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전무하던 알츠하이머병 분야에 신약들이 잇달아 등장하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지난 27일 '뜨기 시작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뜨고 있는 비만 치료제' 보고서를 통해 FDA에 가속 승인된 레켐비(LEQEMBI, 성분명: Lecanemb)의 가능성과 한계를 조명했다.
센터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치료제는 이제 뜨기 시작한 분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아두헬름(Aduhelm, 성분명: Aducanumab) 레켐비가 가속 승인을 받으면서, 임상 3상에 있는 물질들의 가속 승인 신청이 잇따를 것”이라며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승인 및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지난 6일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았다. 레켐비는 지난해 6월 승인된 아두헬름에 이어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승인된 약물로는 두 번째자,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약물로는 첫 번째로 가속 승인됐다.
레켐비는 FDA로부터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속 승인됐으며, 지난해 11월 발표된 임상 3상의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 평가 결과에서도 치료 시작 후 18개월 동안 인지 및 기능 저하를 27%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및 인지기능 저해제 중 승인에 근접한 일라이릴리(Lilly)의 도나네맙(Donanemab)은 지난 19일 미국 FDA로부터 가속 승인이 거절됐다. 레켐비의 초기 시장 확보가 유리해질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그러나 레켐비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험난하다는 평가다. 레켐비는 아두헬름 대비 뇌부종, 뇌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발생률은 약 40% 개선됐으나,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는 약 10% 부작용이 나타났다. 심지어 임상시험 대상자 중 3명이 사망하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또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은 지난 6일 레켐비가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보험 적용 범위 확대는 불가하다는 뜻을 밝혔다. 레켐비의 연간 약가는 약 2만6500달러(3260만원)로 추정되고 있다.
에두헬름에 이어 레켐비까지 가속 승인되면서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알츠하이머병 타깃 후보물질들의 가속 승인 신청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기준 미국 임상시험등록사이트에 등록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시험은 143개의 신약후보물질을 포함해 총 172건의 임상시험이 집계됐다.
임상 3상 단계에는 31개 물질을 포함 47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임상 2상에는 82개 물질을 포함 94개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확인됐다. 임상 1상은 30개 물질을 포함해 31개 임상시험이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