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변이로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을 겪었던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정부 공급가 인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가가 인상된다 해도 팍스로비드 외엔 별 다른 대안도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가격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 취재에 따르면, 화이자는 자사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공급가를 두 배가량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보건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화이자는 “추가 구매계약과 관련, 팍스로비드 공급가격은 계약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전한 뒤 “본사의 팍스로비드 가격 인상 발표는 상황에 따라 나라 별로 가격이 책정되므로 한국에 무조건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정부는 팍스로비드의 공급가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택했다. 실제 미국에서 팍스로비드 1세트 가격은 70만원에서 100만원 선에 달했던 만큼, 화이자 역시 이와 유사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설정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실제 화이자가 미국 등에서도 약가를 꾸준히 높여왔기에 한국에서도 언젠가 가격인상을 행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 시점이 하필 코로나19 변이가 등장한 때라는 점에서 정부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인상된 공급가를 받아들일 시 추가 공급은 커녕 기존 예상 물량의 반 밖에 수입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확정된 질병관리청의 예산 중 코로나19 치료제 구입 관련 예산은 179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3843억원 대비 약 53.2%(2045억원)나 줄어든 규모다. 이 역시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필요한 만큼의 소요 예산만을 받은 상태다.
절반 이상 줄어든 예산으로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인데, 예비비를 사용한다 해도 점차 본격화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감염 추이를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12일 질병관리청 손영래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변이의 여름 유행이 최대 2주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8월 첫 째주에만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 220곳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가 861명에 달해 지난 2월 한 달 간 입원환자 수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손 국장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책반을 1개반 5개단 12개팀으로 확대하는 한편, 치료제 수급 관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대한약사회 등이 나서 한국MSD의 '라게브리오’ 등을 포함해 약국 4000여곳의 공급 상황을 조사할 만큼 수급 불안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공급가가 인상되면 그 계획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에 비해 공급에 제법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을 뿐이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해외에서 사용 중인 제품의 허가 혹은 사용 승인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령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조코바’는 긴급사용승인이 좌절되면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나 대안으로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일동제약은 기술 이전을 완료해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어느 정도 수급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일동제약은 수입 품목허가를 취하하고 정식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무엇보다 경증과 중증을 모두 적응증으로 갖추고 있고, 시오노기제약의 생산분은 일본 정부가 지난 2022년 1조엔 상당을 구입하면서 어느 정도의 임상적 근거를 갖춘 만큼, 최소한 긴급사용승인에 필요한 임상적 데이터는 갖췄을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평이다.
라게브리오 역시 팍스로비드보다 공급 사정이 낫다고 알려지면서 또 다른 공급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팍스로비드의 급여화 논의가 아직 이어지면서 이번 공급가 상승 이슈가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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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 변이로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을 겪었던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정부 공급가 인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가가 인상된다 해도 팍스로비드 외엔 별 다른 대안도 없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가격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 취재에 따르면, 화이자는 자사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공급가를 두 배가량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보건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화이자는 “추가 구매계약과 관련, 팍스로비드 공급가격은 계약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전한 뒤 “본사의 팍스로비드 가격 인상 발표는 상황에 따라 나라 별로 가격이 책정되므로 한국에 무조건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정부는 팍스로비드의 공급가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택했다. 실제 미국에서 팍스로비드 1세트 가격은 70만원에서 100만원 선에 달했던 만큼, 화이자 역시 이와 유사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으로 가격을 설정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실제 화이자가 미국 등에서도 약가를 꾸준히 높여왔기에 한국에서도 언젠가 가격인상을 행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 시점이 하필 코로나19 변이가 등장한 때라는 점에서 정부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인상된 공급가를 받아들일 시 추가 공급은 커녕 기존 예상 물량의 반 밖에 수입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확정된 질병관리청의 예산 중 코로나19 치료제 구입 관련 예산은 179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 3843억원 대비 약 53.2%(2045억원)나 줄어든 규모다. 이 역시 건강보험 체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필요한 만큼의 소요 예산만을 받은 상태다.
절반 이상 줄어든 예산으로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인데, 예비비를 사용한다 해도 점차 본격화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감염 추이를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12일 질병관리청 손영래 감염병위기관리국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변이의 여름 유행이 최대 2주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8월 첫 째주에만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 220곳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가 861명에 달해 지난 2월 한 달 간 입원환자 수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손 국장은 이와 함께 코로나19 대책반을 1개반 5개단 12개팀으로 확대하는 한편, 치료제 수급 관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대한약사회 등이 나서 한국MSD의 '라게브리오’ 등을 포함해 약국 4000여곳의 공급 상황을 조사할 만큼 수급 불안이 심각하다는 지적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공급가가 인상되면 그 계획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에 비해 공급에 제법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을 뿐이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해외에서 사용 중인 제품의 허가 혹은 사용 승인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령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조코바’는 긴급사용승인이 좌절되면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나 대안으로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일동제약은 기술 이전을 완료해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어느 정도 수급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일동제약은 수입 품목허가를 취하하고 정식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무엇보다 경증과 중증을 모두 적응증으로 갖추고 있고, 시오노기제약의 생산분은 일본 정부가 지난 2022년 1조엔 상당을 구입하면서 어느 정도의 임상적 근거를 갖춘 만큼, 최소한 긴급사용승인에 필요한 임상적 데이터는 갖췄을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평이다.
라게브리오 역시 팍스로비드보다 공급 사정이 낫다고 알려지면서 또 다른 공급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팍스로비드의 급여화 논의가 아직 이어지면서 이번 공급가 상승 이슈가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