서 필요한 환자에게 흡입스테로이드를 처방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기준으로 흡입스테로이드를 처방할 경우, 오히려 흡입스테로이드를 쓰는 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올바른 진단은 어떤 기준을 두고 이뤄져야 할까. 이 교수는 “가장 신뢰할 만한 것은 GINA의 진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저희 연구 분석 결과도 그렇고 여러 나라가 분석한 결과도 그렇고 ACO 대한 진단 기준을 정리한 것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신뢰할 만한 것은 GINA의 진단 기준이다. 이 외에도 스페인 그룹이 제시한 진단 기준이 있다. 그런 정확한 기준을 통한 질환에 대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GINA 그룹과 스페인 그룹의 진료 지침은 서로 장단점이 존재한다. GINA의 기준은 자세하지만, 환자에게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 많다. 또 일부 답변은 객관적인 결과가 아닌 환자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스페인 진료 지침/Spanish guideline은 모든 진단 기준이 명백하지만 GINA 기준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진단과 달리 ACO의 치료 가이드라인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명확히 정립된 부분이 없다. 앞서 언급된 GINA 가이드라인과 스페인 가이드라인 역시 ACO 환자에 대해 흡입스테로이드 치료를 권고하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없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부분에서 저희 연구가 GINA와 스페인 가이드라인의 치료 근거를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국내 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개정된 천식 치료 지침도 곧 발표될 예정인데, 이 지침에는 저희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ACO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혈중 호산구 수치가 300이 넘으면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 OECD 가입 국가 중 천식으로 인한 입원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 교수는 그 원인으로 ‘흡입스테로이드’의 처방률이 낮다는 점과, ‘폐 기능검사’ 시행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진국 교수는 “흡입제는 천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약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흡입제 처방률은 낮다. 실제 천식 적정성 평가 결과나 논문을 살펴봐도 국내 천식 환자의 흡입제 처방률은 객관적으로 낮다”고 언급했다.

이어 “흡입제 처방이 낮은 이유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 천식의 흡입제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나, 흡입제의 급여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고, 흡입제 처방 시 교육 등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 대한 수가 등의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폐 기능 검사도 매우 중요하다. 폐 기능 검사는 천식과 COPD의 치료 경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폐의 기능에 대한 검사 수치다. 당뇨환자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치료 경과를 살펴보기 위해 혈당과 혈압을 재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천식과 COPD 치료 경과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폐 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인에 비해 과거에 천식이 있던 분들이 흡연을 하면 COPD로 더 진행을 잘하고 또 일반인에 비해서 기관지 감염성이 있는 분들이 흡연을 하면 COPD로 이환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천식 환자 대상 금연 교육을 하고, 금연을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ACO 환자들에게 천식을 가볍게 보지 말고 꾸준히 흡입제 치료를 잘 받고, 금연을 하도록 권고하고 싶다. 연세가 있으신 ACO 환자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병원을 내원하셔서 폐 기능 검사를 잘 받으시라고 권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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