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건기식 ‘쪽지처방’ 관행 개선…금품제공 원천차단
29일 ‘건기식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제정안 승인
입력 2021.12.30 06:00 수정 2021.12.3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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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가 건강기능식품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고칠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마련했다. 견본품 제공이나 기부행위 등 상거래 관행상 허용되는 정상적인 금품 제공행위를 제외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 전면 금지된다. 
 
공정위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협회장 권석형)가 심사 요청한 ‘건강기능식품 거래에 관한 공정거래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규약은 병‧의원에 대한 쪽지처방 유도, 부당한 이익 제공 등 행위를 자율 규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최근 홍삼, 비타민, 오메가-3 등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8년 3조689억원, 2019년 3조7,257억원, 지난해 4조1,753억원 등 매년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일부 유통과정에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쪽지처방’ 문제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쪽지처방이란 건기식 업체가 의료인으로 하여금 자사 ‘제품명’이 기재된 처방전과 유사한 형태의 ‘쪽지처방’을 사용하도록 유도해, 해당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행위다.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건기식 업계의 쪽지처방 행위를 시정하고, 건기식 시장의 거래관행 개선을 위해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또 건기식협회, 식약처와의 간담회를 통해 업계 자율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4월 건기식 유통회사인 에프앤디넷에 대해 7,000만원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고, 6~9월에는 쪽지처방 관련 ‘부당고객유인 자진신고센터’를 운영해 3개사에 대한 경고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건기식협회는 4차례의 업계 간담회 등을 거쳐 건기식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건강기능식품 공정경쟁규약’ 제정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했고, 공정위는 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 의견조회를 거쳐 지난 17일 소회의 심의에서 규약을 승인했다. 
 
이번에 마련한 건기식 공정경쟁규약에 따르면 의료인 및 병‧의원에 대한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정상적인 상거래 관행상 허용되는 금품류 제공행위 즉, 견본품 제공‧기부행위‧학술대회 개최‧제품설명회‧전시 등에 대한 행위유형별 허용원칙과 절차를 규정해 의료인의 예측가능성과 법 집행 투명성을 높였다. 
 
또한 건기식 관련 법제 및 시장환경 등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정경쟁규약 내용을 합리적 수준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판촉자료 및 안내서에는 소비자의 오인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의 사용을 제한하고, ‘처방전’ 등 용어를 사용해 쪽지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내서의 제공을 금지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의 다른 공정경쟁규약에 없는 내용을 신설했다”며 “의료인 및 병‧의원을 통한 쪽지처방 관행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건기식의 유통‧판매 등을 위한 서면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지급하는 정당한 댓가는 허용했다. 공정위는 건기식이 의약품과는 달리 병‧의원 등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만큼 판매이익 제공은 허용하되, 부당 고객유인행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서면계약을 통한 합리적 범위의 경제적 이익 제공행위만 인정했다는 입장이다. 
 
견본품의 경우 건기식은 의약품과 달리 제공 범위에 대한 법령상 제한이 없고, 맛‧향 등 확인이 필요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소비자 체험 용도의 견본품 제공을 허용했다. 다만 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부당한 리베이트 제공의 우회적 수단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재판매 금지 및 견본품 표시 등 원칙도 마련됐다.
 
자율감시기능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기식협회 내 규약심의위원회를 과반수의 외부 인사로 구성했다. 위원회의 위원 5인 중 3인 이상은 한국소비자원 2인, 대한병원협회‧대한의원협회‧대한의사협회 또는 대한약사회(1인 이상)가 추천한 인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해당 규약을 준비기간을 거친 후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건기식협회가 세부 운용기준 마련 시 의견을 개진하고 향후 규약이 시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운용상 개선사항이 없는지 등도 살펴볼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규약 제정으로 건기식에 대한 쪽지처방, 음성 리베이트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건기식 분야의 자발적 법 준수 문화 확산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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