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카딘으로 불면증 치료 시장에 이름을 알렸던 건일제약이 이번엔 소아에 사용할 수 있는 멜라토닌 성분 제제로 시장을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상당수가 수면장애를 겪는 자폐 아동 뿐 아니라 적응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건일제약은 지난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성분명 멜라토닌) 출시와 함께 허가관련 임상 결과와 향후 판매 계획 등을 알렸다.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은 이스라엘 뉴림(Neurim)으로부터 도입한 불면증 치료제다.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스미스-마제니스증후군을 가진 2~18세 소아 및 청소년의 불면증 치료에 쓰인다. 자폐 혹은 희귀질환이라는 점외에도 '소아 및 청소년’이 적응증에 표기된 불면증 치료제는 사실상 처음이다.
건일제약 역시 이 날 이 부분을 강조했다. 발표를 맡은 최석홍 마케팅1팀장은 “국내 아동 5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가진 이들은 최대 80%가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이는 멜라토닌의 전구체인 세로토닌의 유전적 기능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수면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특히 야간발작이나 기분 불안정 등의 증상으로 ASD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수면부족,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만성 불면은 회복 수면 과정에 필요한 REM 수면을 감소시키고, 일상 생활에서 인지능력 약화, 공격성 증가, 과잉행동, 두려움 등 악순환이 이어진다.
때문에 유럽 기준, ASD 아동의 75% 정도가 보호자 지시를 잘 듣지 않아 약물치료를 할 수밖에 없지만 기존 건강기능식품은 속방형이기에 긴 시간의 수면 패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실제 ASD 아동은 인지발달 저하나 강박 증상이 나타나 식사나 수면 등 일상 생활의 변화 혹은 '큰 약을 먹는다’라는 루틴을 추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반면 서방정 형태의 슬리나이토는 잠들기 30분 전가량 약을 복용하면 최대 7~8시간 정상적인 수면 패턴과 유사하게 멜라토닌이 분비돼 안정적인 수면을 돕는다. 여기에 구형에 가까우면서도 3mm 수준의 아주 작은 제형으로 만들어져 목넘김을 요거트나 주스, 아이스크림과도 복용할 수 있어 ASD 아동의 루틴을 깨지 않는다는 것이 최석홍 팀장의 설명이다.
최 팀장은 임상에서도 이들 아동의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과 미국 내 24개 기관에서 진행한 3상에서는 ASD 판정을 받았으며 신경학적 장애가 있는 2세부터 17.5세까지의 유아 및 청소년 125명을 대상으로 13~52주간 슬리나이토군(60명) 및 위약군(65명)으로 나눠 슬리나이토 투여 이후 수면 시작, 수면 유지시간, 총수면 시간 등을 각각 측정했다. 이 중 28.5%는 동반성 ADHD를 앓고 있으며 12.8%는 동반성 간질이 있었다.
임상 결과 플라시보 대비 슬리나이토군은 3주차에 40분가량 수면 시간이 늘었으며 13주, 26주, 39주, 52주 등 총 네 번의 측정 결과 총 수면시간이 평균 62.08분 증가했다.
또 복용량 최적화 후 52주차에서 수면유지 시간은 89.1분 증가했다. 반면 수면을 준비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수면잠복시간은 52주 기준으로 평균 48.6분 줄어들었다.
수면 증가와 더불어 아동의 행동 및 보호자의 삶의 질 역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슬리나이토 복용군 부모를 대상으로 한 자녀 수면 만족도 조사에서는 1~5점 척도 내에서 평균 2점이 높아졌다. 간병인 역시 삶의 질 점수가 복용 전 대비 10% 이상 높아졌다고 답했다.
안전성의 경우 2년간 진행한 추적 임상에서 경미한 졸음 등은 있었으나 정제 복용 준수율은 24개월 연구 기간동안 100%에 가까웠으며 복용 중단 이후 의존성, 남용, 내성, 금단 등의 부작용은 없었다.
슬리나이토의 등장은 그동안 소아에게 쓸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가 없었다는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약제로 활용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ASD 아동은 수면 유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약제가 없다시피 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런 약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수면 위생 등을 신경 써주는 정도의 조치만 가능했다. 그나마 리스페리돈 등의 신경용제를 처방했는데, 이는 기분을 가라앉혀 수면에 일부 도움을 주는 정도다. 다만 불면 자체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다 체중증가나 제2형 당뇨 등 우려가 늘 존재했다.
이렇게 등장한 약제인 만큼 프랑스의 ASD나 영국 NICE 등을 비롯해 독일 AWMF 등에서도 가이드라인에 수면을 돕기 위해 멜라토닌 제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는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다.
건일제약은 이같은 가능성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신경유전학적장애를 가진 아동의 불면증에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7월 30일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이들 아동을 위한 적응증 확대 권고안에 긍정적 의견을 받은 바 있다.
건일제약의 ‘서카딘’ 성공 전략이 슬리나이토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서카딘의 경우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3년 56억원의 매출을기록했다.
2020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 10여개의 제네릭이 등장한 가운데 경쟁 격화를 예상했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의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슬리나이토 역시 소아용 의약품인데다 서카딘을 판매해오면서 쌓은 영업 노하우 등이 해당 제품에도 반영되지 않겠냐는 것이 회사 기대다.
최 팀장은 “비급여라는 점, 상대적으로 처방대상이 적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처방을 위한 대상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시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ASD 아동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데이터 등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미래는 밝지 않지만 자폐 및 유전질환이 있는 아이들의 추이를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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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카딘으로 불면증 치료 시장에 이름을 알렸던 건일제약이 이번엔 소아에 사용할 수 있는 멜라토닌 성분 제제로 시장을 공략을 선언하고 나섰다. 상당수가 수면장애를 겪는 자폐 아동 뿐 아니라 적응증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건일제약은 지난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성분명 멜라토닌) 출시와 함께 허가관련 임상 결과와 향후 판매 계획 등을 알렸다.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은 이스라엘 뉴림(Neurim)으로부터 도입한 불면증 치료제다.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스미스-마제니스증후군을 가진 2~18세 소아 및 청소년의 불면증 치료에 쓰인다. 자폐 혹은 희귀질환이라는 점외에도 '소아 및 청소년’이 적응증에 표기된 불면증 치료제는 사실상 처음이다.
건일제약 역시 이 날 이 부분을 강조했다. 발표를 맡은 최석홍 마케팅1팀장은 “국내 아동 5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가진 이들은 최대 80%가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며 “이는 멜라토닌의 전구체인 세로토닌의 유전적 기능이 떨어져 자연스럽게 수면에 도움을 주는 멜라토닌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특히 야간발작이나 기분 불안정 등의 증상으로 ASD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수면부족,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만성 불면은 회복 수면 과정에 필요한 REM 수면을 감소시키고, 일상 생활에서 인지능력 약화, 공격성 증가, 과잉행동, 두려움 등 악순환이 이어진다.
때문에 유럽 기준, ASD 아동의 75% 정도가 보호자 지시를 잘 듣지 않아 약물치료를 할 수밖에 없지만 기존 건강기능식품은 속방형이기에 긴 시간의 수면 패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실제 ASD 아동은 인지발달 저하나 강박 증상이 나타나 식사나 수면 등 일상 생활의 변화 혹은 '큰 약을 먹는다’라는 루틴을 추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반면 서방정 형태의 슬리나이토는 잠들기 30분 전가량 약을 복용하면 최대 7~8시간 정상적인 수면 패턴과 유사하게 멜라토닌이 분비돼 안정적인 수면을 돕는다. 여기에 구형에 가까우면서도 3mm 수준의 아주 작은 제형으로 만들어져 목넘김을 요거트나 주스, 아이스크림과도 복용할 수 있어 ASD 아동의 루틴을 깨지 않는다는 것이 최석홍 팀장의 설명이다.
최 팀장은 임상에서도 이들 아동의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유럽과 미국 내 24개 기관에서 진행한 3상에서는 ASD 판정을 받았으며 신경학적 장애가 있는 2세부터 17.5세까지의 유아 및 청소년 125명을 대상으로 13~52주간 슬리나이토군(60명) 및 위약군(65명)으로 나눠 슬리나이토 투여 이후 수면 시작, 수면 유지시간, 총수면 시간 등을 각각 측정했다. 이 중 28.5%는 동반성 ADHD를 앓고 있으며 12.8%는 동반성 간질이 있었다.
임상 결과 플라시보 대비 슬리나이토군은 3주차에 40분가량 수면 시간이 늘었으며 13주, 26주, 39주, 52주 등 총 네 번의 측정 결과 총 수면시간이 평균 62.08분 증가했다.
또 복용량 최적화 후 52주차에서 수면유지 시간은 89.1분 증가했다. 반면 수면을 준비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 수면잠복시간은 52주 기준으로 평균 48.6분 줄어들었다.
수면 증가와 더불어 아동의 행동 및 보호자의 삶의 질 역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슬리나이토 복용군 부모를 대상으로 한 자녀 수면 만족도 조사에서는 1~5점 척도 내에서 평균 2점이 높아졌다. 간병인 역시 삶의 질 점수가 복용 전 대비 10% 이상 높아졌다고 답했다.
안전성의 경우 2년간 진행한 추적 임상에서 경미한 졸음 등은 있었으나 정제 복용 준수율은 24개월 연구 기간동안 100%에 가까웠으며 복용 중단 이후 의존성, 남용, 내성, 금단 등의 부작용은 없었다.
슬리나이토의 등장은 그동안 소아에게 쓸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가 없었다는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약제로 활용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ASD 아동은 수면 유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약제가 없다시피 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런 약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수면 위생 등을 신경 써주는 정도의 조치만 가능했다. 그나마 리스페리돈 등의 신경용제를 처방했는데, 이는 기분을 가라앉혀 수면에 일부 도움을 주는 정도다. 다만 불면 자체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다 체중증가나 제2형 당뇨 등 우려가 늘 존재했다.
이렇게 등장한 약제인 만큼 프랑스의 ASD나 영국 NICE 등을 비롯해 독일 AWMF 등에서도 가이드라인에 수면을 돕기 위해 멜라토닌 제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는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다.
건일제약은 이같은 가능성을 기반으로 앞으로는 신경유전학적장애를 가진 아동의 불면증에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7월 30일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이들 아동을 위한 적응증 확대 권고안에 긍정적 의견을 받은 바 있다.
건일제약의 ‘서카딘’ 성공 전략이 슬리나이토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서카딘의 경우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3년 56억원의 매출을기록했다.
2020년 물질특허 만료 이후 10여개의 제네릭이 등장한 가운데 경쟁 격화를 예상했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의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다.
슬리나이토 역시 소아용 의약품인데다 서카딘을 판매해오면서 쌓은 영업 노하우 등이 해당 제품에도 반영되지 않겠냐는 것이 회사 기대다.
최 팀장은 “비급여라는 점, 상대적으로 처방대상이 적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처방을 위한 대상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시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ASD 아동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데이터 등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미래는 밝지 않지만 자폐 및 유전질환이 있는 아이들의 추이를 감안했을 때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