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한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에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플라크 축적을 줄이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복잡한 병리학적 특성을 반영한 다중 작용기전의 새로운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 아직 승기를 잡은 기업이 없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혁신적 접근법으로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의 샘 램(Sam Lam) 수석 분석가는 최근 발간한 '알츠하이머병-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신흥 시장(Alzheimer’s Disease-A Burgeoning Market on the Horizon)' 보고서를 통해 유망한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 물질 4개를 꼽았다.
이 중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유망 후보로는 코그니션 테라퓨틱스(Cognition Therapeutics)의 ELAYTA(CT1812)만이 포함됐다. 나머지 세 개의 후보인 △아나벡스 라이프사이언스(Anavex Life Sciences)의 Blarcamesine(ANAVEX2-73) △액손 뉴로사이언스(AXON Neuroscience)의 AADvac1 △알카헤스트(Alkahest)와 그리폴스(Grifols)의 GRF6019는 모두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반영하고 있다.
아나벡스 라이프사이언스의 ‘Blarcamesine’는 시그마-1 수용체(Sigma-1 receptor)와 뮤스카린 수용체(Muscarinic receptor)를 동시에 활성화해 신경세포 회복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시그마-1 수용체는 세포 내의 칼슘 이온, 미토콘드리아 기능,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 또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해 활성화되면 신경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뮤스카린 수용체는 기억과 학습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산화 스트레스 감소를 통해 신경세포 보호 메커니즘을 담당한다. 현재 Blarcamesine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액손 뉴로사이언스의 ‘AADvac1’은 독특하게도 타우(Tau)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 형태의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백신이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학적 특징 중 하나인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을 형성하는 물질로, AADvac1은 이 타우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변형된 타우 단백질을 신체의 면역 세포가 인식하고 제거하거나 억제하게 한다. 현재 AADvac1은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알카헤스트와 그리폴스가 공동 개발 중인 ‘GRF6019’은 젊은 혈장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생물학적 인자를 기반으로 한 물질이다. 이 약물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억제를 통해 신경 염증을 줄이고 시냅스 기능을 복원하며, 신경 재생을 촉진해 뇌의 노화 과정을 지연시킨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증명됐다. 이 후보물질 역시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춰 다중 작용기전을 활용한 혁신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경세포의 보호, 염증 반응 조절,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 억제 등, 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AR1001’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억제를 통해 cGMP(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 수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PDE5는 cGMP를 분해하는 효소로, 이를 억제하면 cGMP 농도가 증가한다. cGMP는 혈관 확장과 더불어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 신경 보호, 시냅스 기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cGMP 증가는 세포 내 칼슘 항상성을 조절하고,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도 향상시킨다.
또한 AR1001은 핵인자 카파비(NF-κB)와 같은 염증 경로를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줄이고,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강화한다. 다중 작용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현재 AR1001은 미국,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11개국에서 총 1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엔티파마 ‘크리스데살라진’은 마이크로솜 프로스타글란딘 E2 합성효소-1(mPGES-1)을 억제해 염증 인자인 프로스타글란딘 E2(PGE₂) 생성을 차단하고 항산화 효과를 내는 특징이 있다. mPGES-1은 염증 반응 중에 증가하는 효소로, 염증 매개체인 PGE₂의 생성을 촉진한다.
특히 크리스데살라진은 자가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조절 T세포와 대식세포의 균형을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크리스데살라진은 노인을 포함한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임상 2상 진입을 계획 중이다.
젬백스앤카엘 ‘GV1001’은 텔로머레이스(Telomerase) 항원을 표적으로 삼아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작용기전을 지닌 약물이다. 텔로머레이스는 암세포에서 활성화돼 세포의 무한 증식을 일으키는 효소다. 이를 억제하면 활성 산소종(ROS)과 같은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GV1001은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GnRHR)에 결합해 미세아교세포(Microglia)와 성상교세포(Astrocyte)를 직접 조절하는 기전이 자체 연구에서 입증됐다.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4월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위한 환자 199명 모집을 완료하고, 임상 시험을 본격화했다.
지뉴브 ‘SNR1611NF’는 유사분열촉진제활성단백질인산화효소(MEK) 억제제로, MEK1과 MEK2 단백질 키나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인 MAPK/ERK 경로를 차단한다. 이로 인해 염증 반응 및 신경세포 손상, 비정상적인 단백질 활성 작용이 억제되며, 신경세포 보호와 염증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SNR1611NF는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전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엠디헬스케어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EV)를 기반으로 'MDH-014'를, 피플바이오 자회사 파마코바이오는 천연물 기반 ‘DDN-A-0101’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뉴라클사이언스는 시냅스를 약화시키는 주요 단백질 FAM19A5를 항-FAM19A5 단클론 항체로 뇌에서 제거하는 ‘NS101’을, 동아에스티는 히스톤 디아세틸라제(HDAC) 억제를 통한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를 조절하고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을 억제하는 ‘DA-7503’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축적 감소를 타깃으로 샤페론 ‘누세린’, 브이티바이오 ‘VT301’, 이수앱지스 ‘ISU203’, 엔케이맥스 ‘SNK01’ 등도 활발히 연구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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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비아(IQVIA)의 샘 램(Sam Lam) 수석 분석가는 최근 발간한 '알츠하이머병-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신흥 시장(Alzheimer’s Disease-A Burgeoning Market on the Horizon)' 보고서를 통해 유망한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 물질 4개를 꼽았다.
이 중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유망 후보로는 코그니션 테라퓨틱스(Cognition Therapeutics)의 ELAYTA(CT1812)만이 포함됐다. 나머지 세 개의 후보인 △아나벡스 라이프사이언스(Anavex Life Sciences)의 Blarcamesine(ANAVEX2-73) △액손 뉴로사이언스(AXON Neuroscience)의 AADvac1 △알카헤스트(Alkahest)와 그리폴스(Grifols)의 GRF6019는 모두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반영하고 있다.
아나벡스 라이프사이언스의 ‘Blarcamesine’는 시그마-1 수용체(Sigma-1 receptor)와 뮤스카린 수용체(Muscarinic receptor)를 동시에 활성화해 신경세포 회복을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시그마-1 수용체는 세포 내의 칼슘 이온, 미토콘드리아 기능,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 또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해 활성화되면 신경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뮤스카린 수용체는 기억과 학습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산화 스트레스 감소를 통해 신경세포 보호 메커니즘을 담당한다. 현재 Blarcamesine는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액손 뉴로사이언스의 ‘AADvac1’은 독특하게도 타우(Tau)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 형태의 알츠하이머병 예방·치료 백신이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학적 특징 중 하나인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을 형성하는 물질로, AADvac1은 이 타우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을 유도해 변형된 타우 단백질을 신체의 면역 세포가 인식하고 제거하거나 억제하게 한다. 현재 AADvac1은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알카헤스트와 그리폴스가 공동 개발 중인 ‘GRF6019’은 젊은 혈장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생물학적 인자를 기반으로 한 물질이다. 이 약물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억제를 통해 신경 염증을 줄이고 시냅스 기능을 복원하며, 신경 재생을 촉진해 뇌의 노화 과정을 지연시킨다는 것이 동물실험에서 증명됐다. 이 후보물질 역시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춰 다중 작용기전을 활용한 혁신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경세포의 보호, 염증 반응 조절,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 억제 등, 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AR1001’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억제를 통해 cGMP(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 수치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PDE5는 cGMP를 분해하는 효소로, 이를 억제하면 cGMP 농도가 증가한다. cGMP는 혈관 확장과 더불어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 신경 보호, 시냅스 기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cGMP 증가는 세포 내 칼슘 항상성을 조절하고,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도 향상시킨다.
또한 AR1001은 핵인자 카파비(NF-κB)와 같은 염증 경로를 억제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줄이고,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 반응을 감소시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강화한다. 다중 작용기전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현재 AR1001은 미국,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11개국에서 총 1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엔티파마 ‘크리스데살라진’은 마이크로솜 프로스타글란딘 E2 합성효소-1(mPGES-1)을 억제해 염증 인자인 프로스타글란딘 E2(PGE₂) 생성을 차단하고 항산화 효과를 내는 특징이 있다. mPGES-1은 염증 반응 중에 증가하는 효소로, 염증 매개체인 PGE₂의 생성을 촉진한다.
특히 크리스데살라진은 자가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조절 T세포와 대식세포의 균형을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크리스데살라진은 노인을 포함한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임상 2상 진입을 계획 중이다.
젬백스앤카엘 ‘GV1001’은 텔로머레이스(Telomerase) 항원을 표적으로 삼아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작용기전을 지닌 약물이다. 텔로머레이스는 암세포에서 활성화돼 세포의 무한 증식을 일으키는 효소다. 이를 억제하면 활성 산소종(ROS)과 같은 산화적 스트레스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도 억제할 수 있다.
또한 GV1001은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GnRHR)에 결합해 미세아교세포(Microglia)와 성상교세포(Astrocyte)를 직접 조절하는 기전이 자체 연구에서 입증됐다. 젬백스앤카엘은 지난 4월 GV100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위한 환자 199명 모집을 완료하고, 임상 시험을 본격화했다.
지뉴브 ‘SNR1611NF’는 유사분열촉진제활성단백질인산화효소(MEK) 억제제로, MEK1과 MEK2 단백질 키나아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인 MAPK/ERK 경로를 차단한다. 이로 인해 염증 반응 및 신경세포 손상, 비정상적인 단백질 활성 작용이 억제되며, 신경세포 보호와 염증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 현재 SNR1611NF는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전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엠디헬스케어는 락토바실러스 파라카세이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EV)를 기반으로 'MDH-014'를, 피플바이오 자회사 파마코바이오는 천연물 기반 ‘DDN-A-0101’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또한 뉴라클사이언스는 시냅스를 약화시키는 주요 단백질 FAM19A5를 항-FAM19A5 단클론 항체로 뇌에서 제거하는 ‘NS101’을, 동아에스티는 히스톤 디아세틸라제(HDAC) 억제를 통한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를 조절하고 타우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을 억제하는 ‘DA-7503’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축적 감소를 타깃으로 샤페론 ‘누세린’, 브이티바이오 ‘VT301’, 이수앱지스 ‘ISU203’, 엔케이맥스 ‘SNK01’ 등도 활발히 연구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