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일 청와대 집회 마친 약사회, 국회 앞으로…투쟁 의제 넓힌다
29일부터 약 배송·안전상비약·창고형 약국·한약사 문제 전면 대응
권영희 회장, 대통령실에 서한 전달…"한약사 문제 근본적 결단 촉구"
입력 2026.09.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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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

대한약사회가 376일간 이어온 한약사 문제 해결 촉구 청와대 앞 릴레이 집회를 마무리하고 투쟁 무대를 국회 앞으로 옮긴다. 한약사 문제에 집중했던 투쟁 의제도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과 안전상비의약품, 창고형 약국 등 약사사회 주요 현안 전반으로 확대한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28일 청와대 앞에서 한약사 문제 해결을 촉구해 온 릴레이 집회를 마무리하고, 오는 29일부터 국회 앞에서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전환은 집회를 종료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의 무게중심을 정부에서 입법부로 옮기는 성격이다. 특히 그동안 한약사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릴레이 집회의 범위를 넓혀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안전상비의약품 △창고형 약국 △한약사 문제 등 약사사회 주요 현안을 국회 앞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권영희 회장은 이날 청와대 앞 집회를 마무리하며 “오늘 우리는 청와대 앞 투쟁을 마무리하고, 입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앞으로 투쟁의 장소를 옮긴다”며 “지난 30년간의 정책 실패와 행정 방치로 무너진 면허 체계를 바로 세우고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생업의 현장을 뒤로하고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한약사 제도가 1993년 한방의약분업 실시를 전제로 도입됐지만 30여 년이 지나도록 한방의약분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제도 도입 당시 전제가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 범위를 둘러싼 문제가 장기간 방치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대한약사회는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와 약사 고용을 통한 전문의약품·마약류 취급 등 이른바 ‘교차고용’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권 회장은 “한약사들이 면허 범위를 벗어나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약사를 고용해 전문의약품과 마약류를 취급하는 교차고용과 사실상의 면허 대여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을 취급하는 것은 약사법상 업무 범위의 취지에 어긋나고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약사회는 이날 집회 종료 후 한약사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요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세 가지 과제의 이행을 촉구했다.

우선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한약사 업무범위 명확화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약사가 약사를 고용해 면허 범위를 우회하거나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을 일반 약국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교차고용 문제를 법 개정을 통해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 이전이라도 보건당국이 현장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약이 포함되지 않은 일반의약품 판매와 전문의약품 취급 등 면허 범위를 벗어난 행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한약사 제도 자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정책 판단도 촉구했다.

권 회장은 “더 이상 공허한 논의나 문제 미루기로 다음 정부와 세대에 숙제를 넘겨서는 안 된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정상을 바로잡고 상식을 회복하는 일은 국정 최고 책임자의 단호한 결단에서 출발한다”며 “30년간 이어진 행정 공백을 끝내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약사회의 한약사 문제 관련 장외투쟁은 1년 넘게 이어졌다. 대한약사회 홈페이지에도 지난 6월 23일 279일째, 7월 29일 315일째, 8월 4일 321일째 집회 기록이 공개돼 있으며, 9월 8일에는 356일째 집회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황금석 부회장은 이날 경과보고에서 지난해 4월 TF 구성 이후 16개 시도지부가 참여하는 투쟁본부로 조직을 확대하고 정책·입법 활동과 대정부·대국회 대응, 현장 투쟁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한약사 불법 조제 고발과 보건복지부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앞 릴레이 집회, 국회 입법 촉구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전국 임원 300여 명이 참여한 국회 본청 앞 집회도 열었다. 약사법 개정 촉구 서명운동에는 회원 5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약사회는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청와대 앞 릴레이 집회 종료를 기점으로 투쟁의 초점을 국회로 옮긴다. 29일부터는 한약사 문제뿐 아니라 약 배송과 안전상비의약품, 창고형 약국 등 최근 약사사회의 주요 현안을 함께 다루며 입법·제도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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