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약제다. 스테로이드로 잘 알려져 있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는 항염증 및 면역억제기능이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RA), 천식, 피부염 등 여러 질환의 치료에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이 약제를 류마티스 관절염에 사용할 경우, 이차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유발성 골다공증(GIOP)이라고 불리는 골다공증이 그것. 하지만 한국에서는 GIOP 에 대한 심각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치료율도 14~30% 가량으로 낮을 뿐더러, 효과적인 치료 옵션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사진)은 “GIOP는 연령과 상관없이 발생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GIOP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 중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GIOP는 일반 골다공증 대비 골밀도 감소나 골절의 위험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가 조골세포의 기능을 억제시키고 파골세포의 기능을 강화시키며 뼈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기전과, RA의 질병 특성상 관절이 불편해 운동을 기피함에 따라 뼈가 약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결국,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과 환자의 질환 특성 때문에 GIOP의 위험성이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GIOP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성이 더 높은 상황. 그렇다면 GIOP 치료에 스테로이드와 같이 사용할 수 있으면서 우수한 효과를 나타낼 약제는 없는 것일까.
박 이사장은 GIOP 환자를 대상으로 데노수맙(상품명: 프롤리아)과 비스포스포네이트(BP) 치료제의 유용성을 비교한 임상연구에 참여한 사례를 들며, “이번 연구에서 데노수맙은 BP 제제 대비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GIOP 치료에 BP 계열 약제가 많이 처방됐었지만, BP 제제는 몇 가지 부작용이 있다. RA는 치주염을 동반한 환자의 비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BP 제제를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RA 환자는 복용해야 하는 약이 많아 BP 제제 사용 시 상대적으로 흡수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단, 데노수맙이 턱뼈 괴사, 대퇴골 골절 등의 부작용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데노수맙을 사용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국내에 들어온 지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BP 제제를 사용하다 데노수맙으로 스위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순수하게 데노수맙만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위험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약제들이 GIOP 진료 현장에서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급여 기준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박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급여 기준의 제한 때문에 데노수맙을 1차 치료제에 실패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문제”라며 “환자 특성에 따라 1차 치료에서부터 BP 제제와 데노수맙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이를 위해 류마티스학회와 골대사학회가 지난 2년 동안 개발한 GIOP 치료 가이드라인이 올해 안으로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은 국내 GIOP 관련 데이터와 외국 데이터를 참고해 제정됐으며, 국내에서는 서울대 송영욱 교수를 중심으로 국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대한류마티스학회 제7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지 세 달 조금 넘은 박 이사장의 소감은 어떨까.
그는 “학회원들에게 ‘이사장 잘 뽑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끔, 학회의 기존 활동을 잘 유지하며 이사장 역할에 최선을 다해 학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싶다. 또 류마티스 분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학회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것이 이사장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올해로 38회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어느덧 국내외 참가자 수가 1,000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해왔다. 전임 이사장과 학회 이사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려 한다. 특히 전임 이사장때부터 추진해온 SCI 국제학술지 등재를 주요한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