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자 생활습관 개선 시킨 '탈모 유전자 검사'
간단한 면봉 스왑 통해 남성형·원형 탈모 구분…개선 방안까지
유전적 요인 연관성...가족력 있는 경우 예방적 치료 진행 중요
'탈모 유전자 인지, 100세 시대 맞춰 라이프 스타일 설계 대책 세워'
입력 2024.09.04 06:00 수정 2024.09.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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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놀릴 때 절대로 언급해서는 불가침 영역들이 있다. 탈모는 그 중 하나다. 그 만큼 탈모는 개인에게 민감한 사항으로 작용한다. 특히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않으면 말을 하지 마라 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통계 이후 탈모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탈모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4만 8000명을 넘어섰고, 40대가 전체 22.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진료를 받는 연령대 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수 대비 연령대별 비율을 살펴보면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이 40.1%로, 젊은 환자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약업닷컴이 ‘웰에이징’이라는 대주제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첫 주제가 바로 ‘탈모’다. 탈모에 대해 공부하던 중,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 DNA에 탈모 유전자 특성이 있는지 확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35세 건강한 체구의 기자는 서울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테라젠헬스를 직접 찾아 유전자 검사를 받아봤다. 요즘 시대 유전자 검사는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가 직접 검사 기관에 의뢰해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기자는 자세한 설명과 유전자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테라젠헬스를 직접 찾았다.

◇유전자 검사…이게 끝이야?

유전자 검사를 받기 위해 테라젠헬스를 찾은 기자는 연구소장으로부터 유전자 검사 진행 방법과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끝낸 연구소장은 DNA 컬렉션 키트를 건내 줬다.

가격도 예상보다 저렴했다. 과거 높은 비용으로 일반 소비자는 받기 힘들었던 개인 유전자 검사는 이제 10만원도 들지 않는다.

키트의 구성은 아주 간단했다. 개인정보동의서 서류 3종류, DNA 채취를 위한 투박한 면봉(?), 개인 정보 확인을 위한 바코드 스티커, 다시 기관에 보낼 때 활용할 테라젠헬스 주소가 명시된 스티커와 포장 박스를 보호할 비닐 봉투가 다였다.

(사진 왼쪽부터) 키트 구성품, DNA 채취를 위한 면봉, DTC 고객들이 유전자 채취를 마치고 다시 연구소로 DNA를 보낼 때 포장 방법. © 약업신문

채취 방법은 더 간단했다. 키트 안에 있는 투박한 면봉의 끝 부분을 입안 쪽에 5~7회 정도 긁으면 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입 안에 넣어 긁은 면봉 부분은 손으로 건드리거나, 다른 물질에 닿아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 검사는 모두 끝났다. 이제 1주일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면 나에게 탈모 유전자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친절한 유전자 검사 결과
유전자 검사 결과는 받은 지 1주일 후 도착했다. 이메일을 통한 PDF 파일 검사 결과지와 택배로 도착한 검사 결과지 등 2가지 방식이었다.

결과지는 보기 편했다. 앞쪽 결과는 일반인 소비자들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각 세션마다 양호, 경계, 주의 등 3단계로 나뉘었다. 유전자 점수가 높을수록 유전적 요인에 의한 위험도가 낮아진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위험도가 높은 ‘주의’ 단계는 집중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고, 경계는 관심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결과지의 뒤쪽은 좀 더 전문적인 결과가 담겼다. 유전자의 종류, 영향인자, 정상인자, 개인의 유전자형, 그리고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인종 등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그 밖에도 소비자가 헷갈릴 수 있는 전문용어를 풀이한 용어사전과 결과를 작성하는데 활용된 참고문헌 등이 뒤 부분에 자리했다.

결과지의 마지막에는 ‘실험정도관리 보고서’가 있는데, 여기에는 소비자의 정보와 검사를 진행한 담당자, 책임 검사자, 검사실 책임자 등의 정보도 함께 담겨 있어 검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충격적인 검사 결과…탈모 ‘주의’ 단계라고??
 

탈모 및 미용 관련 유전자 검사 결과. © 약업신문

다행이도 기자는 평상시에 탈모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부모님 모두 머리가 풍성하시고, 특히 아버님은 아직도 빼곡하시다. 기자 본인도 미용실을 찾을 때마다 머리 숱이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 머리카락 또한 두꺼운 편이라 탈모에 대해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남성형 탈모와 원형 탈모에서 ‘주의’ 단계 그리고 모발 굵기는 ‘경계’ 단계를 받은 것이다!

“아니 뭐라고? 내가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검사 결과를 받는 기자는 본인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나중에 부모님께 여쭈어 보니 친가 쪽에는 탈모 환자가 많다고. 게다가 친할아버지는 대머리였다고.

남성형 탈모는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증이라고도 한다. 일단 탈모가 시작되면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현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만 완화시킬 수 있다. 원형 탈모는 면역체계의 이상 반응에 의해 자신의 면역세포가 모낭 세포를 공격하면서 생기는 탈모 증상이다. 원형탈모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재발이 잦은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 탈모 증상이 발현되지 전인 기자는 이번 유전자 검사 덕분에 탈모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됐다(이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깊은 연관성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예방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 © 약업신문

검사 결과는 남성형 탈모와 원형 탈모를 구분 지어 설명해줬다.

우선 남성형 탈모에 대해 기름진 음식은 두피로의 혈액 공급을 방해해 탈모를 유도할 수 있으니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을 권장했다. 그러면서 덱스판테놀, 비오틴, 엘-멘톨, 징크피리치온 성분이 남성형 탈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건강기능식품도 추천해 줬다.

원형 탈모의 경우 검은콩의 이소플라빈 성분이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두피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탈모에 좋다는 검은콩을 추천해 줬다. 이와 더불어 석류 속 에스트로겐 성분이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탈모 진행 속도를 늦추는데 효과적이라며 과일로는 석류를 추천해 줬다. 그 밖에도 알코올은 두피에 홍반이나 염증을 유발해 지루성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과음을 자제하고 과음 후에는 수분을 자주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추천하는 성분은 남성형 탈모와 같았다.

그 밖에도 결과지는 ‘녹차 헤어팩’, ‘토마토 꿈치팩’, ‘표고버섯 검정콩탕’ 등 일상생활이나 집에서 탈모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홈메이드 솔루션을 제공해 줬다. 홈메이드 솔루션은 개인 유전자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우선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항목을 선정, 영양 전문가, 건강요리연구가, 화장품 제조 전문가와 함께 구성해 소비자에게 조언하는 방식이었다.

◇나도 이제 관리하는 남자

충격적인? 검사 결과를 받은 기자의 생활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 평상시 이동이 많은 직업 특성상 식사를 하기 보다는 끼니를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던 기자는 이제는 일부로 샐러드를 파는 가게를 찾아 다니게 됐다. 이제 기자가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포케’다.

물론 탈모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탈모가 반드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젊어서 탈모에 대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기자는 탈모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만큼, 100세 시대에 맞춰 라이프 스타일을 설계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기자는 유전자 검사에 대해 지인들과 자주 이야기하며 권하고 있다. 기자가 이번에 받은 유전자 검사는 탈모에 국한돼 있지만, 현대 유전자 검사는 암 유전자, 비만 유전자, 운동 특성 유전자, 식습관 특성 유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에 맞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구성해 보는 것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는(웰 에이징, Well-Aging)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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