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2029년 50조원 시장 예상...'대항암 시대'를 위한 투자 확대
'엔허투' 독주 예상... 제약사들 과감한 투자·성장 이어져
입력 2023.08.11 06:00 수정 2023.08.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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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을 비롯 글로벌 제약사들의 ADC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ADC를 표현한 이미지. © 바이오스페이스

차세대 항암제에 제약사들의 투자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이하 ADC)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은 가장 치열한 분야다.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을 포함, 국내 기업들도 ADC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에 세포독성을 가지는 저분자 약물(세포독성 항암제, Payload)을 링커(Linker)를 통해 공유 결합(Conjugation)시킨 구조의 약물이다. 항체의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의 사멸 활성을 활용해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다이이찌 산쿄, 씨젠, 로슈, 길리어드 사이언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글로벌 빅 파마들은 물론 우리나라 제약회사들도 ADC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2029년 글로벌 ADC 시장이 360억 달러(약 47조 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다이이찌 산쿄가 아스트라 제네카와 제휴해 출시한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를 필두로 2026년 예상 시장의 1/4 이상인 100억 달러(약 13조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화이자, 로슈 등 공룡 기업들이 ADC를 다이이찌 산쿄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했으나, 엔허투와 같은 획기적인 치료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시젠(Seagen)과 로슈의 매출을 각각 57억 달러와 35억 달러로 예상하며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이찌 산쿄는 ADC를 통해 2025년까지 63억 달러의 항암제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2029년 매출 상위 10개 예상 기업에는 △다이이찌 산쿄 △시젠 △ 로슈 △길리어드 사이언스 △아스트라 제네카 △아스텔라스 △이뮨노젠 △머크 △애브비 △다케다 등이 꼽혔다.

다만, ADC 개발에서 뒤처져 있는 글로벌 No.1 제약사 화이자가 430억 달러 규모의 시젠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인수를 승인하면 화이자는 단숨에 상위 ADC 플레이어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OP10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일본 아스텔라스는 지난 5월 ADC 플랫폼 개발을 위해 소니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소니가 독자 개발한 고분자재료 ‘키라비아 백본(KIRAVIA Backbone)’에 의한 암영역에서의 ADC 플랫폼을 공동으로 최적화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스텔라스는 향후 개발 후보품의 비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의 ADC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삼성물산과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스위스 ADC 개발 기업 아라리스에 지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라리스가 보유한 ADC 후보물질 추가 개발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라리스는 ADC 개발에 핵심적인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부착할 수 있는 3세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ADC 위탁생산(CMO)에 80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하고 2025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시러큐스(Syracuse)에 위치한 BMS의 공장을 인수해 생산 역량을 확보했으며, 추가 투자를 통해 증설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에는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위탁 연구 및 공동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향후 1년간 링커와 저분자약물에 대한 새로운 ADC 기술 플랫폼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삼중음성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LCB84(TROP2-ADC)’의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LCB84는 기존 약물과는 달리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잘린 형태의 TROP2항원을 타깃으로 차세대 ADC 플랫폼기술을 적용해 안정성 및 약효를 높인 약물이다. 회사는 진행성 고형암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LCB84의 단일요법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한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력학적 특성 및 예비효능을 평가할 예정이다.

앱티스는 독자적인 ‘Site-selective antibody conjugation(위치선택적 항체접합)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강력하고 안전한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2018년 시리즈A 플리밸류 50억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시리즈B에서 150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회사는 이러한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ADC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까지 노리고 있다. 앱티스는 2025년 전후로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원하는 타깃에 맞는 항체를 개발할 수 있는 ‘PREXISE-D’ 플랫폼과 ADC 링커 기술 ‘PREXISE-L’ 플랫폼을 구축했다. 올해 하반기 PREXISE-D를 활용한 ‘신규 단클론항체 발굴서비스(Order-to-Discovery, OTD)’를 출시할 계획이다. PREXISE-L은 3세대 ADC 링커 플랫폼 기술로, 개별 아미노산 수준까지 항체와 링커의 위치특이적(Site-Specific) 접합이 가능한 기술이다. 별도의 구조적 변화나 엔지니어링을 가하지 않은 온전한 항체(Intact Antibody)에 결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최종 생산된 ADC의 구조적 안정성과 균질성을 높여 주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ADC가 종양학에 새로운 시대를 가져오고 있고, 향후 더 많은 R&D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표적 이탈 독성 가능성, 약물 내성, 복잡하고 고비용의 제조공정 등의 어려움은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HER2 양성 유방암 외에도 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200개가 넘는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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