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스 조기 병용, 기존 가이드라인 뒤흔들 수 있어”
윤건호 교수 “40세 미만서 유용성 확인…초기 당화혈색소 감소 매우 중요”
입력 2020.11.23 06:00 수정 2020.11.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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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제품의 허가 혹은 적응증 확대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34개국 254개의 기관에서 2,001명의 환자를 모집해 진행한 연구가 있다. 1차 치료제의 단독 투여 대신 조기 병용 전략을 통해 제2형 당뇨병의 조기 치료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제시한 ‘VERIFY 연구’다.

VERIFY 연구는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 조기 병용(이하 가브스 조기 병용) 전략의 지속성을 평가하기 위한 전 세계 유일한 연구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

가브스 조기 병용은 메트포르민 단독 대비 초기 치료 실패까지의 상대적 위험을 49% 감소시켰으며, 두 번째 치료 실패 경험 빈도 역시 낮았다. 또 기존 치료 실패 후 병용 치료 받은 환자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는 5년 간 지속적으로 낮게 측정됐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는 “VERIFY 연구는 조기 병용 치료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연구다. VERIFY 연구에서 확인된 내용은 기존 치료 가이드라인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의 결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치료 가이드라인이 변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치료를 먼저 진행하고, 이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이 되면 추가 치료를 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40세 미만 환자 대상 추가 분석 결과를 통해서는 젊은 환자들에게도 가브스 조기 병용 치료 전략이 유의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물론 추가적인 연구들이 필요하지만, 이는 굉장히 새로운 결과다.


윤 교수는 “당뇨병 치료는 당화혈색소가 7%보다 높아질 때 발생하는 합병증을 막기 위해 진행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뇨병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당뇨병은 첫 진단 시 식사, 운동 등으로 조절 가능하지만 점차 약이 늘고, 인슐린 투여 단계에 이르면 합병증 치료가 어려워져 초기에 지속성 있고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40세 미만 환자들의 경우, 질병을 오래 앓기 때문에 초기에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그 답이 바로 조기 병용 치료다. 나이가 많고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는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7% 미만으로 조절하는 기본 치료가 중요하지만, 40세 미만 환자이고 합병증이 없을 경우 고혈당에 대한 노출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11월 발표된 하위 분석 연구는 아시아인, 그 중에서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바 있다. 이번 연구 분석의 주저자로 참여한 윤 교수가 말하는 연구의 의미는 무엇일까.

윤 교수는 “분석 결과, 국내 환자 중 조기 병용 치료군에서 5년간 인슐린 치료로 넘어간 환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서양에 비해 치료 지속성과 내약성이 훨씬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서양 환자들은 비만이 많고, 이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커 이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비만이 많지 않고 식사도 기름지지 않아 조기 병용 치료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0세 미만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가 7%를 넘어 합병증에 노출되는 기간을 10년을 줄였다. 40세 미만 환자의 경우 만성 심부전, 콩팥증, 암 등 특이 합병증이 발생하며, 동양인들은 만성 심부전이 40%, 암이 20~30%를 차지해 철저한 혈당 조절과 이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당뇨병을 제대로 치료해 상태가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화혈색소 기준 6.5%도 높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초기에 당화혈색소를 떨어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이러한 효과가 오래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조기 병용 치료는 매우 선제적인 치료이고, 의료진들이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VERIFY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누구도 먼저 시작하라고 하지 않았지만,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조기 병용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연구자와 회사가 마음을 모아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VERIFY 연구가 허가 혹은 매출을 위해서가 아닌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답을 찾기 위한 연구라는 점이 매우 의미 있고, 앞으로도 이런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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