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암 면역치료 한계 넘을 ‘나노 면역치료’ 차세대 전략 제시
면역관문억제제·암 백신·CAR-T·CIK 등 6개 분야 나노기술 연구·임상 현황 종합
종양 부위에 치료제 정밀 전달해 전신 부작용 줄이고 면역반응 높이는 전략
CIK 유사 면역세포 체내 유도·항암제와 면역치료 결합한 다중 복합 플랫폼 제안
입력 2026.09.10 10:05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스크랩하기
작게보기 크게보기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조언택 박사, 독일 본대학병원 슈미트 울프 교수·아밋 샤마 교수, 중국 상하이교통대 런지병원 징징 푸 박사. ©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연구팀이 암 면역치료제의 낮은 치료 반응률과 전신 독성 등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나노기술 기반 차세대 면역치료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여러 치료 기전을 하나의 나노입자에 결합하는 다중 복합치료 플랫폼을 제안했다.

백선하 교수 연구팀(조언택 박사)은 독일 본대학교 Ingo G. H. Schmidt-Wolf·Amit Sharma 교수 연구팀, 중국 상하이교통대학교 렌지병원 Jingjing Pu 박사 연구팀과 함께 최신 나노 면역치료 연구 및 임상 현황을 폭넓게 검토했다.

연구팀이 정리한 리뷰 논문은 국제학술지 ‘Molecular Cancer(IF 42.2)’ 최신호에 게재됐다.

항암 면역치료는 암으로 인해 약해진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가 보내는 면역억제 신호를 차단해 면역세포가 지속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며, 유전자 변이가 많은 흑색종 등의 암에서 효과를 보여왔다. 환자의 T세포에 암세포를 인식하는 유전자를 도입한 뒤 다시 투여하는 CAR-T 세포치료 역시 백혈병을 비롯한 혈액암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지난 20여 년간 항암치료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서 면역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고형암에서는 면역세포가 종양 내부로 충분히 침투하지 못해 효과가 제한될 수 있으며, 전신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치료 특성상 대장염이나 폐렴과 같은 전신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나노기술에 주목했다. 나노 크기의 입자는 크기와 표면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치료제를 종양 부위로 전달하고 약물이 방출되는 시점까지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치료 6개 분야서 나노기술 가능성 분석
연구팀은 △면역관문억제제 △암 백신 △CAR-T 세포치료 △CIK 세포치료 △사이토카인 △보체 치료 등 암 면역치료 6개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나노기술 적용 현황을 정리하고, 서로 다른 치료 기전을 결합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개인맞춤형 mRNA 암 백신 분야에서는 지질나노입자(LNP)가 환자의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특정 항원인 신생항원(neoantigen) 정보를 담은 mRNA를 효율적으로 전달해 강한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CAR-T 세포치료 분야에서는 환자의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조작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나노입자를 이용해 체내 T세포에 CAR 유전자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환자의 몸 안에서 CAR-T 세포를 생성하는 기술을 다뤘다.

연구팀은 향후 해당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도달할 경우 CAR-T 세포 제조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여 치료 접근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IK 세포 체외 배양 대신 종양 안에서 ‘유사 면역반응’ 유도
특히 연구팀은 이번 리뷰를 통해 CIK(cytokine-induced killer) 세포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나노입자 전략을 제안했다.

CIK 세포는 T세포와 NK세포의 특성을 함께 지녀 다양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을 갖지만, 체외에서 배양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해 종양으로 이동하는 능력과 체내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하나의 나노입자에 △anti-CD3 항체 △NKG2D 리간드 △IL-2 △IL-15 등 네 종류의 면역세포 자극 물질을 함께 탑재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나노입자가 종양의 비정상적인 혈관 구조를 이용한 EPR 효과를 통해 종양 부위에 축적된 뒤 자극 물질을 동시에 방출함으로써,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T세포가 CIK 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갖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는 복잡한 체외 세포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체내에서 정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가능성을 제시한 개념이다. 다만 연구팀은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암 항원·면역관문억제제 한 입자에…열·항암제·면역반응도 결합
연구팀은 서로 다른 치료 기전을 하나의 나노입자에 결합하는 두 가지 복합치료 전략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암세포를 구분하는 표지물질인 종양항원과 면역관문억제제 항체를 하나의 나노입자에 담는 방식이다.

나노입자가 종양의 산성 환경인 pH 6.5~6.8에 도달하면 외피가 스스로 풀리면서 두 물질을 동시에 방출하도록 설계해 T세포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면역억제 신호를 차단하는 개념이다.

두 번째는 항암제인 독소루비신과 파클리탁셀, 종양 표적 항체를 자성 산화철 입자와 결합하는 전략이다.

외부에서 교류 자기장을 가하면 종양 부위에 42~45℃의 국소적인 열이 발생하면서 약물 방출을 유도한다. 동시에 열 자극으로 생성되는 DAMPs와 HSPs 등 신호물질을 통해 면역반응까지 유도하도록 설계했다.

즉 하나의 나노플랫폼을 통해 종양 표적화와 항암제 전달, 국소 열치료 및 면역 활성화를 함께 구현하는 복합치료 전략이다.

AI 기반 나노입자 설계·BBB 투과·CRISPR 결합 등 후속 방향 제시
연구팀은 나노 면역치료의 향후 발전 방향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나노입자 설계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나노입자 개발과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 마이크로바이옴 조절 기술과의 결합도 차세대 연구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나노기술 기반 면역치료가 실제 임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공정의 표준화와 체계적인 안전성 평가체계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나노기술은 암 면역치료의 전달 정밀도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리뷰 논문이 차세대 암 면역치료의 개발과 임상 적용을 위한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기사 더보기 +
인터뷰 더보기 +
박현진 "현안 터진 뒤 대응 반복 안돼…약사사회 선제 대응 필요"
K-폴드, 단순 재현 넘어선 차세대 신약개발 AI 파운데이션 모델
[DI 시리즈] DI 시스템 ‘있다’고 끝?…“데이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연결해야”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병원·의료]서울대병원, 암 면역치료 한계 넘을 ‘나노 면역치료’ 차세대 전략 제시
아이콘 개인정보 수집 · 이용에 관한 사항 (필수)
  - 개인정보 이용 목적 : 콘텐츠 발송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받는분 이메일, 보내는 분 이름, 이메일 정보
-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 기간 : 이메일 발송 후 1일내 파기
받는 사람 이메일
* 받는 사람이 여러사람일 경우 Enter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최대 5명까지 가능)
보낼 메세지
(선택사항)
보내는 사람 이름
보내는 사람 이메일
@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약업신문 타이틀 이미지
[병원·의료]서울대병원, 암 면역치료 한계 넘을 ‘나노 면역치료’ 차세대 전략 제시
이 정보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
스크랩한 정보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Yakup.com All rights reserved.
약업신문 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