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개발이 임상3상에 돌입하게 되면서 정부가 임상시험 인프라 확충에 본격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잔여백신을 포함한 백신 접종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가만히 기다려도 접종이 가능한 만큼, 임상 참여자 모집에 관건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는 지난 10일 제11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 ‘백신·신약 개발 지원을 위한 임상시험 인프라 확충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세계 5대 임상시험·신약개발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4대 전략, 12개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비용의 약 50%와 개발기간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대규모(1,000명 이상) 참여자와 비용이 요구되는 임상 3상은 국내 제약산업에서 가장 큰 관문이었다.
특히 글로벌 임상 3상은 실패에 대한 부담으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제약사의 연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 수준으로, 2,000억원~1조원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 3상 수행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제약기업들은 임상 1,2상 완료 후 주로 해외로 기술수출을 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1,000명 이상 참여자를 동원할 수 있는 국내임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펀드 등 글로벌 임상의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임상, 전 단계 스마트 시스템 구축
임상 참여자 모집부터 임상데이터의 활용까지 임상시험 전 단계의 스마트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임상 참여자 모집 공공플랫폼을 구축해 대규모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모더나 임상 3상 참여자 3만명 모집을 위해 ‘코로나 예방 네트워크’라는 국가 임상 네트워크를 발족했고,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HR)이 구축한 온라인 포털 플랫폼을 통해 노바백스 임상 3상에 25만명이 지원했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AI를 활용한 임상시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임상시험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글로벌 임상 지원↑…보스턴 바이오밸리 지원거점 설치 추진
글로벌 임상 지원 강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약기업의 과감한 도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
먼저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보스턴 바이오밸리 내 지원거점 설치를 추진한다.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에는 글로벌 제약사, 미국 FDA 재직경력자를 현지 채용해 임상 컨설팅을 제공하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국내기업 홍보 활성화를 추진한다.
또한 펀드 조성 등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임상 도전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임상시험 대국민 홍보 등 인식개선 앞장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 및 참여 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임상전문인력 양성 등 임상기초역량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
임상시험에 대한 대국민 홍보, 임상시험 상담센터 운영을 통한 정확한 정보 제공 등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임상시험 참여여건 개선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또한 32개 대형병원 임상시험 센터를 중심으로 권역별 임상시험 거점병원을 지정해, 거점병원 중심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임상시험 기초역량 확보를 위해 임상 전문인력 및 국내 임상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수탁기관) 산업화를 위해 맞춤형 컨설팅 등도 제공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임상시험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단계”라며 “이번 추진방안을 통해 우리나라가 제약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이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