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체외진단의료기기, 중저소득국 진단 형평성 개선 일조…정부 주도 지원 필요”
김한이 라이트재단 대표, 한국 진단업계 잠재력 통한 국제 의료형평성 달성 강조
최의열 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장, 소규모 기업 애로사항 전하며 정부 지원 당부
입력 2024.07.02 06:00 수정 2024.07.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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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의윈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글로벌 보건의료 진단 형평성 개선과 한국의 역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약업신문

진단 부분 혁신을 통해 중저소득국가의 보건 상황을 개선하려면 한국 체외진단의료기기산업의 생산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코로나 엔데믹으로 성장이 둔화된 국내 기업이 성장을 이어가려면 정부 주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같은 내용은 1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글로벌 보건의료 진단 형평성 개선과 한국의 역할’ 토론회에서 언급됐다. 이 자리는 국경없는의사회와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이 공동주최했다.

김한이 라이트재단 대표는 ‘진단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의 접근 방식’이라는 발제를 통해 “진단은 치료의 첫 단계로, 진단에 따라 어떤 치료를 할지, 어떤 질병이 나타났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항생제 남용 등 불필요한 치료를 막는 것도 진단 덕분이다. 이를 통해 보편적 의료보장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전세계 인구의 50%가 적절한 핵심 진단도구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진단도구는 사치품이 아닌 공공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트재단은 세계 공중보건 형평성 개선을 위해 중저소득국 질병의 예방‧치료에 관한 연구개발 과제를 대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으로, 보건복지부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등이 공동 출자해 조성했다. 재단은 국제 기관과 국내 기업간 협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이 국제 무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트재단 김한이 대표가 글로벌 진단 형평성 개선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약업신문

이 날 김한이 대표는 많은 중저소득국이 필수적인 진단도구 접근에 상당한 장벽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선진 진단 기술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재단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47%는 진단도구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그 격차는 1년새 더 심해졌다는 것. 부유한 국가들은 더 많은 진단키트로 테스트가 가능했던 반면, 중저소득국가는 그렇지 않아 진단 형평성 이슈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한이 대표는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시의적절하게 진단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가 한국이었다며, 국제보건 형평성 달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는 기술‧경제적 측면 모두에서 부유하지만, 과거 식민지 시기와 전쟁 등을 겪어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김 대표는 “한국은 R&D뿐만 아니라 규제역량도 탁월하다. 전세계 진단도구 생산역량이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상호연대가 가능한 대안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희 재단은 전염병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 기업에 재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밝혔다.

그는 SD바이오센서의 G6PD 진단기기 ‘STANDARD G6PD’를 좋은 선례로 꼽았다. ‘STANDARD G6PD’는 라이트재단이 G6PD 진단의 중요성을 인지해 SD바이오센서의 연구과제인 ‘삼일열 말라리아 치료제 대상 G6PD 결핍증 현장신속진단 개발’ 연구비를 지원해 거둔 성과다.

김 대표는 노을과 SD바이오센서, 바이오니아가 각각 국제보건적정성기술기구(PATH), 혁신적 진단기기 재단(FIND) 등과 함께 말라리아, 결핵, 폐렴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과제를 언급하면서 “저희의 궁극적 목표는 한국의 R&D 역량을 통해 전세계 인구가 핵심 의료기술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 최의열 회장은 코로나 엔데믹으로 성장이 둔화된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업계의 어려움을 전하며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최의열 회장은 “약 120개인 저희 회원사는 2022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10조원이 조금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고, 현재는 당시 수익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해외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춰야 하는 애로사항과 2~3년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은 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승용 과장은 우리나라 체외진단 기술과 산업에서의 선도적 역할을 확대하고 전략적 이니셔티브 확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이승용 과장은 “식약처는 올해부터 국제 조달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WHO-PQ 기술을 지원하고 업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며 “PQ 인증제품과 기업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적 성능시험 디자인, 계획서 작성과 같은 실무역량 교육도 실시하겠다. 또 이와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해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관련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질병관리청 김갑정 국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가별로 진단접근성의 격차가 크다는 점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전문시설 장비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잘 갖춰졌지만, 중저소득국가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단이나 검사 접근성이 다소 낮더라도 검사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돼야 한다. 현장의 니즈를 반영해 R&D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고, 어느 나라를 타깃으로 삼아 개발할 지를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정한 후 개발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홍승령 과장은 “SD바이오센서를 비롯한 기업들이 성과를 계속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그 과정에서 라이트재단이나 다른 ODA 사업을 통해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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