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스무디 만들 땐 “쏘리쏘리 빠져빠져”
식품 속 플라바놀 성분 체내 흡수에 영향..84%까지 ↓
입력 2023.09.04 17:12 수정 2023.09.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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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디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필요로 하는 과일과 채소를 맛좋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과일들의 경우 스무디를 만들 때 사용하면 영양학적 가치 측면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이 크게 떠지게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식품영양학과의 하비에르 오타비아니 부교수 연구팀은 식품기업 마스(Mars)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한 후 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학술지 ‘식품과 기능’誌(Food and Function)에 지난달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폴리페놀 산화효소가 과일 스무디 속 플라반-e-올스(flavan-3-ols)의 생체이용률에 미친 영향: 대조, 단일맹검, 교차연구”이다.

오타비아니 교수 연구팀은 다수의 과일과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수치를 다르게 조절하면서 식품 속 플라바놀(flavanols) 성분들의 체내 흡수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스무디를 사용해 진행했다.

플라바놀은 심장 건강과 인지기능 건강에 유익한 생리활성물질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사과, 복숭아, 블루베리, 블랙베리, 포도 및 코코아 등 일반적으로 스무디를 만들 때 빈도높게 사용되는 과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타비아니 교수는 “바나나를 기반으로 하는 스무디를 만들었을 때 섭취 후 체내에 흡수되는 플라보놀 성분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해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과 조각이나 바나나 껍질 및 과육 부분 등은 빠르게 갈변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 같은 갈변현상은 자연적으로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폴리페놀 산화효소(PPO)로 인해 나타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폴리페놀 산화효소를 함유한 식품이 공기에 노출되었거나, 칼로 잘랐거나, 흠집이 생겼을 때 갈변현상이 발생한다는 것.

연구팀은 폴리페놀 산화효소를 함유한 과일들을 사용해 스무디를 만들었을 때 체내에 흡수되는 플라바놀 성분들의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시험에 참여한 피험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후 각각 바나나 스무디 또는 각종 베리류(berries)를 함유한 스무디를 음용토록 했다.

바나나는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활성이 높은 과일로 분류되고 있는 반면 베리류는 이 효소의 활성이 낮은 과일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팀은 시험에 참여한 3번째 피험자 그룹의 경우 대조그룹으로 정해 플라바놀 캡슐을 섭취토록 했다.

그 후 피험자들의 혈액 및 소변 샘플을 채취해 체내의 플라바놀 성분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바나나 스무디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 나머지 두 그룹과 비교했을 때 체내의 플라바놀 수치가 84%나 낮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오타비아니 교수는 “단지 바나나 1개를 넣었을 뿐인데 스무디 속 플라바놀 수치와 체내로 흡수된 플라바놀 수치가 이처럼 빠르게 감소했음을 관찰하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이 같은 시험결과는 식품을 준비하고 혼합할 때 각종 영양소들의 흡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미국 식품영양학회(AND)는 식생활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심대사계 건강을 위해 매일 400~600mg의 플라바놀 성분들을 섭취토록 권고한 바 있다.

오타비아니 교수는 “플라바놀 성분들을 섭취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스무디를 만들 때 베리류와 같이 폴리페놀 산화효소 활성이 낮으면서 플라바놀 수치가 높은 과일을 사용할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하면서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또는 요구르트 등을 예로 열거했다.

그럼에도 불구, 오타비아니 교수는 바나나가 여전히 스무디를 만들어 섭취하는 데 좋은 과일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바나나 또는 비트와 같이 폴리페놀 산화효소 활성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류를 사용해 스무디를 만들고자 할 때는 베리류, 포도 등 플라바놀을 풍부하게 함유한 과일과 코코아 등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비아니 교수는 “차(茶) 또한 플라바놀 성분들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는데, 음용을 준비하는 방법에 따라 체내 흡수도에 큰 편차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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