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불법지원금, 의‧약사 연결 '브로커'도 처벌될까

복지부, 형법상 ‘공동정범’ 법적검토 논의…처벌 시 선례 남아 가능할 수도

기사입력 2021-05-21 06:00     최종수정 2021-05-21 06: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의사가 약사에게 처방전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받는 ‘병원 지원금’과 관련, 보건복지부가 이 과정에 개입해 소개비를 챙기는 브로커의 처벌 여부를 법적 검토할 전망이다.

복지부 하태길 약무정책과장은 지난 18일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가 제3자를 통해서 담합하는 경우, 브로커는 처벌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형법에 ‘공동정범’ 개념이 있는 만큼, 법적 검토를 통해 제3자 처벌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의사는 약사에게 처방전을 몰아주는 조건으로 인테리어 비용 등을 포함한 ‘병원 지원금’을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브로커들이 개입해 소개비 등을 받아 챙기고 지원금 액수나 시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약사법 제24조와 제94조, 의료법 제64조에 따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담합행위에 해당된다. 위반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하태길 과장은 “다만 법 개정은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현행 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시행할 예정”이라며 “쌍벌제로 돼 있어 신고한 약사도 처벌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더라도 우선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다. 중요한 건 처리 의지”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의약 단체와 협력해 구체적인 지원금 사례 등 현황을 파악하고, 쌍벌제의 특성상 신고 및 적발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단속 강화 및 제도 개선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대한약사회는 최근 이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병원 지원금 규모, 제안 내용 등 설문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 과장은 “현황 파악을 하는 것이며, 결과를 지켜봐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설문조사는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수사와 관련한 부분인 만큼 효과적인 수사 방향에 대해서는 사전에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의‧약사와 브로커들에 대한 함정수사가 목적이 아니라, 불법행위를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설자’와 아직 건물에 입주하지 않은 ‘개설하려는 자’에 대한 처벌 유무가 관건인 것으로 파악된다. 즉 신축 상가 분양 시 브로커가 의사를 소개해 소개비를 요구하는 경우, 의사는 아직 입주하지 않은 ‘개설하려는 자’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 이는 약국도 마찬가지다. 복지부도 이를 위해 법적 자문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죄형법정주의 아래에서는 범법에 대한 유추‧확대 적용이 어려운 만큼 현실에 맞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약사가 제보할 경우 처벌 경감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구분해서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병원에 지원금을 상납하는 약국도 사실상 수익을 보장받는 만큼, 약국간 경쟁도 있으니 이익관계를 자세히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서를 통해 “병원 지원금은 의약분업의 원칙을 훼손하고 국민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 불법행위”라며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불법지원금 요구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표명하고, 미비한 법률의 제‧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병원지원금을 주고받는 의료기관‧약국개설자는 물론 개설 예정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하고, 제3자에 의한 불법 알선 및 중개행위 또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 과장은 “고발된 이후 법적 검토를 통해 현행법에서 왜 신고가 안 되는지 구조를 파악할 것”이라며 “단순 컨설팅 수준에 그치는지, 담합인지 실태를 봐야하며, 형벌을 가하려면 최소한의 근거와 논거를 가져야 하는 만큼, 담합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이 확실하다면 법을 개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채널이든지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겠다며 “획기적인 방안이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과거의 악순환은 끊을 것이며, 집행에 한계가 있다고 해서 덮어놓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82개소 ‘공공심야약국’, 약사회 요청으로 내년 예산 배정 추진
서울시약사회 블로그 갈무리.▲ 서울시약사회 블로그 갈무리.
하태길 과장은 공공심야약국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제주에서 처음 선보인 공공심야약국은 제주를 비롯한 서울, 경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전국에서 82개소가 지자체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공공야간약국 운영이 시작됐고, 참여 약국 숫자도 급증해 현재 34곳이 운영 중이다. 

하태길 과장은 “공공심야약국은 밤 10시~새벽 1시까지 운영하면서 응급실을 찾기엔 증상이 가벼운 경증환자를 챙기고 있다. 약사회에서 나머지 참여를 안 하고 있는 약국에 대해 국비로 지원해 인프라를 강화시키는 게 어떻겠냐는 요청이 있었다. 이는 예산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내년 예산을 배정받으면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약정협의체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긴 했으나, 한 번 논의된 아젠다는 사라지지 않는다. 중장기로는 비록 오래 걸리더라도 연속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약사회와 논의할 때 협의체를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 말까지 적용되는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코로나19가 계속 유행인 관계로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 과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6월까지 1년동안 한시 적용했던 지원책인데, 코로나19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하위세부 기준이나 하위 법령을 바꾸는 등 연장조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나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요구사항이 있다. 다만 기존과는 조금 다른 요구사항이 있어 세부사항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허용 당시 온라인 광고 1개, 부스 1개로 제한해 각각 최대 200만원으로 상한선을 뒀는데, 200만원 기준에 대한 세부내용을 개선해달라는 요청으로 알고 있다. 소통을 통해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은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겠다. 액수 등에 대해선 다시 한 번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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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는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2021.05.21 10:08)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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