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환자가 100여밖에 없는 희귀질환의 경우 어렵게 치료약을 찾아내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오지 않아 환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보험급여화는 요원한 상태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23일 질병관리청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7회 희귀질환 극복의 날’ 행사에서 ‘희귀질환자 사례 연구 발표’를 통해 희귀병환자들의 실태를 소개했다.
첫번째 사례는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은 선천성 희귀병으로 몸의 일부가 커지는 질환이다. 관절 등의 통증이 심해지고 심혈관 합병증과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신체 기형이 심해진다. 국내에선 약 100명 정도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7명만이 항암제를 개발한 제약사가 약을 무상 공급해줘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영상을 통해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의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긴팔 의류를 입지 못할 만큼 왼쪽 팔의 부종이 심했다. 중학생 때 양쪽 다리의 굵기가 달라진 것이 증상의 시작이었다. 힘든 학교생활을 이어간 그는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신체의 이상 증상으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서 고등학생 때 꿈까지 접었다. 이후 40세 때 오빠의 권유로 병원에서 진료 후 두 번의 약을 먹었지만 맞지 않아 끊어야만 했던 아픔도 겪었다.
그는 “치료 약물이 나왔다고 들었을 때 너무너무 기뻤지만 부모님은 ‘항암제의 한 종류’라 많이 걱정하셨다"며 “약을 먹으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체중도 급격히 줄었지만 증상이 호전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느꼈던 부담이 이제는 많이 사라졌다는 그는 “가장 큰 소망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오른쪽과 왼쪽이 같아지는 것”이라며 “건강한 삶을 살고 싶고, 막내 아들과 함께 등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보건당국에 “저는 임상실험 케이스로 약을 먹고 있는데,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약을 처방받아 치료받는 사람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방산 대상이상질환을 앓는 환자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 질환 역시 국내에 환자가 약 1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근육이 깨지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고, 심하면 급사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을 치료 중이다.
이 교수가 소개한 한 30대 여성 환자는 호흡근이 깨져 숨을 쉴 수 없는 증상을 보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끼고 싶다”고 직접 요구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으나, 현재는 치료제를 먹고 증상이 호전된 상태다.
이 교수는 “환자의 임상 결과에 기뻤지만 이 약도 아직 식약처 허가가 안 난 상황”이라며 치료제의 보편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기념해 새로운 치료제로 희망을 얻게 된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한 이 교수는 “해당 사례를 통해 희귀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분들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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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환자가 100여밖에 없는 희귀질환의 경우 어렵게 치료약을 찾아내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오지 않아 환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보험급여화는 요원한 상태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23일 질병관리청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7회 희귀질환 극복의 날’ 행사에서 ‘희귀질환자 사례 연구 발표’를 통해 희귀병환자들의 실태를 소개했다.
첫번째 사례는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은 선천성 희귀병으로 몸의 일부가 커지는 질환이다. 관절 등의 통증이 심해지고 심혈관 합병증과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신체 기형이 심해진다. 국내에선 약 100명 정도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7명만이 항암제를 개발한 제약사가 약을 무상 공급해줘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영상을 통해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을 앓고 있는 30대 여성의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긴팔 의류를 입지 못할 만큼 왼쪽 팔의 부종이 심했다. 중학생 때 양쪽 다리의 굵기가 달라진 것이 증상의 시작이었다. 힘든 학교생활을 이어간 그는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신체의 이상 증상으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서 고등학생 때 꿈까지 접었다. 이후 40세 때 오빠의 권유로 병원에서 진료 후 두 번의 약을 먹었지만 맞지 않아 끊어야만 했던 아픔도 겪었다.
그는 “치료 약물이 나왔다고 들었을 때 너무너무 기뻤지만 부모님은 ‘항암제의 한 종류’라 많이 걱정하셨다"며 “약을 먹으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체중도 급격히 줄었지만 증상이 호전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느꼈던 부담이 이제는 많이 사라졌다는 그는 “가장 큰 소망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오른쪽과 왼쪽이 같아지는 것”이라며 “건강한 삶을 살고 싶고, 막내 아들과 함께 등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보건당국에 “저는 임상실험 케이스로 약을 먹고 있는데,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들었다”며 “약을 처방받아 치료받는 사람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방산 대상이상질환을 앓는 환자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 질환 역시 국내에 환자가 약 1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근육이 깨지는 증상이 반복될 수 있고, 심하면 급사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10명을 치료 중이다.
이 교수가 소개한 한 30대 여성 환자는 호흡근이 깨져 숨을 쉴 수 없는 증상을 보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끼고 싶다”고 직접 요구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으나, 현재는 치료제를 먹고 증상이 호전된 상태다.
이 교수는 “환자의 임상 결과에 기뻤지만 이 약도 아직 식약처 허가가 안 난 상황”이라며 치료제의 보편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기념해 새로운 치료제로 희망을 얻게 된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한 이 교수는 “해당 사례를 통해 희귀질환을 앓고 계신 환자분들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