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와 고액 약값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긴급도입의약품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신경내분비종양 최후의 치료제 루타테라에 대해 신속히 시판 허가를 해야 한다.”
11일 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는 충북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문 앞에서 ‘루타테라’에 대해 식약처가 신속하게 시판 허가해 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연에 따르면 최초의 방사성의약품인 루타테라는 종양 부위만 표적해 방사선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종양 이외의 부위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기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에 비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이하, 노바티스)가 시판한 최초의 표적치료제 ‘글리벡’(상품명: Glivec, 성분명: Imatinib)과 유사하고, 루타테라 출시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 글리벡 출시 때처럼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노바티스는 2018년 1월 26일 미국 FDA로부터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양성 위장관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GEP-NETs)을 가진 성인 환자를 치료하는 방사성 의약품’으로 ‘루타테라’(성분명: Lutetium(177Lu) oxodotreotide/루테슘-177 옥소도트레오타이드)를 승인 받았다.
이후 한국노바티스는 식약처에 2019년 11월경이 돼서야 수입품목 허가 신청을 했고,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때문에 루타테라는 아직까지 식약처 시판 허가를 받지 못했고,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100여명은 2018년부터 루타테라와 유사한 성분의 방사선의약품 ‘루테슘-177 도타테이트’(성분명: lutetium Lu 177 dotatate) 주사를 맞기 위해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는 상황이 벌어진 것.
환연은 “루타테라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프랑스·미국에서는 1회 주사에 최소 2,600만원, 1사이클 4회 주사에 최소 1억4백만원 이상의 약값을 지불해야한다”며 “이러한 고액의 약값 때문에 대부분의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1회 주사에 약 800만원, 1사이클 치료 4회 주사에 약 3천2백만원 하는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환자들이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는 현실을 고려해 식약처가 2019년 11월 28일 루타테라를 ‘긴급도입의약품’으로 지정했지만, 고액의 약값 때문에 극히 일부의 환자들만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루타테라를 구입해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전히 말레이시아로 해외 원정치료를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코로나19 판데믹’(pandemic) 선언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2020년 3월 13일부터 한국인과 한국발 여행자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 해외 원정치료가 불가능하게 돼 고액의 루타테라 약값을 지불할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것,
환연은 “식약처는 당연히 루타테라 시판 허가 절차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한국노바티스가 식약처 시판 허가 심사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미비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식약처장이 ‘긴급도입의약품’과 ‘희귀의약품’ 지정한 루타테라에 대해 식약처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판 허가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식약처가 루타테라 시판 허가를 하고 한국노바티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의 원칙적인 건강보험 급여화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은 약제비의 5%만 부담하고 루타테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환연은 “식약처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신경내분비종양 환자들이 더 이상 해외 원정치료와 고액 약값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신경내분비종양 최후의 치료제 루타테라에 대해 신속히 시판 허가를 하고 한국노타비스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