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호흡기계질환 항생체 처방↑
심평원 평가 결과 공개...전문가 "항생제 처방 최소화 관리 필요"
20여 년 동안 절반 떨어지는 성과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처방 늘어
김기원 평가관리실장 "가감지급사업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할 것”
입력 2024.08.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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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체 의료기관(총 54,017개소)의 심사 완료된 외래 진료내역을 평가한 결과, 호흡기계질환 항생제 처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이하 심사평가원)이 심사평가원 누리집 및 이동통신 앱 등을 통해 ‘2023년(제56차)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는 항생제, 주사제 등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약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적정사용을 도모하고자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김기원 평가관리실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항생제 처방률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성과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항생제 처방률이 다시 오른 만큼 앞으로 질 향상 지원 등 의료기관 지원을 강화하고, 가감지급사업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사평가원은 급성상기도감염(감기 등) 및 급성하기도감염(급성기관지염 등)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기 때문에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아 항생제 처방관리를 위해 항생제처방률 지표를 평가하고 있다.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 32.36% 대비 9.06%p 증가했다. 지난 2002년 73.33%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여 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이뤘으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병원 50.97%, 의원 40.90%, 종합병원 32.79%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4.44%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48.68%로 급성상기도감염에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였고, 소아청소년 42.89%, 성인 40.37%이며 노인이 27.24%로 가장 낮았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59.76%로 전년도 54.06% 대비 5.70%p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 60.09%, 병원 58.53%, 종합병원 46.67%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8.87%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62.65%로 가장 높았고, 소아청소년 61.72%, 성인 60.13%, 노인이 44.30% 순이었다.

2020년 ~ 2023년 외래 진료내역을 분석한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주상병 기준)으로 진료한 명세서 건수는 코로나-19 유행 후 급격히 감소해 2021년에는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마스크 착용, 개인위생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다른 호흡기계 질환이 함께 감소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19방역 수칙이 완화됐고 이후 급성 상․하기도감염 진료 건수와 항생제 처방률이 모두 증가했고, 모니터링 지표인 외래 전체 상병, 호흡기계질환의 항생제 처방률도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약제평가 결과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의 감별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또한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하여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항생제는 적절하게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 발생 위험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급성 상․하기도 감염(감기, 급성기관지염 등)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사제 처방률은 12.60%로 전년도 10.77% 대비 1.83%p 증가했고,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3.82개로 전년도 3.64개 대비 0.18개 증가했다.

상병별로 분석한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 등 호흡기계질환에서 전년 대비 주사제 처방률과 약품목수가 더 많이 증가했고, 가장 많이 처방한 주사제와 경구 약제는 해열‧진통‧소염제로 확인됐다.

연령별 주사제 처방률은 노인이 15.56%로 가장 높고, 성인 13.85%, 소아청소년 5.38%, 영유아 2.57% 순으로 나타났다.

주사제는 경구투약을 할 수 없거나, 경구투약 시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경우,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효과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서만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기적인 항생제 처방률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해,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기관에는 별도로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국민의 안전한 약물 사용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대국민 홍보 활동도 함께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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