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결산] ‘신규 환자’ 치료 보장 과제 남긴 ‘신포괄수가제’
내년 제도 변경 앞두고 암환자들 반발…두 차례 집회 통해 “정부 꼼수” 비판
복지부 “기존 환자 치료 연속성 보장” 해명…내약성 생겨 약 바꾸면 ‘신규 환자’로
입력 2021.12.17 12:00 수정 2021.12.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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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들이 지난달 15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신포괄수가제 변경에 반발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신포괄수가제 변경을 두고 정부와 암환자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치료 연속성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암환자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에까지 번지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제도 변경안’을 일부 보완하겠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존 환자’의 치료 연속성을 보장한다는 정부 입장이 사실상 ‘꼼수’라는 비판 때문이다.    

“어차피 치료 못할텐데”…자리 박차고 나선 암환자들
암환자들의 모임인 담도암환우회와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은 지난달 1차 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 앞에서, 2차 집회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하면서 제도 변경안에 크게 반발했다. 특히 복지부와 심평원이 환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도 변경안을 통보했다며 날을 세웠다. 

당초 심평원은 지난 10월 98개 일선 병원에 보낸 공문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신포괄수가제를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전했지만, 환자들에겐 따로 공지하지 않아 갈등의 싹을 키웠다는 것. 암환자들은 뒤늦게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에 이어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 면담, 심평원 포괄수가개발부 면담 등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형식적인 답변만 반복할 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포괄수가제는 기존 행위별 수가에서 비급여인 각종 항암제들이 수가 적용을 받고 있지만, 내년 해당 제도가 변경되면 ‘전액비포괄’은 해당 약품과 치료재료를 신포괄수가에서 제외돼 상당수가 비급여가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20만원만 부담하면 되는 약값을 내년부터 600만원을 내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자신을 4기 암 환자라고 밝힌 유튜버 김쎌은 ‘키트루다 약값폭탄, 저 치료중단 할 수도 있어요’라는 영상으로 신포괄수가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해당 영상은 하루만에 14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여론을 달궜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 청원’ 글은 1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기도 했다. 결국 해당 청원글은 21만명의 동의를 얻고 마감됐다.

한 발 물러선 정부…하지만 끝은 아니다
암환자들의 반발과 유튜브 동영상 여파에 결국 정부는 사태 진화에 나섰다. 복지부는 지난달 9일 “제도 개선을 내년부터 시행하되, 기존 신포괄수가제에서 2군 항암제 등 전액비포괄 약제로 치료받는 분들은 내년에도 종전과 같은 본인부담 수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해 치료 연속성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신포괄수가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암환자들은 “그동안 심평원은 신포괄수가 도입 병원을 늘려가기 위해 병원들이 전액비포괄 항목을 중증 적용 산정 특례로 해 환자들에게 비용 편익을 제공하는 걸 알면서도 눈감아줬다”며 “이같은 문제가 커질 줄 예상하지 못하고 기존 환자들만 구제하겠다는 것은 복지부와 심평원의 판단 실수를 자인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키트루다 등 2군 항암제는 원래 신포괄수가에 포함되지 않는 전액 비포괄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들이 환자 부담금을 5%만 적용해 유인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복지부는 논란과 진통 끝에 기존 환자의 치료 보장을 약속하며 여론을 진정시켰으나, 신규 환자 혜택이 제외됐다는 또 다른 문제를 낳게 됐다. 지난달 15일 2차 집회에서 한 암환자는 “복지부의 제도 보안 대책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꼼수”라며 “항암제에 내약성이 생겨 내년 1월 이후 2군 항암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기존 환자더라도 신규 환자에 포함돼 신포괄수가 혜택은 받지 못한다. 복지부에서 말하는 신규 환자의 기준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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