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DTx 시장 규모 전망.
글로벌 DTx 시장이 향후 급격히 몸집을 불릴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지난 15일 국내서도 첫 디지털 치료기기가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국내 정책을 강화해 DTx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도 함께 주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산업브리프 371호 ‘주요국 DTx 관련 정책 및 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은 의료건강 분야의 디지털화 정책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활발히 추진하고 있고, DTx는 디지털헬스 전략의 핵심요소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DTx로서의 허가를 위한 확증 임상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받은 제품이 7개로, 정부도 향후 DTx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DTx 시장은 오는 2030년에 173억4000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7억 달러, 2021년 32억3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지난해에는 38억8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은 20.5%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DTx는 201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료기기로 승인한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위한 웰닥(WellDoc)사의 자기관리 앱 블루스타(BlueStar)다. 이 앱을 사용한 그룹은 기존 치료 전용 그룹 대비 당화혈색소 수치가 1년간 1.2% 저하됐다는 시험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후 2020년까지 당뇨병, 심부전, 천식과 COPD(만성 폐색성 폐질환),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용장애, 만성 불면증, ADHD(주의부족‧다동증),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질병에 대한 DTx 제품화로 이어졌다. 이들 DTx는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개별 치료나 치료제와의 병용에 의한 종래치료보다 큰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는 지난 15일 에임메드가 개발한 인지치료 소프트웨어(앱) ‘솜즈(Somzz)’를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품목허가했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이번 허가를 통해 사실상 국내 DTx 산업이 물꼬를 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은 지난 2021년 9건의 임상시험계획이 8개 질환에 대해 승인됐으나, 지난해에는 17건의 임상시험계획이 12개 질환에 대해 승인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마련한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제도’를 통해 디지털의료기기 허가부터 이를 의료현장에 사용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약 80% 단축했다고 전했다.
진흥원 보고서는 미국 DTx 시장이 주로 신규 비상장 벤처기업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말 기준 미국 16개 DTx 기업 및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개 기업 중 75%가 비상장기업이며, 88%가 직원수 11~200명 규모, 2010년 이후 창업한 기업은 75%로 그 중 33%가 2016년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들도 DTx 개발기업과 제휴해 개발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DTx는 특허출원 관점에서도 개발이 활발해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웰닥사 제품의 2007년 출원을 시작으로, 2013년부터는 신규기업의 참가 및 기존기업의 개발 강화로 출원이 서서히 활발해지다가 2016년 이후부터는 출원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또 유럽은 데이터를 의료산업 디지털 전환의 필수자원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유럽 공동 데이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EHDEN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유럽의 보험등재 및 적용 범위 변화로 인해 DTx 채택이 가속화되고 있고, 보험 적용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마다 DTx로 승인하고, 가격책정과 보험급여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고유 기준이 존재하며, 그것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DTx와 관련, 기존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서비스와 제공방식 등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급여등재 시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이 남아 있다”며 “의료‧비의료 행위 간 구분, 원격진료 금지, 보건의료데이터 확보 어려움 등 규제로 인해 혁신 서비스 개발은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DTx는 미래 주력 분야로 정책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규 창업 기업들까지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DTx에 대해 주요국 정책방향과 산업 동향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