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신변종 바이러스가 꾸준히 등장하는 가운데, 백신개발 기간을 단축하려면 그동안 발전시킨 과학적 요소를 활용해 개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임현자 캐나다 서스캐처원대 교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브리프 359호 ‘팬데믹 대응을 위한 신속 백신 임상시험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임 교수는 ▲어뎁티브 임상 설계 적용 ▲백신 유효성 평가지표의 조기 개발 ▲글로벌 협력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개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활용된 심리스 임상시험 방식으로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급변하는 역학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시험 방식을 조정할 수 있는 정교한 어뎁티브 임상시험 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백신의 유효성은 중증화율, 치명률, 무증상자를 포함한 감염률을 지표로 해 검증됐으며, 일정 수의 감염자 수를 확보해 결과를 분석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면역학적 지표(ICP)를 조기 개발해 임상시험에서 백신 유효성을 평가하는 시간을 단축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신을 조기에 출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팬데믹 상황에서는 임상시험 대상자를 단기간에 모집하고, 다양한 환자집단에 관한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네트워크가 필수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질병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부족한 신종 감염병은 REMAP 연구와 같은 어뎁티브 백신 개발 플랫폼을 사전에 구축해 팬데믹 발생 시 글로벌 협력을 통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REMAP은 2015년 시작된 중증 폐렴 환자의 치료 전략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 연구 플랫폼으로, 지난달 기준 21개국 300여개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국내 팬데믹 백신 임상 연구를 위해서는 향후 발생할 팬데믹에 대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안정적인 백신 R&D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수한 연구들에 정부의 연구지원비가 대규모로 지원되도록 하고, 연구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연구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병원체와 질병 특성을 조기 파악할 수 있는 역량, 임상시험 환자모집 전략, 유익성-위해성 측정치 등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등 백신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취약한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어뎁티브 임상시험, 실용 임상시험, 시뮬레이션 연구 등 혁신적인 임상연구 방식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전문인력 양성과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감염병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해 전문가 및 정보 교류, 협력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