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5년 이후에야 흑자 전환됐고,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까지 30여 년이 걸렸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에 더 긴 호흡을 가지고 관심과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이션 회장.(사진=권혁진 기자)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경기 성남 지아이오아시스(GI OASIS)에서 열린 'GI BIO FORUM-신약 개발 융합 연구'에 연자로 참여, 국내 신약개발 성공을 위한 성장 방안을 제시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혁신신약,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으로, 대표적으로 면역항암제 GI-101(CD80+IL2v)와 차세대 알레르기 치료제 GI-301(IgE Trap)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GI-101은 글로벌 임상 1/2상 중이며, GI-301는 국내 임상 1상 중이다.
특히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GI-101을 중국 10대 제약회사인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에 9,500억 원 규모(중국 한정)로 기술이전했고, 또 GI-301를 지난 2020년 유한양행에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200억 원을 포함한 총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신약개발 기업의 성장 방안으로 △글로벌 수준 기술·과제·인력 △High VC 펀딩 유치 △아시아 시장 진출 △다양한 Exit options △과감한 규제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최근 전 세계 바이오 열풍과 더불어 국내 바이오산업도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은 데 반해, 괄목할 만한 성과가 적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바이오 산업 투자 감축에 너무 움츠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국내 바이오산업이 관심과 집중을 받은 기간은 최근 10년 정도로, 신약개발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성과 도출까지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30여 년에 걸쳐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 거듭났다”며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0년 단위로 회사의 핵심 영역 및 전략을 달리했다. 먼저 R&D 기술수출 단계에서 직접 판매로, 이후 M&A 단계를 통한 강력한 파이프라인 구축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성장을 3단계로 나누면 1단계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연구개발에 집중해, 타미플루(Tamiflu)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로슈(Roche)에 라이선스 아웃해 기업의 기반을 다졌다. 2단계에서는 자체 개발한 HIV 치료제 비리어드(Viread)를 기술이전 하지 않고 직접 판매를 했으며 그 일환으로 유럽에 소재한 네스타(Nesta)를 인수했다. 3단계에서는 확보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Sovaldi) 개발 기업인 파마셋(Pharmasset)과 예스카타(Yescarta) 개발 기업인 카이트 파마(Kite Pharma)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를 통해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글로벌 빅파마로 자리매김했다.
△GI BIO FORUM-신약 개발 융합 연구 포럼 현장.(사진=권혁진 기자)
이 회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아직까지 길리어드의 1단계인 기술수출과 Best-In-Class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수준"이라며 “2단계, 3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와 파머징 국가에서는 한국 기업의 제품과 기술이 큰 경쟁력을 가진다"며 "이 지역으로 진출과 선점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양한 M&A를 통한 기업 간 시너지를 내는 전략도 또 다른 성장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I BIO FORUM-신약 개발 융합 연구' 포럼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창사 이후 처음 개최한 행사다. 행사에는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 최제민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 황선진 메디라마 부사장, 윤나리 지아이이노베이션 상무, 현영민 연세대 의대 해부학 교실 교수,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CSO가 발표자로 참여해 국내외 신약개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