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항암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이로써 국산 개발 신약이 FDA 승인을 받고 직접 미국에 진출한 사례로 짐펜트라(셀트리온), 엑스코프리(SK바이오팜), 알리글로(GC녹십자)에 렉라자(유한양행)가 새롭게 추가됐다. 그러자 업계는 이 신약들이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렉라자 병용 글로벌 3상은 J&J가 주도했으며, 단독 3상은 유한양행이 주도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 승인인데다, 경쟁 약물이 사실상 타그리소 뿐이라 추후 상당한 규모의 매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 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인 엑스코프리를 2020년 5월부터 판매하면서, 가장 먼저 미국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4 년이 지나서야 엑스코프리 첫 분기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고정비성 판관비를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항체 신약 렉키로나를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 있는 셀트리온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짐펜트라(기존 램시마 IV의 피하주사 제형)를 FDA로부터 승인, 올해 3월 미국에 출시해 직접 판매 중이다. 원료가 기존 램시마와 같아 생물학제제 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고마진으로 추정한다는 게 키움증권 설명이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로,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품목허가 신청 8년만의 승인으로 공장 cGMP 규제 및 규제기관과의 대응 등의 경험을 쌓았다. 최근 대형 PBM인 익스프레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서 2028년까지 블록버스터 예상 상위 50위 최대 매출제품을 살펴보면, 이 중 국산 신약은 없다. 이 예상 순위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인 50위 제품이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인데 최대 매출 38억7000만 달러(약 5조1432억원)이다.
글로벌 업계 시각에서 국산 신약 중 중단기 5 조원 이상을 기대하는 제품이 아직 없다는 얘기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실제로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 매출을 내는 제품은 없었다는 것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주소였다”며 “다만, 최근 FDA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이 증가하면서 연 매출 10억 달러 기준인 블록버스터 제품이 생겨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블록버스터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적응증 확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출시해 가장 높은 매출 잠재력을 가진 20개의 약물 중 절반은 FDA에서 3개 이상의 적응증 승인을 받았으며, 7개는 심지어 5개 이상의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응증 확장으로 잘 알려진 키트루다는 20개 이상의 적응증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최고 매출 전망은 2027년 312억8000만 달러(약 41조5711억원)이다.
블록버스터 상위 20위 중, 단일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은 Vertex의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트리카프타 뿐이다. 상위 20위 약물 중 7개가 항암제이며, 최소 4개 이상의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한편 2014년 이후, 출시한 매출 상위 20개 약물이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거두는데 평균 3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50억 달러 이상 되는 15개 약물은 평균 5.5년, 매출 100억 달러 이상되는 5개 제품은 평균 6.6년이 걸렸다.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진출한 기업 중 첫 해 2억 달러를(약 2658억원) 달성한 국산 신약은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 정도가 있다. 셀트리온의 미국 판매 파트너사 화이자가 인플렉트라/램시마 출시 당시인 2016년 1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허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병용요법과 효능과 안전성, 약가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가정해 점유율을 41%로 산정할 수 있다”며 “빅파마인 J&J가 판매 파트너인데다 혁신신약은 아니지만, J&J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 연매출 목표를 50억 달러로 하고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경쟁약물이 많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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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항암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이로써 국산 개발 신약이 FDA 승인을 받고 직접 미국에 진출한 사례로 짐펜트라(셀트리온), 엑스코프리(SK바이오팜), 알리글로(GC녹십자)에 렉라자(유한양행)가 새롭게 추가됐다. 그러자 업계는 이 신약들이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렉라자 병용 글로벌 3상은 J&J가 주도했으며, 단독 3상은 유한양행이 주도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 승인인데다, 경쟁 약물이 사실상 타그리소 뿐이라 추후 상당한 규모의 매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 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인 엑스코프리를 2020년 5월부터 판매하면서, 가장 먼저 미국 직접 판매를 시작했다. 4 년이 지나서야 엑스코프리 첫 분기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고정비성 판관비를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항체 신약 렉키로나를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 있는 셀트리온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짐펜트라(기존 램시마 IV의 피하주사 제형)를 FDA로부터 승인, 올해 3월 미국에 출시해 직접 판매 중이다. 원료가 기존 램시마와 같아 생물학제제 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고마진으로 추정한다는 게 키움증권 설명이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는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로, 선천성 면역 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품목허가 신청 8년만의 승인으로 공장 cGMP 규제 및 규제기관과의 대응 등의 경험을 쌓았다. 최근 대형 PBM인 익스프레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서 2028년까지 블록버스터 예상 상위 50위 최대 매출제품을 살펴보면, 이 중 국산 신약은 없다. 이 예상 순위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인 50위 제품이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인데 최대 매출 38억7000만 달러(약 5조1432억원)이다.
글로벌 업계 시각에서 국산 신약 중 중단기 5 조원 이상을 기대하는 제품이 아직 없다는 얘기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실제로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 중, 글로벌 블록버스터 매출을 내는 제품은 없었다는 것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현주소였다”며 “다만, 최근 FDA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이 증가하면서 연 매출 10억 달러 기준인 블록버스터 제품이 생겨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블록버스터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적응증 확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출시해 가장 높은 매출 잠재력을 가진 20개의 약물 중 절반은 FDA에서 3개 이상의 적응증 승인을 받았으며, 7개는 심지어 5개 이상의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응증 확장으로 잘 알려진 키트루다는 20개 이상의 적응증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최고 매출 전망은 2027년 312억8000만 달러(약 41조5711억원)이다.
블록버스터 상위 20위 중, 단일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은 Vertex의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 트리카프타 뿐이다. 상위 20위 약물 중 7개가 항암제이며, 최소 4개 이상의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한편 2014년 이후, 출시한 매출 상위 20개 약물이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거두는데 평균 3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50억 달러 이상 되는 15개 약물은 평균 5.5년, 매출 100억 달러 이상되는 5개 제품은 평균 6.6년이 걸렸다.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진출한 기업 중 첫 해 2억 달러를(약 2658억원) 달성한 국산 신약은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 정도가 있다. 셀트리온의 미국 판매 파트너사 화이자가 인플렉트라/램시마 출시 당시인 2016년 1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허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병용요법과 효능과 안전성, 약가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가정해 점유율을 41%로 산정할 수 있다”며 “빅파마인 J&J가 판매 파트너인데다 혁신신약은 아니지만, J&J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 요법 연매출 목표를 50억 달러로 하고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경쟁약물이 많지 않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