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서 전체 생존 연장 입증한 치료제"
이지은 교수, "조기 치료, 재발 방지하고 완치 목표하는 만큼 중요…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 누릴 수 있어야"
입력 2024.10.08 06:00 수정 2024.10.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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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 약업신문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허가 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는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이다.

상중음성 유방암은 표적항암제 사용에 필요한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사람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2(HER2) 등 세 가지 수용체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으로 표적항암제 및 호르몬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만큼 미충족 수요는 컸다.

키트루다는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 및 수술 후 보조요법(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는데, 해당 요법은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여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고 수술 후 잔존 미세종양을 제거함으로써 재발 및 전이 방지를 노릴 수 있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 임상인 KEYNOTE-522에서, 키트루다는 키트루다 선행항암요법-수술-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치료법을 통해 수술 후 병리학적 완전관해(pathological Complete Response, pCR) 비율 증가 및 유의한 무사건 생존(Event-Free Survival, EFS)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통해 미국 NCCN 가이드라인 및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위한 우선요법으로 권고되기도 했다.

영국 NICE(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가 다른 아형의 유방암 환자보다 젊고, 어린 자녀를 돌볼 가능성이 더 커 치료를 통한 생존연장은 지속적인 경제 활동 및 자녀 양육 측면에서도 사회 경제적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 2024)에서 KEYNOTE-522 임상의 상세한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2022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후 허가 2주년을 맞은 2024년 7월까지 키트루다 선행항암요법으로 치료받은 국내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수는 2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약업닷컴은 KSMO 2024에서 KEYNOTE-522 3상 데이터를 직접 발표한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를 현장에서 만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키트루다의 전체 생존율 목표 달성이 갖는 의미에 대해 알아봤다. 이 교수는 키트루다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한 국내 최고 키트루다 전문가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상중음성 유방암에서 전체 생존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전체 생존 개선 효과가 입증된 적은 거의 없었던 만큼, 전체 생존 연장이 입증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전체 생존 개선은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더 오래 산다는 뜻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환자들의 연령이 젊은 편이다. 키트루다 허가 기반이 된 KEYNOTE-522 3상 임상 연구에서도 40~50대 환자들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은 사회·경제적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연령대는 사회·경제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계층이기 때문이다.

또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은 암에 속하다 보니 다른 암종 대비 임상적으로 전체 생존기간 연장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키트루다는 그걸 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Q.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병리학적 완전관해(pCR)가 주요한 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병리학적 완전관해가 주요 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이유는 전체 생존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전체 생존 데이터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병리학적 완전관해가 전체 생존 연장까지 이어진다는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이 높아지면 전체 생존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임상시험을 시작했고, KEYNOTE-522는 이 가설을 입증했다.

Q. 키트루다 선행항암요법은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어떤 환자들이 ‘고위험 조기’에 해당되나? 조기 단계 치료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2기 이상의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환자들이 ‘고위험 조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2기는 비교적 낮은 기수처럼 느껴지지만 고위험군에 속한다. 2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술 후 보조요법을 권하면 ‘2기밖에 안되는데 수술 후 보조요법을 꼭 해야하냐’고 묻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해 수술 후 보조요법을 받는 것이 좋다.  

조기 치료는 재발을 방지하고 궁극적으로 완치를 목표로 한다. 조기 단계에서 치료를 하지 않아 재발할 경우에는 완치가 되지 않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갖게 된다.

Q. 지난해 ESMO Asia에서 발표된 한국인 데이터를 보면, 한국 환자들은 글로벌 환자 대비 젊은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그러한가?
실제로 한국 환자들이 더 젊다. 최근에는 30대 초반 환자들도 많이 보고 있고, 20대 초반 환자도 있다.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는 데는 혼인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결혼하지 않은 환자들은 가임력을 보존하면서 치료해야 하므로 조금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행이도 젊은 환자들은 의료진의 치료 가이드를 잘 따르는 편이다. 특히 한국 환자들이 더 잘 따라주시는 것 같다. 부작용 등의 문제로 항암제 용량을 줄이자는 제안에도 더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줄이지 않고 참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삼중음성 유방암은 40~50대 환자 비중이 높아 자녀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있으면 치료에 대한 적극성이 다르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이지은 교수. © 약업신문

Q. 키트루다는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수술-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이어지는 치료법이다.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있는지?
일반적으로 수술까지는 꼭 필요한 치료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따라주시는 편이다. 젊은 환자들 중에서는 직접 데이터를 찾아보고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고, 가용한 예산에 따라 수술 전 보조요법까지만 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다.

Q. 환자들에게 수술 후 보조용법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키트루다의 임상 데이터는 수술 후 보조요법까지 시행했을 때의 결과라는 점을 설명드린다.

젊은 환자분들은 비교적 잘 이해하시는 편인데, 어르신들은 치료를 안하고 싶어하시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치료비를 자식들이 지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환자들은 스스로 치료비를 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원하고, 어르신들은 자녀들에게 부담을 줄 까봐 치료를 거부하시는 경우도 꽤 있다.

Q. 이번 전체 생존 데이터가 환자들에게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키트루다 사용을 권고할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보는지?
환자를 설득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된다. KEYNOTE-522의 첫 번째 데이터가 공개됐을 때는 병리학적 완전관해된 상태에서 키트루다군과 위약군의 무사건 생존율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기 시작해 이제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를 써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이번에 발표된 전체 생존 데이터도 환자들의 치료제 선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기수가 높을수록 그렇다.

Q. 키트루다의 접근성 개선은 늘 화제의 중심에 있다. 이번 발표가 국내 환자들의 접근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임상 데이터가 잘 나왔으니 환자들에게 권고할 근거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본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과거에는 환자 부담금이 30% 적용되는 선별급여도 있었는데, 지금은 환자 부담금 5%로 일괄 적용되고 있다. 환자들의 치료비를 줄이고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면 키트루다 수술 전 보조요법에 병용되는 항암화학요법은 이미 급여가 적용되고 있던 치료법이지만 키트루다와 병용을 하면, 비급여로 처방하게 된다. 이처럼 기존에 급여가 적용되던 항암화학요법만이라도, 부분적으로 급여를 허용한다면 접근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에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 두 분이 계시는데 키트루다로 2년 동안 치료하고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잘 지내고 계신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의 데이터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회에서도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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